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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 10 S의 지각 등교

t_Windows10s_700학교, 학생, 선생님을 위한 윈도 10인 윈도 10 S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윈도 책임자 테리 마이어슨의 설명은 결코 짧지 않았다. 윈도 10 S의 S를 MS는 간결하고(Streamlined), 안전하며(Secure), 강력한 성능(Strong Performance)을 담았다고 말하지만, 솔직히 까놓고 말하면 학교(School)나 학생(Student)이라고 보는 것이 훨씬 이해가 쉬울 지도 모른다.

아마도 대부분은 윈도 10S를 스토어를 결합하고 win32의 실행을 제한하는 등 보안성을 높이며, 엣지 브라우저 기반 웹앱을 실행하는 기능성에 초점을 맞춰 봤을 수도 있다. 여기에 윈도 10 S에 오피스 365와 마인크래프트 같은 소프트웨어의 번들링과 아이들의 창의력을 발현할 수 있는 몇몇 기능에 주목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윈도 10S의 핵심은 그게 아니다. 이 운영체제가 학교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바로 그 점이다.

왜 학교를 위한 운영체제가 따로 필요한가? 대부분은 이 같은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오랫 동안 PC는 개인용 장치라는 명제로 굳어졌고 워낙 다양한 용도로 써왔기에에 학교라는 공간에서 쓰는 PC도 일상에서 쓰는 것과 별로 다를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게 대부분이다.

윈도 10 S PC를 구매하면 오피스 365와 마인크래프트가 번들로 따라오지만 그게 핵심은 아니다.

윈도 10 S PC를 구매하면 오피스 365와 마인크래프트가 번들로 따라오지만 그게 핵심은 아니다.

하지만 학교의 PC는 개인용이 아니다. 학습 교재다. 학생이나 교사가 학습과 무관하게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니라 수업을 돕는 교재라는 점이 핵심이다. 문제는 PC가 학습을 위한 전용으로 나온 게 아니라서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중요한 것은 학습 이외의 용도로 쓰이지 않도록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나 PC의 통제를 위해선 매우 복잡하고 비싼 비용과 시간을 지불했어야 했고 이는 PC를 활용한 학습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런 인식의 틀을 바꾼 것이 구글의 크롬북, 크롬 박스 같은 크롬 OS 장치다. 지금 크롬OS 장치들은 2016년 3/4분기 미국 K-12 교실에 출하된 PC 중 52%를 차지했고, 이를 도입한 상당수 학교에서 학습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범용성이 뛰어난 윈도 PC와 창의적인 도구로 일컫는 아이패드가 있던 자리를 크롬북, 크롬 박스로 대체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크롬OS는 화려하지도, 우수한 학습 기능을 가진 운영체제도 아니다. 단지 학교 현장의 비즈니스와 상관 관계를 파악해 꼭 필요한 통제권을 넣었을 뿐이다. 학교 같은 곳에서 꼭 필요한, 수업을 위한 PC의 관리와 통제도 그 중 한 요소다. PC를 학습 이외의 도구로 쓰지 않도록 하면서 그 비용을 절감하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크롬 어드민 콘솔. 이 안에서 동일 도메인에 있는 크롬 장치를 제어할 수 있다.

크롬 어드민 콘솔. 이 안에서 동일 도메인에 있는 크롬 장치를 제어할 수 있다.

분명 기능적인 우위를 따지면 확실히 윈도 10 S가 좀더 보편적일 수 있다. 그러나 PC를 수업에 도입하는 학교, 또는 교실은 학습에 필요한 통제와 함께 총소유비용(Total Cost of Owner)에 대한 이점이 있는가가 중요한 포인트다. 학습용 PC의 총소유비용은 PC 가격과 전개 비용, 운용 및 유지 보수, 관리자 교육, 다운 시간 및 생산성 비용 등 합한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초, 중, 고등학교를 가리키는 미국 K-12 학교 상당 수가 크롬북 같은 크롬 장치를 도입하는 이유는 단순히 크롬 장치들의 값이 싼 것만이 아니다. 총소유비용의 절감 때문이다. 제품 구매할 때의 비용 뿐만 아니라 운용, 관리, 소프트웨어 구입 비용, 인건비 등 하나의 제품을 소유하는 동안 들어가는 비용을 고려했을 때의 PC를 도입하는 것보다 크롬OS 장치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총소유비용 문제는 크롬북을 초기 도입할 때부터 분석이 나온 부분이다. 특히 윈도 기반 PC를 학교나 학급용 교재로 활용하는 것을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절감되는 비용 차이는 처음부터 적지 않았다. 윈도 운영체제가 보편성에 기반되어 있고 학교나 학급의 IT 비용 절감을 위한 기능에 최적화된 것이 아니다보니 학교의 환경에 맞는 관리 도구를 준비한 크롬북을 도입했을 때 상대적인 비용 절감이 컸던 것이다.

디바이스 관리 화면에서 몇 개의 장치를 관리할 수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디바이스 관리 화면에서 몇 개의 장치를 관리할 수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 이전까지 PC를 교육 교재로 썼던 학교들은 각 PC의 인증과 관리를 위한 서버와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를 갖춰야만 했다. 서버 관리자들의 PC 권한을 할당하고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는 윈도 서버의 액티브 디렉토리를 다루는 것은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일반 교사들이 할 수 없던 부분이므로 결국 서버 관리와 전문가 비용이 추가되거나 교육 비용이 더 들어가야만 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구글은 전문적인 서버 교육을 받지 않은 교사라도 손쉽게 크롬OS를 탑재한 크롬북을 관리하고 소프트웨어 배포와 장치 제어를 할 수 있는 매니지먼트를 강화했다. 각 학교마다 설치했던 서버의 기능을 클라우드로 넘기고 장치 제어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이해하기 쉬운 메뉴 형태로 바꾸면서 더 이상 서버 관리자를 둘 필요가 없는 환경으로 바꿨다.

이로 인해 크롬북을 도입한 학교는 서버에 들어가는 비용 및 전문 관리자에 의해 소요되는 시간적인 비용 없이 즉시 PC를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꿀 수 있었다. 여기에 멈추는 일이 거의 없는 크롬북의 안정성은 다운 타임 및 도움 요청, 운영 체제의 유지 보수에 따른 시간 손실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2011년 크롬북이 학교에 보급된 이후 1년 뒤에 크롬북은 대당 평균 84달러의 총소유비용을 PC보다 절약할 수 있었고, 279달러짜리 크롬북을 도입하면 월별 관리 비용이 7.79달러로 떨어져 3년 동안 1천135달러의 총소요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IDC가 밝히기도 했다.

제품 하단에 매니지먼트 비용으로 30불이 표시되어 있다. 이러한 매니먼트 비용을 낸 제품들은 디바이스 매니먼트에서 관리할 수 있다.

제품 하단에 매니지먼트 비용으로 30불이 표시되어 있다. 이러한 매니먼트 비용을 낸 제품들은 디바이스 매니먼트에서 관리할 수 있다.

혹자는 크롬북 같은 장치를 쓰는 것이 무료로 배포하는 크롬 OS 때문에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이라고 하나 크롬OS가 들어 있는 크롬 장치를 학교에서 쓸 때는 무조건 무료라고 할 수 없다. 크롬북을 샀을 때 교육용 구글 앱스(google apps for education, GAFE)를 무료 또는 5달러만 내면 쓸 수 있는 것이 좋은 점일 수 있다. 하지만 크롬북의 도입으로 추가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교육용으로 학교나 학급 단위로 구입한 크롬북이나 크롬 박스 수명 주기까지, 또는 보유 가능한 장치 수만큼 연간으로 라이센스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출 비용은 발생한다. 물론 크롬북 같은 장치는 물론 개인이 개별 구매해 홀로 이용할 때는 문제되지 않으나, 학교나 학급에서 장치를 통합 관리하기 위한 디바이스 매니지먼트를 이용해야 할 때 라이센스에 의해 관리되기 때문에 이 라이센스의 구매 비용은 들어간다.

크롬 디바이스를 관리하는 라이센스 비즈니스는 구글과 크롬북 제조사 양쪽에 결코 불리한 사업이 아니다. 연간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할 때는 구글에, 장치 구입에 따른 관리 라이센스는 제품 불량이나 이상으로 교체시 동일 하드웨어 또는 동일 제조사의 제품으로 해야 하므로 사업을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 디바이스 매니지먼트 라이센스를 나눈 데에는 개인 소유의 크롬북을 학급에서 이용할 때와 학교 단위로 구축할 때를 감안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하나의 학교나 학급에 특정 기업의 제품이 공급되면 그 학교의 크롬북은 한 기업 제품으로 독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PC 제조사들이 값싸게 크롬북을 공급하는 대신 장기적인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는 사업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윈도 10 S 역시 인튠을 통해 디바이스를 관리할 수 있다. 단, 인튠에서 관리하는 방법이나 비용은 아직 밝혀진 게 없다.

윈도 10 S 역시 인튠을 통해 디바이스를 관리할 수 있다. 단, 인튠에서 관리하는 방법이나 비용은 아직 밝혀진 게 없다.

학교라는 현장의 PC 비즈니스를 크롬북 같은 장치가 어느 정도 바꿔 놓고 있는 상황에서, MS는 윈도 10 S를 내놓았다. 대부분은 윈도 10를 가볍게 바꾼 변형 OS 정도로 보겠지만, 그게 아니다. 윈도 10 S를 찬찬히 뜯어보면 핵심은 역시 교실 내 PC의 통제에 있다. 스토어 결합, 브라우저 제한, 인튠(InTune)을 통한 디바이스 매니지먼트를 보면 확실히 이 운영체제는 통제라는 요소 안에 있다. 값싼 PC를 구매해 좀더 쉽게 배치하고 기능을 통제하는 기능에 대해 설명했다. 대부분은 그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다.

여기에서 MS나 PC 제조사에게 중요한 것은 189달러부터 시작하는 윈도 10 S PC 가격만이 아니다. 교실 내 배치된 PC의 통제와 총소유비용 문제에 있어 얼마나 영리한 사업적인 접근을 하느냐다. 사실상 윈도 10 S가 라이센스 비용을 거의 받지 않는 무료 윈도라 할지라도 MS와 PC 제조사는 다른 방식의 수익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은 이에 대한 깊이 있는 자료나 질문, 그 이상의 소식을 찾기 어려운 상태다.

윈도 10S는 첫 설정 값을 저장한 USB를 다른 PC의 첫 설정 때 꽂으면 곧바로 해당 설정이 적용된다.

윈도 10S는 첫 설정 값을 저장한 USB를 다른 PC의 첫 설정 때 꽂으면 곧바로 해당 설정이 적용된다.

한가지 분명한 점은 윈도 10 S가 가벼운 학교용 OS라는 게 착각이라는 사실이다. 윈도 10 S는 학내 학습 PC를 위해 기획된 운영체제다. 다만 일찍 학교를 찾아가 수업 중인 크롬 OS 장치들이 지각 등교하는 윈도 10 S를 반가워할 리 없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것이 크롬OS 만큼 철저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크롬북과 경쟁하겠다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라 믿을 수밖에 없다.

CHiTSOL
글쓴이 | 칫솔(PHILSIK CHOI)

직접 보고 듣고 써보고 즐겼던 경험을 이야기하겠습니다.
chitsol@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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