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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G7에 씽큐(ThinQ)를 왜 붙였을까?

화면이 어둡다길래 더 밝은 6.1인치 슈퍼브라이트 LCD 디스플레이를 넣으면서도 배터리 소모는 30%를 줄였다. 스피커 음량을 10배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게 설계했고, 이어폰을 꽂으면 쿼드덱의 고품질 오디오와 DTS:X의 서라운드 음향도 즐긴다. 화면의 일정 부분을 제거하는 노치 디자인 대신 오히려 1.5인치 길이의 세컨드 스크린을 추가한 것이라는 주장도 이해할 수 있다. V30보다 개선되지 않은 카메라 센서는 조금 아쉽지만, 어쨌든 LG가 G6의 후속 제품을 선보였다.

그런데 G6의 후속이라 불리는 제품의 정확한 이름은 ‘LG G7 씽큐'(LG G7 ThinQ)다. 씽큐는 LG의 인공 지능 제품에 붙는 브랜드다. 이미 에어컨, 냉장고 등 여러 인공 지능 스마트 가전 광고에서 LG는 씽큐를 전면으로 내세워 왔던 까닭에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인공 지능 브랜드인 씽큐를 G7에 붙였다는 것은 G6의 후속일 뿐만 아니라 인공 지능의 정체성을 높이려는 제품이라는 의도를 담은 셈이다. 실제로 LG 전자는 G7 씽큐의 인공 지능 관련 기능을 매우 강조했다.

G7 씽큐 카메라에 종전 V30과 V30S 씽큐와 마찬가지로 Q렌즈와 AI 카메라 모드가 들어갔다.

그렇기에 G7 씽큐는 단순히 전작의 업그레이드 제품이 아니라 인공 지능이라는 특수성까지 확장해서 살펴봐야 하는 제품이다. 비록 지난 2월 말 MWC에서 공개한 V30S에 씽큐라는 이름을 먼저 쓰기는 했으나 당시 V30S가 V30의 변종으로 램과 저장 공간 용량을 제외하고 딱히 하드웨어의 변화를 줄 수 없던 점을 감안할 때 완전히 다른 제품으로 설계된 G7 씽큐가 인공 지능과 관련해 어떤 진화를 이뤘는 지 궁금한 부분이었다.

애석하게도 G7 씽큐를 접했던 순간 그 궁금증을 완전히 풀어낸 제품이라고 말하기는 아직 이른 듯하다. 사실 V30S와 비교했을 때 이 제품이 인공 지능과 관련된 재능적 측면에서 더 나아진 점을 찾아보면 크게 와닿는 게 없기 때문이다. 물론 LG는 G7 씽큐에 다양한 인공 지능 기능을 채웠다. V30S 씽큐와 업그레이드한 V30에서 경험할 수 있던 AI 카메라는 물론, 5m 거리에서 이용자의 음성 호출 반응하는 고감도 마이크, 구글 어시스턴트를 곧바로 호출하는 구글 어시스턴트 키, 스피커 폰으로 전화를 받으라거나 전화를 거절하는 음성 명령을 수행하는 Q보이스, 음성으로 결제 및 사용내역을 확인하는 LG 페이 등 재주는 늘었다. 여기에 LG 스마트 가전을 자동으로 찾아 연결하고 작동 상태나 제어할 수 있는 Q링크 역시 인공 지능을 활용한 기능으로 이해하고 있다.

AI 카메라 모드로 사진을 찍으면 환경에 맞춰 촬영 모드를 설정한다.

아마도 인공 지능과 관련한 기능만 따지면 G7 씽큐는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많은 기능을 담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7 씽큐가 인공 지능에 특화된 스마트폰으로 곧바로 연결되진 않는다. 앞서 나열한 인공 지능 관련 기능들을 위해 꼭 G7 씽큐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품에서 찾을 수 없어서다.

LG G7 씽큐가 인공 지능 장치라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인공 지능 관련 기능을 꼭 이 하드웨어에서 실행해야만 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메시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제품을 전시한 현장에서나 제품을 잘 아는 임직원들 모두 G7 씽큐가 하드웨어적으로 인공 지능에 특별한 것을 말하지 않았다.

G7 씽큐에 추가된 구글 어시스턴트 버튼.

물론 G7 씽큐는 퀄컴의 최신 고성능 프로세서(스냅드래곤 845)를 탑재했고, 종전보다 더 나은 컴퓨팅 파워를 가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부품이 인공 지능을 위해 어떻게 쓰이는지 설명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사실 대부분의 인공 지능 관련 기능이 아직은 미숙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가속할 수 있는 전용 칩처럼 하드웨어의 보완이나 프로세서에서 AI 프레임 워크를 어떻게 처리했는가 따져야 한다. 때문에 기능만 넣으면 그만이 아니라 각 부품이 인공 지능을 위해 어떠한 처리 과정을 거치고, 서비스를 연결하며, 응용 프로그램들을 설계했는가는 G7 씽큐의 차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었으나 LG전자는 이 부분을 모두 생략해 버린 것이다.

또한 G7 씽큐의 인공 지능 기능 가운데 스마트폰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어떤 목적을 위해 학습하고 진화하는 능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AI 카메라처럼 어느 정도 학습된 능력을 쓸 수 있다거나 인공 지능 서비스와 장치를 연결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을 쓰는 동안 이용자의 환경을 학습하고 그것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지 않는다. 배터리를 더 오래 쓰기 위한 방법을 찾거나 스마트폰을 전혀 쓰지 않는 시간을 분석해 설정을 효율적으로 바꾸거나 일정 시간 실행을 반복하는 앱에 대한 준비 같은 정작 스마트폰의 인공 지능으로 해결해야 할 일들은 없다.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인공 지능을 발전시키려면 이용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불가피하지만, 이용자가 좀더 인공 지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안도 부족하다. 사실 각 스마트폰 사용자마다 인공 지능을 활용하는 방법과 수준이 다르므로, 이에 기반해 스마트폰의 인공 지능을 이용자와 함께 성장시키고 새로운 스마트폰에서도 이전의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방향의 앱과 서비스가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랐을 것이다.

사실 G7 씽큐에서 인공 지능이 부수적인 재능이라면 이런 이야기는 불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LG는 이미 V30S에 이어 G7에 인공 지능의 가치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라 지금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때가 됐다. 인공 지능을 강화한 LG G7 씽큐가 어떤 가치를 주는 하드웨어인가 설명할 수 없다면 앞으로 이 같은 비판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G6의 후속 G7이라면 의미는 있지만, LG G7 씽큐라는 이름은 아직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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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칫솔(PHILSIK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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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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