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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그린 NAS 생태계 청사진 완성 선언한 시놀로지 2020

굳이 PC에 연결하지 않아도 네트워크에 붙이기만 하면 데이터를 저장하고 읽을 수 있는 NAS(Network Attached Storage)를 거론할 때 시놀로지를 빼놓고 말하긴 어렵다. NAS 분야의 오랜 역사를 써온 기업이기에 시놀로지라 쓰고 NAS라고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시놀로지라면 당연히 NAS 하드웨어를 떠올리는 이들에게 최근 2년 동안 보인 시놀로지의 행보는 어쩐지 낯설다. 시놀로지의 전략을 공개하는 간담회에서 NAS 신제품이 아니라 DSM을 설명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썼기 때문이다. 2020년 전략을 발표한 9월 30일에 가진 ‘시놀로지 2020’ 간담회도 마찬가지. 거의 모든 시간이 DSM을 위해서 쏟았고 아주 짧은 시간 기업용 NAS 제품을 언급했다. 소비자용 NAS 신제품도 준비했으나 부족한 시간으로 인해 소개를 미뤘다.

이는 중요도가 달라졌음을 뜻한다. 시놀로지 NAS의 끈질긴 생명력을 하드웨어가 아닌 DSM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에서 찾는다는 의미다. 여기에 시놀로지 NAS와 연계되는 클라우드를 하나 더 얹어 시놀로지 생태계를 확장했다. 더 이상 NAS 신제품만 쏟아내던 과거의 시놀로지는 아닌 것이다.

시놀로지 C2 클라우드와 결합하는 DSM 7.0

DSM(DiskStation Manager)은 시놀로지 NAS를 관리하는 운영체제다. 장치를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관리하고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도록 돕는 운영체제다. 시놀로지가 DSM을 NAS 운영체제로 써오면서도 하드웨어보다 운영체제에 더 이야기 비중을 둔 것은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니다. 어쨌거나 최근 시놀로지는 마치 윈도나 맥OS의 신버전을 공개하듯이 해마다 기능과 성능을 업그레이드된 새 버전에 대한 계획을 전략 발표회에서 공개하고 있다.

이번 시놀로지 2020도 이야기의 상당 시간을 DSM 7.0에 썼다. DSM 7.0은 이용자 경험의 개선 및 SSD 캐시를 이용한 성능 향상, 그리고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결합한 관리 측면의 변화에 상당히 공을 들인 듯하다. 웹 UI를 이용해야 하는 DSM에 접속할 때 조금 답답하게 여겼던 로그인 시간의 단축은 물론 시놀로지 NAS를 구성할 때 이용자가 직접 수동으로 백업하고 전송했던 설정을 아주 손쉽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관리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SSD 캐시는 이전 DSM에도 탑재했던 기능으로 DSM 7.0은 기존 문제를 고치는 데 신경쓴 듯하다. SSD 캐시는 이용자가 NAS에 탑재한 SSD의 일부 공간을 좀더 빨리 읽고 쓰도록 할당해 파일 접속을 빠르게 끝낼 수 있도록 돕는다. DS918 기준 20%의 이용자가 쓸 만큼 높은 활용도의 SSD 캐시에 대한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서 시놀로지는 앞서 파일 기준으로 캐시 용량을 정하던 방식을 버리고 64KB 블록을 기준으로 캐시를 할당한다. 이는 캐시 어드바이저에서 파일의 용량에 따라 캐시 용량을 확보했던 것과 달리 파일에서 읽어 들이거나 쓰는 용량 만큼의 캐시 용량만 확보하면 되므로 SSD의 공간 확보 및 수명 연장에 좀더 유리해진다. 또한 메타 데이터도 형식을 가리지 않고 캐시에 넣어 접근 속도를 더 높였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시놀로지 C2 클라우드와 연계하도록 DSM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시놀로지 C2는 시놀로지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이미 2만5천 명의 개인과 기업 회원이 이용 중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시놀로지 C2와 NAS는 서로 연동되는 개념보다 백업의 개념이 강했는데, DSM 7.0에서 하이브리드 폴더를 만들면 C2 클라우드에 폴더를 만들면서도 NAS의 파일 매니저에서 관리하게 된다. 이 폴더를 여러 시놀로지 NAS에서 공유하면 각 NAS에서 해당 폴더를 장치의 폴더처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NAS를 새로 설정하더라도 언제든 C2 클라우드에 만들어진 폴더를 불러와 쉽게 복원할 수 있다. 클라우드에 있는 하이브리드 폴더는 로컬 NAS에 접속하는 것만큼 빠르게 접속할 수 있고, AES-256 암호화와 데이터 프라이버시로 보호된다.

다만 현재 시놀로지 C2 클라우드의 데이터 센터가 독일에 있어 지역에 따라 약간의 속도 지연이 발생할 수 있으나, 시놀로지는 아시아나 북미 등 C2 클라우드를 분산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유럽에서 서비스 중인 시놀로지 C2 클라우드는 용량과 기간 단위의 유료 구독 서비스를 이미 시작했다. 다만 한국 서비스 비용은 책정되지 않았다.

주목해야 할 액티브 인사이트

몇 달 전 수많은 시놀로지 NAS 사용자들이 관리자 계정에 대한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 관리자 ID를 admin으로 설정한 시놀로지 NAS의 IP에 접속해 수천개의 암호를 입력하는 방법으로 NAS에 침투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즉시 시놀로지의 보안사고대응팀이 나서 문제의 원인을 찾아냈고 진원지였던 덴마크 경찰에 신고해 사태를 해결했다. 하지만 이번 IP 공격은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에서 여러 이용자의 불안을 가중 시킨 데다 중요한 보안 문제를 이용자에게 제때 통지되지 않는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런데 보안과 시스템의 안정성에 민감한 NAS 사용자를 위한 기능을 시놀로지가 시놀로지 2020에서 내놓았다. 액티브 인사이트는 시놀로지 NAS에 발생한 문제점 및 앞으로 발생할 문제점에 대해 알리는 한편 해결책을 제시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시놀로지 NAS 이용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액티브 인사이트를 통해 이용자는 액티브 인사이트 클라우드에 연동된 NAS 상태를 확인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문제점에 대해 예방하고 위협에 대한 보고서와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문제점은 심각, 경고 등으로 분류되는 한편, 저장 장치의 펌웨어 업그레이드나 에러 메시지를 확인하고 이를 즉시 고칠 수 있다.

DSM 7.0과 연동되는 액티브 인사이트가 흥미로운 점은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장치와 곧바로 연동된다는 점이다. 액티브 인사이트는 NAS의 모든 문제를 클라우드에 모아 한번에 관리하고 모바일 알림으로 즉시 확인할 수 있으므로 여러 개의 NAS를 쓰는 이용자라면 흩어진 NAS를 일일이 접속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다만 아직 액티브 인사이트는 시놀로지 NAS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하는 역할만 강조되어 있고, 앞서 발생했던 시놀로지 NAS와 관련한 심각한 보안 위협에 대한 공지나 알림을 제공하지 않는다. 시놀로지에 따르면 잦은 알림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사용자가 있는 만큼 DSM 7.0 안에서 해당 알림을 제외한 것이라고. 그러나 사용자의 NAS 안에 있는 데이터라는 자산이 위협이 되는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 향후 액티브 인사이트를 통해 해당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필요해 보인다.

사진 앱 통합, DSM 7.0에서 보게 될 시놀로지 NAS 생태계

시놀로지 NAS는 포토 스테이션과 모먼츠라는 두 개의 사진 관리 앱이 존재한다. 포토 스테이션은 사진 전문가들이 사진을 좀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모먼츠는 개인 이용자가 사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것이어서 이용자 인터페이스나 주요 기능이 조금 달랐다. 하지만 두 개의 앱에서 사진을 관리하고 즐기는 불편함으로 인해 시놀로지는 두 응용 프로그램의 기능을 합쳐 시놀로지 포토스(Synology Photos)를 DSM 7.0과 함께 내놓을 예정이다. 포토스는 세세한 사진 정보를 볼 수 있는 한편 타임라인 방식으로 사진을 정렬하는 등 포토 스테이션과 모먼츠의 핵심 기능을 통합한 모양새다. 얼핏 보면 구글 포토와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그만큼 어렵지 않게 사진을 관리하고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이처럼 기능을 보완한 DSM 7.0은 2020년 배포될 예정이다. 당초 DSM 7.0은 64비트 버전만 출시하기로 했다가 수정을 거쳐 32비트 버전도 출시하기로 했다. 따라서 기존 32비트 프로세서를 쓰는 시놀로지 NAS까지 업그레이드는 될 듯하다. 하드웨어 호환성 목록을 확인해 봐야겠지만, 오래된 시놀로지 NAS라도 포기할 일은 없을 듯하다.

그러니 시놀로지 NAS를 떠나는 것은 쉽지 않은 지도 모른다. 구형 제품에 대한 지원 포기라는 방법을 써 강제적인 업그레이드 수요를 발생시키지 않아도 600만 대의 NAS를 판매하고 15억 건의 DSM을 배포하면서 만든 생태계는 지난 20년 동안 시놀로지에서 그려 온 청사진의 완성이라서다. 시놀로지는 하드웨어 및 클라우드, 그리고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그 밖의 서비스로 구성된 두 개의 축을 묶어 보기 드문 NAS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때문에 그 이전까지 하드웨어 중심으로 뒀을 때 잘 보이지 않던 NAS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는 시놀로지 NAS 생태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입이 부르트도록 이야기하는 지도 모른다.

PHiL
글쓴이 | 칫솔(PHILSIK CHOI)

직접 보고 듣고 써보고 즐겼던 경험을 이야기하겠습니다.
chitsol@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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