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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플레이에서 수수료를 내는 1% 앱은 무엇인가?

구글이 한국 시간으로 9월 29일 안드로이드 앱을 유통하는 구글 플레이의 수수료 정책을 명확화하는 정책을 발표한 이후 마치 모든 안드로이드 앱에 대해 30% 수수료를 매기는 듯한 뉘앙스의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그 이야기 중 일부 사실이 있을지 모르지만, 모든 앱에 30%의 수수료를 매긴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에 가깝다. 구글은 이날 발표에서 수수료 대상이 되는 앱과 아닌 앱을 명확히 구분하고 그 대상에서 피하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밝혔기 때문이다.

일단 구글이 플레이 스토어 수수료 정책에서 명확하게 정리한 것은 어떤 앱에 대해 수수료를 매기느냐다. 즉, 모든 안드로이드 앱에 30%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수수료를 부과하는 앱의 조건을 명확하게 밝혔다는 게 핵심이다. 다른 말로 해석하면 모든 앱에 30% 수수료를 부과하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구글은 디지털 재화를 앱내 구매로 거래할 때만 30%의 수수료를 동일하게 매긴다. 디지털 재화에 속하는 것은 영화, 음원, 웹툰, 게임 같은 콘텐츠다. 즉, 이러한 디지털 재화를 팔지 않는 쿠팡이나 마켓 컬리 같은 실물 경제 기반의 앱들은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카카오 택시나 우버, 배달의 민족, 요기요도 마찬 가지다.

넷플릭스는 앱에서 디지털 재화를 구매할 버튼이 없어 구글의 수수료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런데 구글이 명확하게 밝힌 콘텐츠 마저도 모두 수수료를 받는 게 아니다. 말 그대로 앱을 통해서 구매가 이뤄지는 경우만 구글 인앱 결제 수수료를 받는다. 이 말을 뒤집으면 앱 안에서 구매 거래가 일어나지 않으면 수수료는 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한 예라면 넷플릭스나 멜론 같은 구독형 서비스다. 구글은 질의응답에서 웹사이트를 통해 서비스를 구매하고 앱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구조에 대해 수수료를 내지 않는 점을 명확히 했다. 즉, 넷플릭스처럼 앱내 구매가 전혀 일어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앱(Comsumption Only)의 경우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가입한 서비스에 대해서 앱을 통해 로그인 후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므로 수수료 발생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모바일 게임도 인앱 구매 없이 월 일정액을 지불하는 구독형 서비스로 제공한다면 수수료는 내지 않는다. 클라우드에서 실행해 스트리밍하는 클라우드 게이밍도 모든 앱에 대한 무조건 과금 방식이면 구글에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앱에서 구매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 시스템이므로 구글에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다. 결국 앱을 통해 디지털 재화를 거래하는 행위가 일어나지 않으면 어떤 수수료도 청구되지 않는다.

쿠팡처럼 디지털 재화를 거리하지 않는 앱들도 모두 수수료 대상에서 제외된다.

때문에 구글은 이런 저런 조건을 다 따져 앱 내 구매로 수수료를 내야 할 앱이 얼마나 되는지 결과를 공개했다. 구글에 따르면 글로벌 개발자의 3%만 디지털 재화를 판매 중으로 디지털 재화를 판매하지 않는 97%는 이번 구글 플레이 정책에 해당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구글 플레이 앱 내 결제 정책에 영향을 받는 개발사는 2%다. 즉, 98% 앱 개발사는 해당 사항이 없고 한국 앱의 99%도 이번 정책 명확화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국내에서 이번 정책 명확화에 해당해 수수료 지불 대상이 되는 모바일 앱이 겨우 1%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1% 수준이라고 말하니 시장이 작아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이 규모가 생각보다 크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MOIBA)의 2019년 국내 모바일 앱 마켓 시장 규모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에서 일어난 매출은 5조9천996억 원에 이른다. 30%의 수수료라면 구글은 1조8천억 원에 가까운 수수료를 받는 만큼 1%의 수치만 보고 결코 만만하게 여길 대상이 아니다.

문제는 1%의 국내 구글 플레이 매출에서 어떤 기업이 얼마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그 분포는 공개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이 안에는 네이버, 카카오 같은 대기업부터 소규모 스타트업까지 매우 넓은 분포도를 그릴 것으로 추정되는데, 당연히 매출이 많은 기업일수록 구글 플레이의 수수료 구조에 대해 불만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서다. 이는 디지털 재화를 거래하는 1%에 해당하는 앱 중에서도 가장 불만이 큰 기업들이 국내 앱 생태계를 앞세워 이번 수수료 명확화 정책에 대한 거부감을 표한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 시리즈온처럼 앱 안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하는 버튼이 있으면 수수료 대상이 된다.

하지만 네이버나 카카오가 디지털 콘텐츠를 현재와 같은 앱 내 구매 대신 구독형 서비스로 전환하고 앱내 구매 없는 앱을 구글 플레이에 등록하면 수수료를 낼 이유가 없어진다. 예를 들어 네이버 시리즈들이나 카카오 뮤직처럼 영화, 웹 소설과 만화, 음악 등 개별로 구매하는 버튼을 유지하면 구글의 수수료 정책을 따라야 하는 반면, 네이버나 카카오가 구독형 서비스와 함께 구매 버튼을 넣지 않는 앱을 내놓으면 이 정책에서 벗어난다.

이처럼 구글 플레이 수수료 정책 명확화는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모든 앱에 대해 30%의 수수료를 물리는 정책이 아니라 30%의 수수료를 받는 앱에 대한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더구나 구글이 구글 플레이에서 수수료를 내지 않는 조건까지 분명하게 설명한 것은 수수료를 내는 1%에 속한 높은 수수료를 내고 있는 기업들에게 기존의 사업 방식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힌트까지 일러 준 셈이다. 이 기회를 이용할 지, 아니면 거부할지 판단은 수수료를 내는 1%의 앱을 가진 개발자나 기업에게 달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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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칫솔(PHILSIK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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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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