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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젠슨 황 CEO, “게임이 가상 현실 산업의 전부는 아니다”

엔비디아가 최근 몇 년 동안 그래픽 처리 기술에 뿌리를 둔 자율 주행 자동차와 인공 지능의 키워드를 함께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소비재 분야를 아주 등한시했던 것은 아니다. 올해 CES도 엔비디아는 자율 주행 자동차와 인공 지능에 대해 수많은 발표와 이야기를 꺼낸 것은 분명하지만, 또 다른 키워드를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바로 가상 현실이다.

가상 현실에 대한 엔비디아의 의지는 단순히 관련 제품을 전시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만은 아니다. 비록 1시간 동안 진행된 엔비디아 기자 회견은 자율 주행 자동차와 인공 지능의 이야기에 모든 시간을 빼앗겼으나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1월 7일 오전(미국 태평양시 기준), 세계 각국 기자들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맨 먼저 가상 현실의 가능성에 대해 먼저 간략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드라이브 PX2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그는 가상 현실이 그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처럼 보여도 더 많은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동차 산업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위해 활용할 수도 있고, 의학 분야에서 실제 신체를 해부하는 것을 대신할 수도 있으며, 건축가들도 가상 현실을 활용해 가상 세계에서 건축물을 미리 구축해 볼 수 있는 등 VR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가상 현실의 가능성에만 머무르기보다 이를 현실에서 구현할 할 수 있는 도구를 이미 내놨다. 가상 현실 게임 개발자를 위한 게임웍스 VR과 디자인 전문 개발자를 위해서 내놓은 디자인웍스 VR 등 개발자 도구는 CES 이전에 완성해 게임 개발자이나 그래픽 전문 개발자들이 가상 현실 컨텐츠나 전문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쓰는 중이다.

↑VR 레디 로고를 통해 PC에서 가상 현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제품 여부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개발자에게만 유용한 도구를 내놓은 것은 아니다. 집이나 기타 장소에서 몰입형 가상 현실 게임을 즐기려는 이용자들에게 최적화 조건을 충족한 환경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지포스 GTX VR 레디(VR Ready) 인증을 이번 CES에서 처음 공개했다. VR 레디는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를 넣은 시스템을 대상으로 하는 인증이긴 하지만, 단순히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를 이용하는 시스템을 인증하려는 게 아니다. 말 그대로 이용자가 가상 현실에 즐기는 데 적합하게 준비된 시스템 여부를 따진다.

엔비디아는 몰입형 가상 현실을 위한 엄격한 기준을 세웠다. 일반적인 PC 게임을 즐기는 수준이라면 풀HD 해상도에 초당 30프레임 정도만 되어도 최적이라 할 수 있지만, 몰입형 가상 현실은 이보다 더 높은 해상도와 프레임을 요구한다. 엔비디아의 기준은 3024×1680 해상도에 초당 90프레임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PC 게임이 초당 6천만 픽셀을 처리하는 성능이면 충분한 반면, 가상 현실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초당 4억5천만 픽셀의 그래픽 처리 능력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가상현실 HMD의 미세한 움직임에도 20ms 이하로 빠르게 그래픽을 처리해 낮은 지연율을 유지하려면 더 강력한 그래픽 프로세서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참고로 엔비디아의 기준을 충족하는 VR HMD는 아직 없다. 현재 HTC 바이브의 상용 버전이 위와 같은 기준을 만족시킬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

↑몰입형 가상 현실은 일반 게이밍보다 최고 7배의 더 높은 성능을 요구한다고 엔비디아는 밝혔다.

현재 이 기준에 따르는 그래픽 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 970과 GTX980 이상이다. 이미 이 인증은 게이밍 노트북과 PC, 그래픽 카드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에 부여된다. 그렇다면 GTX970이 아닌 그 이하의 그래픽 카드를 SLI로 구성했을 때도 이러한 인증을 받을 수 있을까? 그렇진 않다. 엔비디아는 GTX970이 아닌 GTX960 두 개를 SLI로 묶는다 해도 VR 레디를 즐길 수 없다고 밝혔다. 이미 몰입형 가상 현실 게임들이 단일 그래픽 카드의 성능을 기준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SLI에서 더 나은 성능을 보이진 않는다는 이야기다. 물론 SLI를 지원하는 가상 현실 게임이 있다면 모르지만, 지금 개발되는 게임의 기준으로는 맞지 않다.

이처럼 PC 그래픽 카드를 이용한 몰입형 VR은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는 느낌이지만, 상대적으로 모바일 VR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는 상태다. 젠슨 황 CEO에게 동반 성장 중인 모바일 VR에 대해 묻자 그는 “360도 서라운드 영상이나 VR 영화, 게임 등 컨텐츠 제작에 있어 모바일 VR은 매우 복잡한 환경”이라고 토로한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모바일 VR을 위한 디지털 컨텐츠 제작 플랫폼을 만든다”고 모바일 VR에 대한 엔비디아의 역할을 분명히 했다. 이는 엔비디아가 모바일 VR을 위한 반도체 생태계에 직접 뛰어든다는 의미가 아니다. 엔비디아의 고급 GPU 기술로 모바일 VR에서 소비되는 다양한 컨텐츠를 전문가들이 창작할 수 있도록 집중한다는 것일 뿐. 지금 그 집중력을 보이는 엔비디아가 1년 뒤의 가상 현실 생태계에서 어느 위치에 서 있을지 다시 한번 점검해 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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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칫솔(PHILSIK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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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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