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공들여 만든 신형 제품을 공개할 때마다 카메라 품질을 강조한다. 특히 ‘DSLR에 버금가는 품질을 갖는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종전 카메라를 대신할 수 있을 만큼 사진 품질을 보증하는 듯한 넘치는 자신감을 자주 내비치기도 한다. 사실 제원에서 오는 차이를 따지면 품질의 부족함은 있지만, 이용자들이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는건 문장 그대로의 의미보다는 과거에 비해 눈에 띌 만큼 좋은 사진을 찍는다고 받아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스마트폰 카메라의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이것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카메라 성능에 더 목을 매는 이유다. 라이카 듀얼카메라를 탑재해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화웨이 P9’ 도 그 대표적인 제품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을테다.그런데 최근 화웨이는 P9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 뿐만 아니라 향후 그들이 선보일 대부분의 기기에 대해 불신을 안기는 커다란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되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자사 구글+ 계정에 올린 ‘화웨이 P9 카메라 샘플’로 소개된 이미지가 사실은 캐논 5D Mark3의 결과물로 드러난 탓이다.
화웨이는 저조도 환경에서도 만족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설명에 더해 문제의 이미지를 올렸고, 폰레이더 등 외신에 의해 공개된 EXIF 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보이며 전혀 다른 기기의 샘플임을 확인할 수 있다.
- Camera: Canon EOS 5D Mark III
- Lens: EF70-200mm f/2.8L IS II USM
- Focal Length: 135mm
- Exposure: 1/800
- F Number: f/4
- ISO: 500
- Camera make: Canon
- Flash: Not used
- Exposure Bias: -1 EV
화웨이는 이에 대해 절대 다른 의도는 없었으며 실수에 의한 것이라는 해명과 함께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문제의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It has recently been highlighted that an image posted to our social channels was not shot on the Huawei P9. The photo, which was professionally taken while filming a Huawei P9 advert, was shared to inspire our community. We recognise though that we should have been clearer with the captions for this image. It was never our intention to mislead. We apologise for this and we have removed the image.”
카메라에 대한 넘치는 자신감이 부른 어처구니 없는 실수였는지에 대한 진실은 화웨이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실이 무엇이든 제품에 대한 신뢰나 브랜드 이미지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피하기 힘들 듯하다. 화웨이가 이 논란을 어떻게 잠재울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