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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스위치 올린 PC의 조상, ‘IBM 5150’

 * 편집자 한마디 | ‘레어템’은 게임에서 쉽게 발견하기 힘든 희귀한 아이템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우리 일상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제품을 일컬을 때도 쓰기도 한다. 오랜 시간이 흘러 점점 우리 주변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는 디지털 레트로는 단순히 제품으로서 가치만 따질 것이 아니라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야 할 소중한 가치가 있는 레어템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잊고 있던, 요즘 세대가 모를 레어템을 경험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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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PC의 조상님, 
IBM 5150 입니다. 
1981년 8월 12일에 나와 1987년 4월 2일에 운명을 달리한 제품이죠.
 
좀전에 말한 ‘우리가 쓰고 있는 PC의 조상님’ 세대라면
 애플 컴퓨터, 탠디, 코모도어 심지어 알테어도 속합니다만
1981년의 IBM 5150이 나온 뒤에야 
지금 우리가 윈도를 쓰는 PC의 기원이 열렸다고 할 수 있죠. 
 
1981년 이전에도 IBM 5100이나 IBM 5120 등이 있었지만
IBM 5150이 나오기 전까지 대부분의 PC는 제조사의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만 썼답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모두 플랫폼화가 되지 않았으니까.
 
아무튼 1981년 당시 IBM 5150의 가격은 3천 달러였어요.
지금 가치로 따지면 1만6천 달러,
원화로 환산하면 1천7백60만원(환율 1100원 적용) 쯤입니다. 싸죠?
 
초록색 모니터와 해상도도 떨어지는 IBM 5150은 값싼(?)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살 수 있었고,
애플 제품과 달리 PC 내부를 공개해 다른 이들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쉽게 개발할수 있는 길을 열었어요.
 
저도 386 시절부터 컴퓨터를 썼던 터라
애플은 물론이고 IBM도 당시에 생소한 브랜드여서 
실제 IBM 5150을 처음 접한건 몇 년 전이었죠.
 IBM 5150 원형을 구한 것은 지난 해 이맘 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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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M 5150의 역사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이제 본체를 보자구요.
 
IBM 5150의 앞은 위 사진처럼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가 2개 있습니다. 
두 배 밀도를 가진 360KB 저장 용량의 DD(Double Density) 플로피 디스켓을 읽습니다.
하드디스크는 당시에 너무너무 비싸서 넣지도 못했죠.
 
그런데 IBM 5150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는 정품과 비정품이 있어요. 
플로피 드라이브를 자세히 보면 IBM 정품 플로피 드라이브는 왼쪽 위 모서리에 IBM라고 써있고
빨간색 불 들어오는 부분이 비교적 작습니다.
비 정품은 로고도 없고 작동 표시등도 더 큽니다.
 
그런데 문제는 플로피 드라이브 성능인데요.
IBM 로고가 있는 원형보다 서드 파티 제품이 오류가 덜 납니다.
만약 IBM 5150을 살 기회가 있다면
정품을 쓸지 비정품을 쓸지 고민해야 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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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슬롯에는 IBM 5150에서 없어선 안될 카드 딱 2가지만 꽂았습니다.
맨 왼쪽은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 카드, 그리고 중간에 있는 녀석은 그래픽 카드에요.
 
IBM 5150에서 쓸 수 있는 확장 카드는
MDA 
CGA
EGA 
그리고 허큘리스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그래픽 카드가 바로 허큘리스 카드지요.
허큘리스는 흑백으로만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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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5150은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요.
REV A와 REV B로 나뉜 답니다. 
REV A는 전원공급장치가 검정이고 메인보드의 램이 16KB~ 64KB 뿐입니다. 
REV B는 256KB까지 램을 확장한 모델입니다.
 
전원공급장치를 자세히 보면 코드를 꽂는 곳이 2개 있습니다.
둘다 전원을 외부 전력을 입력 받는 것은 아니고요.
둘 중 하나에 ‘POWER TO 5151’ 라고 써있는데
IBM 5151 모니터의 전원을 함께 쓸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전원 공급 장치 왼쪽에 있는 IBM 5150 배지는 한마디로 ‘간지작살’!
참고로 대부분 뱃지는 투명한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흠집을 막으려면 이 스티커는 그냥 놔둬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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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의 조상을 샅샅이 훑어보는데 바닥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죠.
많은 IBM PC 5150, 5160, 5170은 
본체 바닥에 발판이 저렇게 붙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고 제품들을 보면 저 발판이 없거나 한두 개 떨어져 나간 게 있더군요.
어차피 본체가 무거워서 발판 한두 개쯤 없어도 상관없지만
이것 또한 원형을 살 때 꼭 체크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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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바로 IBM 5150을 깨우는 전원스위치에요.
참고로 요즘 처럼 버튼이니 뭐니 스윽 누르면 되는게 아니라
‘딸깍’하고 손가락으로 스위치를 들어 올릴 때의 맛이 예술입니다.
 
IBM 5150의 CPU는 INTEL 8088 @ 4.77 MHZ 입니다. 
기능 확장 카드를 꽂는 ISA 슬롯은 단 5개 밖에 없고요.
제가 IBM 컴퓨터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일단 도스를 쓰는 운영체제로 쓰는 데다
 아무리 더럽고 노랗게 변해가더라도 조금만 신경쓰면
약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쉽게 새것처럼 복원할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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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5150은 전용 키보드를 씁니다.
위 사진처럼 모델 P가 아니면 호환이 안되므로 
다른 키보드는 IBM 5150을 쓸 수가 없어요.
 
참고로 이 키보드만 요즘 시세로 100불~200불이나 나가기 때문에
중고 IBM 5150을 살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P와 같이 사는게 이득입니다.
 
이 키보드 도 바닥에 발판이 4개 있어야 하는데
오랜 세월을 견디다 보니 거의 모든 발판이 사라졌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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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M의 초록색 모니터, IBM 5151 입니다.
전원 스위치가 따로 없고 
앞서 말한 대로 IBM 5150의 전원공급장치에서 전원을 끌어오므로
IBM 5150을 켜면 저절로 켜집니다. 
 
그나저나 본체와 모니터를 어떻게 이렇게 딱 추는지 놀랍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IBM5150을 볼 때마다 저 IBM 배지가 너무 사랑스럽더군요.
 
한 손으로 들어 올릴 수 없는 정말 벅찬 무게와 투박한 만듦새 
그런데 투박한 모양새가 지금 돌이켜보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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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비록 느리고 요즘 컴퓨터에 비해 할것도 거의 없습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도스 게임? 에뮬로 돌리면 되잖아?”
“저렇게 무게 나가는거는 왜 사는거지? 자리만 차지하고”
라고 생각할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자기 최면을 겁니다. 
“우리가 쓰는 ‘컴퓨터’ 의 진정한 조상님을 만나는 일이잖아!”라고.
 
비록 빠른 컴퓨터도 아니고 할 것도 없지만,
IBM 5150을 그냥 쳐다만 봐도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그런 기분이 듭니다.
이런 컴퓨터가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 쓰는 PC의 발전이
계속 이뤄질 수 있었다는 것이 고맙거든요.   
 
원문 출처 | 블로그 1959cadillac.blog.me

 

캐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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