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구글은 새로운 넥서스 스마트폰을 공개한다. 그런데 넥서스 스마트폰을 내놓기에 앞서 먼저 공개하는 것이 있다. 새로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다. 구글 넥서스는 새로 공개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본질을 알리고 스마트폰 제조사에게 방향성을 제시하는 하드웨어 프로젝트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손 대지 않은 순수한 안드로이드를 최적화한 제품으로 그 지향점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 담겨 있다. 마치 건강한 식단을 위해 깨끗하게 씻어 밥상에 올린 채소와 같은 느낌이랄까?
올해 구글은 동시에 두 개의 넥서스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넥서스 5X와 6P다. 두 개의 넥서스 스마트폰을 동시에 공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보급형과 프리미엄 시장으로 재편되는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에 맞춰 구글도 변화를 인정했다. 하지만 운영체제는 그보다 석 달 앞서 공개한 마시멜로다. 지난 해에도, 지지난 해에도 구글은 운영체제를 발표한 뒤, 또는 발표하고 난 뒤 넥서스를 공개했다. 그 역사를 돌아본다.
| 구글 넥서스 브랜드의 시작을 알린 넥서스 원(Nexus One)
세계 최초의 상용화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HTC의 G1이라면, 구글 브랜드를 담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넥서스 원이다. 초기 시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선보인 하드웨어 달랐고, API 정책과 관련하여 애플리케이션의 호환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드러나자 구글은 표준이 될만한 기준이 필요함을 느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표준화를 위해 구글이 상표권을 갖고 HTC가 OEM 방식으로 생산한 넥서스 원을 2010년 1월 북미에 출시했다. 당시 구글 홈페이지에서 직접 판매라는 새로운 판매 방식을 도입해 화제가 됐다.
3.7인치 AMOLED 디스플레이(WVGA, 480×800), 퀄컴 스냅드래곤 1GHz 프로세서, 512MB 내장 메모리, Micro SDHC(최대 32GB), 500만화소 후면 카메라 등 수준급 하드웨어를 갖췄고, 최적화가 잘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넥서스 시리즈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외장 메모리를 지원하고, 빠른 OS 업그레이드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하드웨어에 비해 제품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안드로이드 코드명 | 에클레어(Éclair, 안드로이드 2.0)
| 구글 넥서스와 삼성전자의 첫번째 콜라보레이션, 넥서스 S(Nexus S)
넥서스 원을 선보인 지 10개월만에 구글은 갤럭시 S를 개발한 삼성전자와 함께 레퍼런스 스마트폰 넥서스S를 선보였다. 넥서스 S를 선보이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에게 던진 화두는 최적화였다. 당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비해 성능이 뒤쳐진 모습을 보였지만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통해 하드웨어의 성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최적화에 초점을 맞춘 덕분인지 다른 레퍼런스 폰에 비해서 꾸준한 OS 업그레이드를 지원 받았다. 넥서스 S는 그립감과 밀착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커브드 디자인을 적용했고, 스펙도 전작인 넥서스 원에 비해 전체적으로 향상됐다.
4인치 Super AMOLED 디스플레이(WVGA, 480 x 800), 삼성 엑시노스 1GHz 프로세서, 16GB 내장 메모리, 130만화소 전면 카메라, 500만 화소 후면 카메라의 스펙을 갖췄고,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가능한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능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최초로 탑재했다. 다만, Super AMOLED를 통해 번인 현상과 동영상 재생 시 오류가 발생해 사용자들로부터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안드로이드 코드명 | 진저브레드(Gingerbread, 안드로이드 2.3)
| 갤럭시 브랜드를 품은 갤럭시 넥서스(Galaxy Nexus)
3세대 넥서스는 구글 넥서스가 아닌 갤럭시 브랜드를 품었다. 구글과 삼성전자가 합작해서 선보인 갤럭시 넥서스는 스마트폰 운영체제 진저브레드(안드로이드 2.3)와 태블릿 운영체제 허니콤(안드로이드 3.0)을 통합한 차세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4.0)를 세계 최초로 탑재했다. 통합된 운영체제를 통해 고해상도를 지원하고, 파편화된 애플리케이션의 호환성 이슈를 최소화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또한, 전작처럼 커브드 글라스를 채택해 디자인했지만 더욱 슬림해졌고 하드웨어 물리 버튼대신 소프트웨어 방식의 버튼을 채택해 새로움과 유니크한 멋을 더했다.
주요 제원이 크게 향상됐다. 4.65인치 Super AMOLED 디스플레이(HD, 1280 x 720), TI OMAP 1.2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16/32GB 내장 메모리, 130만 화소 전면 카메라, 5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근거리 무선통신(NFC) 등 탑재됐고, 콘텐츠 공유가 손쉬워진 안드로이드 빔(Android Beam), 페이스 언락(Face Unlock) 같은 새로운 기능들도 더해졌다.
안드로이드 코드명 |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e Cream Sandwich, 안드로이드 4.0)
| 내장형 배터리로 돌아온 넥서스 4(Nexus 4)
넥서스 시리즈 중 최초로 내장형 배터리가 탑재된 넥서스 4는 구글과 LG전자가 합작했다. 넥서스4에 탑재된 젤리빈 운영체제는 멀티 사용자 계정, 제스처 타이핑 기능, 구글 나우, 무선 스트리밍 등 기존에 없었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개선된 사용성을 제공해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한편, 옵티머스 G와 유사한 면모를 갖고 있어 넥서스 4는 다운 그레이드판 옵티머스 G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되어 가성비가 뛰어나다라는 호평이 잇따랐다. 그 때문에 해외에서는 정식 출시 후 순식간에 매진되기도 했다.
넥서스 4는 4.7인치 IPS 디스플레이(WXGA, 1280 x 768), 퀄컴 스냅드래곤 1.5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8GB/16GB 내장 메모리, 130만 화소 전면 카메라, 8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근거리 무선통신(NFC) 등 강력한 하드웨어 스펙을 갖췄고, 넥서스 시리즈 최초로 무선 충전 기능을 탑재했다. 뿐만 아니라 크리스탈 리플렉션 공법이 적용된 후면 디자인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연출해 사용자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안드로이드 코드명 | 젤리빈(Jelly Bean, 안드로이드 4.1)
| 빠른 반응속도와 터치감을 보여준 넥서스 5(Nexus 5)
넥서스 5는 구글 넥서스 5세대 격으로 LG전자와 합작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킷캣 운영체제를 탑재했다. 이번에는 배터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백그라운드 서비스와 메모리 소모량을 최소화했고, 높은 해상도에서 반응 속도와 멀티태스킹이 쉽도록 성능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또한, 이용자 인터페이스(UI)가 콘텐츠 전체를 부각시킬 수 있도록 개선되어 화면의 몰입감을 높였다. 이는 제한된 하드웨어 스펙을 가진 보급형 단말기와 같이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메시지가 아닐까. 프리미엄 수준의 하드웨어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절반 수준에 머물러 가성비가 좋은 레퍼런스 중 하나다.
넥서스 5는 넥서스 시리즈 최초로 LTE 네트워크와 손떨림 방지 기술(OIS)을 지원하는 8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Full HD(1920 x 1080)를 지원하는 4.95인치 IPS 디스플레이, 모션 추적센서가 탑재됐다. 또한 퀄컴 스냅드래곤 2.23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16GB/32GB eMMC, 근거리 무선통신(NFC), 130만 화소 전면 카메라를 내장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 빠른 반응/실행 속도를 보여줬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답지 않게 제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이슈들이 발생해 출시와 함께 환호와 실망이 교차하기도 했다.
안드로이드 코드명 | 킷캣(KitKat, 안드로이드 4.4)
| 구글 넥서스와 모토로라의 합작 넥서스 6(Nexus 6)
그 동안 구글은 4세대부터 세대의 숫자와 비슷한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는데, 구글이 선보인 6세대 넥서스에서 동일한 상황이 벌어졌다.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한 구글이 약 6인치(5.9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구글 넥서스 6를 선보인 것. 하지만 그것은 2K 해상도급인 WQHD(2560 x 1440) 해상도를 운영체제에서 지원하기 위함이었다. 여기에 최신 부품까지 더해 안드로이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정점을 찍었다. 즉, 프리미엄 단말기를 위한 포문을 연 것이다. 패블릿으로 성격을 바꾼 넥서스 6는 하드웨어 성능 향상과 함께 몸집이 더욱 커졌다.
5.96인치 AMOLED 디스플레이(WQHD, 2560 x 1440), 퀄컴 스냅드래곤 2.7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32GB/64GB 내장 메모리, 2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1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근거리 무선통신(NFC)를 탑재했다. 머티리얼 디자인, 배터리 사용시간, 사운드 및 통화 품질은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거대한 크기와 두꺼운 두께는 휴대성 측면에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안드로이드 코드명 | 롤리팝(Lollipop, 안드로이드 5.0)
| 5세대 넥서스에서 업그레이드된 스마트폰, 넥서스 5X(Nexus 5X)
종전 LG가 만든 넥서스 5의 계보를 잇는 제품이다. 넥서스 5가 보급형 단말기를 위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였던 만큼 넥서스 5X도 동일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LG전자와 합작해서 선보인 넥서스 5X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작인 넥서스 5에 비해 성능이 향상됐고, 카메라 개선, 멀티미디어 기능 강화, 그리고 지문인식 기능이 추가됐다. 마시멜로 운영체제에서 응용 프로그램별 권한 통제를 할 수 있도록 바꾼 터라 쓸 데 없는 정보 요구에 대응할 수 있게 됐고, 이용자가 쓰고 있는 응용 프로그램에 필요한 정보를 곧바로 찾아내는 나우온 기능도 추가했다. 하지만 단말기에 손떨림 OIS 모듈과 무선충전 기능이 제외된 것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부 제품에서 디스플레이가 누렇게 뜨는 오줌 현상이 발생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넥서스 5X는 5.2인치 IPS 디스플레이(FHD, 1920 x 1080), 퀄컴 스냅드래곤 1.8GHz 쿼드코어+1.5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16GB/32GB 내장 메모리,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1230만 화소 후면 카메라, 근거리 무선통신(NFC)를 내장했다. 다만, 전작 대비 제원이 비약적으로 좋아진 것이 아닌 데다 보급형치고 출고가가 높아 넥서스 시리즈의 장점인 가성비가 조금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USB 타입 C를 채택한 첫 넥서스 단말이다.
안드로이드 코드명 | 마시멜로(Marshmallow, 안드로이드 6.0)
| 프리미엄 넥서스 시리즈로 거듭난 넥서스 6P(Nexus 6P)
구글은 넥서스 5와 넥서스 6를 통해 보급형 단말기와 프리미엄 단말기로 구분을 했었다면, 이 번에는 투트랙 전략(보급형-프리미엄)으로 각각 초점을 맞췄다. 넥서스 시리즈 최초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가 참여해 프리미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넥서스 6P’를 선보였다. 넥서스 6P의 이름은 넥서스 6의 뒤를 잇는 제품이라는 것과 함께 프리미엄(Premium)의 P를 의미한다. 지문 인식 같은 전반적인 기능은 넥서스 5X와 비슷하지만, 재질과 후면 디자인 등 만듦새에서 차이가 나고 일부 촬영 기능도 다르다. 5X와 함께 발표되었음에도 국내 출시가 지연돼 구입 예정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넥서스 6P의 스펙을 살펴보면, 5.7인치 Super AMOLED 디스플레이(WQHD, 2560 x 1440), 퀄컴 스냅드래곤 2GHz 쿼드코어+1.5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32GB/64GB/128GB 내장 메모리, 8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1230만 화소 후면 카메라, 근거리 무선통신(NFC), 지문인식 모듈 등 탑재되어 있다. 넥서스 6P도 충전과 데이터 전송을 위해 USB 타입 C를 채택했고,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의 모든 기능을 담고 있다.
안드로이드 코드명 | 마시멜로(Marshmallow, 안드로이드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