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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드래곤 820, 성능 빼고 봐야 할 변화들

2015년은 퀄컴의 역사에서 지우고 싶은 한 해일 것이다. 화려한 비상을 꿈꿨으나 불타는 용이 되어 날아오르지 못한 스냅드래곤 810 탓이다. 발열이 논란의 중심에 섰을 때 기술적인 소화기 대신 말만으로 그 열을 식히려 했던 게 화근이었다. 하지만 결국 퀄컴은 스냅드래곤 810의 발열을 기술적으로 해결하면서 조금씩 불을 꺼나갔다. 그리고 불이 붙지 않을 새로운 스냅드래곤 820을 11일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아마 많은 이들은 스냅드래곤 820이 더 강력한 성능을 가졌을 거라 믿을 것이다. 실제로 퀄컴이 정식 발표 이전까지 조금씩 공개했던 스냅드래곤 820의 정보들은 대부분 성능과 관련된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스냅드래곤 820을 탑재한 스마트폰에서 기대해야 하는 것은 성능이 아닐 수도 있다. 어떤 모바일 장치가 되던지 그 경험을 끌어올릴 또 다른 그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802.11ad, 더 강해지는 무선 랜

스냅드래곤 820의 처리 성능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무선 랜 이야기를 꺼내는 게 조금은 낯설 듯하다. 하지만 스냅드래곤 820이 차세대 무선 랜을 더 앞당길 수 있는 기술을 넣는 점에 대해선 짚고 가야 한다. 사실 지금도 802.11ac 무선 랜 표준을 보편적이라 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퀄컴은 스냅드래곤 820에서 새 무선랜 표준 802.11ad를 넣는다. 802.11ad는 2.4GHz와 5GHz 등 비면허 주파수 대역외에 60G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최고 7Gbps의 전송 대역폭을 확보할 수 있는 무선 랜 기술이다. 비록 전송 거리가 짧아지는 단점이 있지만, 무선 랜 성능을 끌어 올림으로써 모바일 장치의 4K 컨텐츠 스트리밍에 대한 대응을 준비할 수 있다.

LTE-U, 더 빨라지고 효율적인 LTE

스냅드래곤 820은 X12 LTE 모뎀을 품었다. 이미 알려진 대로 X12 모뎀은 LTE 카테고리 12의 다운로드 속도(600Mbps)와 LTE 카테고리 13의 업로드 속도(150Mbps)를 충족하는 터라 여러 주파수를 활용해 더 빠른 LTE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스냅드래곤 820은 무선 랜이나 의료 장비에서 활용하는 비면허 주파수에서 LTE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LTE-U 기술을 넣은 최초의 상업용 프로세서다. 비면허 대역을 이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LTE 전송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문제는 비면허 대역에서 쓰고 있는 무선랜과 신호 중첩이 생길 수 있다. 퀄컴은 무선 랜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수없이 많은 실험을 해왔고, 결국 그 답을 찾은 끝에 스냅드래곤 820에 넣은 상황이다.

퀵 차지 3.0, 더 빨라지는 충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장치는 언제나 배터리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때문에 항상 고성능을 내더라도 배터리를 덜 소모하는 저전력 프로세서를 내놓는 것을 가장 큰 숙제로 여기지만, 한편으로 배터리를 더 빨리 충전하는 기술을 넣기 위해 애써왔다. 스냅드래곤 820은 이 점도 놓치지 않았다. 스냅드래곤 820에 넣은 퀵 차지(Quick Charge) 3.0은 이용자가 충전을 하며 기다리는 시간을 감소한다. 퀄컴에 따르면 퀵 차지 3.0은 일반 충전 보다 4배 더 빠르고 종전 퀵 차지 2.0보다 38% 더 빨리 충전을 끝낸다. 외신에 따르면 스냅드래곤 820의 발표에 앞서 이 기술을 적용한 HTC One M9에서 실험한 결과 35분 만에 80%의 배터리를 충전했다고 한다.

스펙트라 카메라 ISP, 저조도에서 더 좋은 사진 촬영과 관리

대부분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촬영 기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을 퀄컴이 모를리 없다. 때문에 퀄컴은 스냅드래곤 820에서 이미지 처리 능력을 더 강화했음은 물론이다. 이용자가 더 나은 이미지를 남길 수 있도록 14비트 이미지 센서를 쓸 수 있도록 한데다 위상차와 콘트라스트 AF를 모두 쓰는 하이브리드 AF, 다중 센서 융합 알로리즘 등을 적용한 스펙트라 카메라(Spectra Camera) ISP를 얹었다. 이에 더해 촬영한 이미지를 관리하는 데 좀더 효율적인 제로스 기술도 적용한다. 제로스는 퀄컴의 머신러닝 기술 중 하나로 이미지 내 정보를 각종 정보를 분석해 특정 요소가 있는 이미지만 빠르게 선별할 수 있다.

센스 ID와 스마트 프로텍트, 더 나아지는 보안성

이번 발표에서 퀄컴의 보안 항목에는 전에 없던 기술들이 상당히 많이 들어갔다. 개인 정보가 많은 스마트폰에 대한 위협으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퀄컴이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센스 ID와 스마트 프로텍트다. 센스 ID(Sense ID)는 퀄컴식 터치 ID지만, 예사롭지 않은 기술이다. 여느 터치식 지문 센서와 달리 센스 ID는 지문을 인식하지만 터치는 하지 않는다. 그저 터치 센서 가까이 손가락을 올리기만 해도 지문을 알아챈다. 이 기술은 손가락에 물기가 묻었거나 터치 센서를 버튼 식으로 만들지 않아도 작동한다. 스마트 프로텍트(Smart Protect)는 머신 러닝을 활용한 보안 기술로 다양한 멀웨어(Malware)를 찾아내고 침입을 막는다. 종전에 한번도 보고되지 않은 유형의 멀웨어도 프로세서가 예측하고 그 위협을 미리 예방하는 능력도 갖췄다.

원문 | CHiTS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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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칫솔(PHILSIK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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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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