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형 가상 현실을 즐기려면 기본 하드웨어인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이하 HMD)가 필요하다. 미국 시각으로 9일 막을 내린 CES에는 몰입형 가상 현실을 즐기기 위한 HMD가 다수 등장했다. 무엇보다 CES에 등장한 HMD는 지난 해 말 출시했거나 올해 정식 출시를 앞둔 신제품들이 대다수여서 본격적인 몰입형 가상 현실 시장을 이끌 제품들이다. CES에 등장한 몰입형 가상 현실 제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
오큘러스 리프트 + 터치(Oculus Rift + Touch)
오큘러스는 지난 해 개발자용 오큘러스 리프트를 들고 CES 전시장을 찾았다. 올해는 개발자 버전이 아니라 오는 3월부터 정식 판매할 제품을 갖고 CES에 왔다. 이미 사전 주문을 받고 있는 오큘러스 리프트는 개발자 버전보다 훨씬 다듬어진 모양새에 더 높아진 해상도(2160×1200)와 정확한 중앙 센서를 갖춘 것이 특징. 오큘러스 터치는 독특한 모양새에도 실제 손으로 다루는 것 같은 효과를 내도록 설계됐으나 실제 출시는 미뤄졌다. PC에서 제어할 필요 없이 오큘러스 리프트를 쓴 채 앱을 구매하거나 실행할 수 있는 허브까지 모두 갖췄다. 전파 인증 관계로 한국내 출시는 미정인 상태다. 자세한 이용기는 ‘오큘러스 리프트 정식 버전, 개발자용과 많이 다르네?‘ 참고하기 바란다.
HTC 바이브 프리(Vive Pre)
종전까지 PC VR 분야에서 오큘러스 리프트의 경쟁자로 인식되지 않았지만, 이번 CES에서 그 생각을 완전히 바꿔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HTC 바이브는 지난 해 MWC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에 CES 무대 데뷔는 올해가 처음이다. 하지만 MWC에서 공개했던 첫 번째 버전이 아니라 두 번째 모델, 바이브 프리를 들고 왔다. 해상도를 오큘러스 리프트와 같은 2160×1200으로 올려 화질을 보강했을 뿐만 아니라 복잡했던 케이블을 조금 정리해 착용할 때 불편을 줄였다. 컨트롤러도 더 세련된 형태로 만든 데다 센서 오류도 줄였다. 다만 아직 개발 중인 제품이라 앱의 실행은 PC를 통해서만 된다. 거의 제자리에서 해야 하는 오큘러스와 달리 일정한 공간을 움직일 수 있다. 오는 4월 출시할 HTC 바이브 프리의 자세한 이용기는 ‘HTC 바이브 쓰고 히말라야를 등반해보니…‘ 참고하기 바란다.
플레이스테이션 VR(Playstation VR)
소니는 지난 해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위한 가상 현실 HMD인 플레이스테이션 VR을 공개한 뒤 지난 해부터 대형 행사에서 줄곧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올해 CES에도 이를 알리기 위해 가장 깊숙한 전시 공간에 작은 체험존을 운영했는데, 체험용 제품들은 지난 해 발표된 것과 형태나 제원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 4개의 전용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 게임의 다양성을 보여주려 했다. 플레이스테이션 무브라는 막대 형태의 컨트롤러를 이용하는 플레이스테이션 VR은 올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나 정확한 가격은 발표되지 않았다.
OSVR(Open Source VR)
게임 기어 전문 업체인 레이저(Razor)도 OSVR(Open Source VR)을 CES 전시 공간에 가져다 놨다.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같은 VR HMD로 개발자 버전을 내놓고 홍보하는 중이다.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 바이브에 비하면 해상도는 920×1080으로 조금 낮지만, 리프레시율이 120Hz로 높아 떨림이 적은 것이 강점. 오픈 소스라는 특이한 요소 때문에 립모션 같은 제스처 컨트롤이나 눈동자 추적, 이동 위치 추적 같은 재주를 추가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또한 PC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와 맥OS X로도 개발할 수 있다. 아직 개발자 버전에 불과하지만, 정식 버전도 오큘러스 리프트의 절반 가격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확한 출시일은 공개되지 않았다.
기어 VR(Gear VR)
삼성이 지난 해 말 기어 VR 정식 버전을 발매했고 이번 CES에서도 공개했다. 갤럭시 S6 시리즈와 노트5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스마트폰 VR로 하드웨어만 삼성이 판매하고 오큘러스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공유한다. 지난 해 발표한 것과 동일하다.
유센스 임프레스 파이(uSense Impress PI)
유센스 임프레션 파이는 겉보기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모바일 VR과 비슷하다. 단지 HMD 앞쪽에 있는 두 개의 카메라와 3개의 센서로 전방의 피사체를 촬영하거나 사물을 감지해 VR 안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카메라와 센서 앞에 손을 올리면 그 손 모양이 똑같이 VR에 표시된다. VR 안에서 두 손을 모두 볼 수 있고, 약간 늦긴 하지만, 실제 손가락의 움직임을 제법 정확하게 따라 화면에 표시한다. 유센스 임프레스 파이는 올 여름 출시 예정이고 가격은 모델에 따라 달라질 예정이다.
앤트VR(ANTVR)
중국의 오큘러스, 앤트VR은 CES에서 PC와 모바일용 두 가지 VR을 들고 나왔다. 이 가운데 PC용 HMD가 이들의 핵심 제품이다. PC용 앤트VR은 작은 방 안에서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 있다. HMD 전방의 적외선 카메라로 바닥에 깔아 놓은 패드의 선을 읽어 이용자의 위치와 방향을 알아챈다. 가상 세계를 조작할 수 있는 전용 컨트롤러도 준비한 앤트VR은 올 여름에 300~400달러에 정식으로 발매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