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중국 쇼핑몰을 통해 스마트폰을 직접 구매하려고 했던 이들은 지오니(Gionee)라는 이름이 전혀 낯설지 않을 것이다. 아주 값비싼 스마트폰은 아니지만, 단통법을 피해 값싸게 구매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스마트폰 브랜드 가운데 이들도 포함돼 있어서다. 지오니가 MWC에 부스를 차린 것은 아마도 이번 MWC가 처음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사실 오포(Oppo)를 제외하고 바르셀로나에서 한번 부스를 차렸던 중국 업체 가운데 이듬해 다시 만난 것은 사실 거의 기억에 없는 편이다.
때문에 지오니도 MWC를 스쳐 지나가는 중국 업체가 아닐까 싶어 그 호기심을 접고 이들의 제품만 보고 갈 심산으로 잠시 들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오니가 공개한 제품 이야기를 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게 됐다. 왜냐면 MWC 2016에서 공개한 지오니 S8(Gionee S8)은 3D 터치를 적용한 스마트폰이기 때문이다. 3D 터치는 스마트폰을 누르는 압력을 감지해 해당 앱을 실행하기 전 기능을 먼저 선택하거나 다른 옵션을 고를 수 있는 것으로 아이폰 6, 아이폰 6S에 적용된 이후 안드로이드 계열의 스마트폰은 아직 적용되지 않았다.
네 귀퉁이를 좀더 직각 형태로 만들긴 했으나 곡률만 조정하면 곧바로 아이폰으로 변신할 것 같은 지오니 S8은 만듦새는 그럴 듯하다. 풀메탈 바디에 부드러운 커버 글래스의 완성도만 보면 이곳에 나와 있는 다른 중국산 스마트폰보다는 더 높은 수준이다. (심지어 아이폰을 완전히 복사한 듯한 HTC A9보다 더 낫다)
하지만 지오니 S8의 3D 터치를 직접 다루기 전까지는 그냥 만듦새 좋은 스마트폰에 불과하다. 아이폰에서 그랬던 것처럼 지오니 S8을 켠 뒤 홈 화면 아이콘을 조금 센 힘으로 누르자 S8에 살짝 떨림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메뉴를 띄운다. 아이폰 6 시리즈에서 보던 것과 별 차이 없는 방식으로 메뉴들이 나타난다. 전화나 연락처는 새로운 연락처 등록을, 일정은 오늘의 일정이나 수행 과제 등록을, 음악은 재생과 검색을, 파일 탐색기는 이미지나 동영상만 곧바로 찾는 메뉴가 3D 터치 메뉴로 뜬다. 지오니 S8의 3D 터치는 생각보다 더 정확하고 빠르게 반응했다.
물론 모든 앱에 3D 터치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D 터치는 아직 아직 안드로이드에서 정식 기능으로 도입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기능은 지오니가 운영체제를 손질해 내장한 것이어서 서드 파티 앱은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 지오니 S8의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이나 이를 기반으로 amigo라는 자체 시스템을 얹었기 때문에 기본 응용 프로그램에 대해선 3D 터치 기능을 쓸 수 있다.
지오니 S8은 풀HD(1920×1080) 해상도의 5.5인치 화면과 미디어텍 헬리오 P10 옥타코어 프로세서, 4GB 램, 64GB 저장 공간 등을 갖췄고 배터리는 3000mAh를 담았다. 출시는 3월로 예상되고 있고, 언어 지원에 한국어는 제외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