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19일이다. 지금까지 숱한 발화 사고를 일으킨 갤럭시 노트7의 교환을 시작하는 바로 그날이 왔다. 언제 불붙을지 몰라 불안한 마음을 졸이며 살아야 했던 지난 날들로부터 해방의 날이 온 것이다. 그러니 눈에 활자를 새겨진 듯 느낄 만큼 수많은 뉴스의 반복된 설명서를 본 당신은 갤럭시 노트7을 이제 교환하러 갈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19일부터 교환이라고 시끄럽게 떠들었으니 당연히 될 거라는 믿음과 함께…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다른 법이라 했던가. 이동통신사가 아닌 삼성 스토어 같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주문한 이들의 바람은 오늘 이뤄질 것 같지 않다. 온라인에서 샀는데 교환 받을 수 없어 좌절을 겪은 이들이 오늘 한 트럭이다. 갤럭시 노트7 교환이 차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도 있지만, 모든 곳이 그렇진 않다. 온라인 구매자들의 유일한 교환처인 삼성 디지털 프라자도 그렇지 못한 곳 중 한 곳이다. 물론 오늘 교환을 시도해봐도 좋다. 다만 이 글은 읽고 가라.
오늘 교환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아마도 19일에 당신이 교환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면 그것은 매우 순진한 생각이다. 당신이 아무리 일찍 샀어도, 당신이 그토록 신뢰하는 삼성 스토어 모바일에서 구매했어도 소용 없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를 했어도 구매 사이트에 따라 오늘 교환 가능한 대상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1차는 11번가, 삼성전자 임직원몰, 삼성 패밀리넷 VIP 등급이 우선 교환 대상이다. 삼성 스토어 모바일에서 구매한 이용자들은 23일 또는 24일 이후에 문의하는 게 좋을 것이다.
참고로 온라인 구매자들은 가까운 삼성 디지털 프라자에서 교환 받을 수 있다. 물론 지금 가더라도 교환 받을 수 없을 것이다. 디지털 프라자에 들어온 교환 물량은 세발의 피에 불과한 수준이다.
해피콜을 받은 적 없다면 가지 마라
삼성전자는 추석 연휴 전 온라인 쇼핑몰에서 갤럭시 노트7을 구매한 이들에게 교환을 안내하는 해피콜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만약 삼성전자의 해피콜을 받지 못했다면 교환하러 갈 필요가 없다. 삼성전자는 이 해피콜을 받은 이들의 제품만 새로운 갤럭시 노트7의 교환 대상임을 확인하는 전산망에 등록하는데, 해피콜을 받지 못했다면 전산에 제품 정보를 기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전산에 제품 정보가 없으면 현장에서 교환 확인 대상에서 자연적으로 제외되므로 제품을 교환 받을 수 없다. 그러니 해피콜을 받은 적 없다면 오늘 갈 필요가 없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언제 해피콜을 당신에게 걸게 될 지 나도 모른다.
반드시 패키지까지 가져가라
누군가 쓴 기사에서 그랬다. 교환하러 갈 때 패키지는 두고 본체만 들고 가도 된다고.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에서 산 이들에게는 다른 이야기다. 삼성 디지털 프라자에 갈 때 갤럭시 노트7은 물론 패키지까지 가져가라. 이게 의외로 중요한 일이다. 안 그러면 허탕칠 수 있다. 왜냐고? 앞서 교환 대상 제품이라 하더라도 전산에서 해당 제품이 등록되어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갤럭시 노트7을 쓰고 있었다면 뒤쪽에 붙어 있는 제품 번호를 떼어냈을 터. 그렇다면 해당 제품이 전산에 등록된 것과 일치하는 정보를 찾을 수 없다. 전산과 대조할 정보가 없으면 교환할 수 없는 것 불보듯 뻔한 일이다. 그러니 패키지를 전부 챙겨가라. 그게 확실하다.
예약 따위는 취급하지 않는다
갤럭시 노트7이 너무 좋아보여 예약까지 해가며 구매를 했어도 교환은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다. 일단 물량이 없는 상태에서 예약을 받지 않는다. 물량이 있다면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기는 하지만, 없는 상황에서 먼저 바꿔주는 순서를 매기지 않는다. 더구나 온라인 구매자들의 유일한 교환처인 삼성 디지털 프라자는 당신이 온라인에서 예약 구매를 했다고 먼저 교환해 주지 않는다. 앞서 말한 대로 온라인 구매자들이라 해도 구매처에 따라서 교환 순위가 밀린다. 여기에 디지털 프라자는 매장에서 판매한 구매자들에게 먼저 교환을 실시한다. 즉, 온라인 구매자들 중 우선 순위에 있어도 결국 매장 판매 고객에게 교환 순위가 밀린다는 이야기다. 교환 순위가 밀리는 상황에서 무슨 예약을 받겠는가? 현장 상담원과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꿈도 꾸지 마라.
상담원에게 화풀이하지 말자
아마 오늘 헛걸음을 한 이들 중 상당수는 상담원의 멱살을 붙잡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담원들도 알고 보면 피해자일 수밖에 없다. 그들도 19일 아침이 되어서야 본사의 교환 지침을 들었으니까. 19일부터 교환인데 19일 아침에 교환 관련 지침을 전달하는 것만 봐도 이번 교환이 얼마나 준비성 없이 진행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고객에게 확실한 교환처와 교환 날자를 지정했다면 현장에서 교환을 해주는 상담원들의 일처리도 훨씬 수월했을 텐데, 무턱대고 19일부터 교환해주겠다고 했으니 이 현장 상담원들이 무슨 수로 감당하나? 욕을 바가지로 퍼부어줄 곳은 상담원이 아니라 이렇게 허술한 교환 정책을 만든 삼성 본사의 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