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쉴드 TV를 쓰고 있는 이용자 중 한 사람으로써 2세대는 어떤 모습에 어떤 능력을 갖출 것인지 늘 궁금했다. 허나 1세대가 출시된 지 1년이 지난 이후에도 새로운 쉴드 TV의 등장에 대해선 늘 잠잠했다. 쉴드 포터블이나 쉴드 태블릿의 후속 제품도 출시하지 않았기에 엔비디아가 쉴드 TV까지 포기할 것이라는 생각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무렵, 신형 쉴드TV가 CES 2017의 엔비디아 키노트에 등장했다.
하지만 CES2017 기조 연설에서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소개한 2세대 쉴드 TV는 1세대와 접근법에서 차이가 있다. 1세대는 안드로이드 기반 홈 엔터테인먼트 장치로써 기능과 서비스를 준비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TV를 기본으로 삼았지만, 엔비디아는 자체적으로 넷플릭스를 통합했고,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가 있는 PC와 엔비디아 서버에 있는 게임을 스트리밍으로 즐기는 게임 스트림, 지포스 나우 등을 싣고 있었다.
반면 2세대는 4K HDR로 영상을 보완했고, 홈 허브 능력을 더 강화했다. 2세대 역시 안드로이드TV 운영체제를 똑같이 싣고 있지만, 구글 홈처럼 음성으로 구글 음성 비서를 호출하는 재주를 더했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종전 쉴드 TV에서 썼던 엔비디아 테그라 X1을 그대로 쓰고 있다.
하지만 기조 연설에서 봤던 쉴드의 모양새가 1세대와 거의 같아서 갖게 된 의아함은 엔비디아 부스에서 실물을 확인한 뒤 금세 풀렸다. 엔비디아 부스에서 본 쉴드TV는 크기가 눈에 띄게 작아진 때문이다. 면적은 종전 쉴드의 절반이고, 두께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얇기 때문이다. 1세대와 똑같은 기하학적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크기만 줄여 놓은 셈이다.
크기는 작아도 단자는 거의 다 있는 듯하다. USB 3.0 두 개, HDMI, 유선 랜 연결 단자는 그대로 남아 있다. 다만 이전 세대에 있던 마이크로 USB 슬롯을 제거했다. 안드로이드TV 운영체제는 USB 단자 형태의 플래시 메모리를 저장 장치로 쓸 수 있으므로 굳이 마이크로 SD 카드를 쓰지는 않는 듯하다.
사실 이번 2세대 쉴드 TV 발표에서 확제가 된 것은 쉴드 스팟이다. 쉴드 TV는 안드로이드 TV를 통해 구글 음성 비서를 활용할 수 있고, 쉴드 TV와 무선으로 연동한 쉴드 스팟이 가까운 곳에 있으면 그 자리에서 구글 홈을 불러내 이것저것 물어보거나 지시를 할 수 있다. 골프공과 야구공 사이의 크기인 쉴드 스팟은 별도 어댑터를 연결하지 않고 그냥 콘센트에 꽂으면 곧바로 작동하도록 단순한 모양새다. 이 쉴드 스팟은 마이크와 스피커, 쉴드와 연결할 수 있는 무선 랜을 내장했다.
또 하나 달라진 점은 쉴드 컨트롤러다. 새로운 쉴드 컨트롤러는 매끈한 유선형 디자인을 버리고 마치 폴리곤 그래픽처럼 서로 다른 모양의 삼각형을 이어붙인 듯 면을 최대한 살려 모양을 만들었다. 홈과 돌아가기, 옵션 버튼의 위치도 앙쪽 손잡이 사이로 바꿔 이전보다 훨씬 다루기 편해진 듯보인다.
엔비디아 부스에 있는 2세대 쉴드 TV 전시 공간에는 PC에서 스트리밍되는 PC 화면을 띄워두고 직접 스트리밍 게임을 해볼 수 있도록 해 두었다. PC에서 스트리밍 게임인데도 PC에서 즐기는 것처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플레이됐다. 다만 현장의 네트워크 상황이 좋지 않아 무선으로 연동하기는 쉽지 않은 듯 유선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전반적으로 이전 쉴드 TV보다 더 나은 성능으로 보기보다 더 확장된 개념을 적용한 것이 이번 쉴드 TV의 특징으로 보인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고, 지금 사전 주문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