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또는 내달 초 프리뷰2의 공개를 앞두고 있는 ‘안드로이드 M’의 첫째 개발자용 프리뷰 1을 넥서스5에 먹인 것은 지난 달 구글 IO 직후였다. 안드로이드 M 프리뷰 1의 설치 작업을 끝낸 뒤 좀더 분석할 새도 없이 곧바로 컴퓨텍스 취재를 위해 비행기를 타야만 했던 터라 자세한 이야기는 돌아온 이후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다만 컴퓨텍스를 떠날 때 하나의 실험을 걸어두었다. 컴퓨텍스를 둘러보고 돌아올 때까지 안드로이드 M 프리뷰1을 올린 넥서스5가 과연 살아있느냐를 보기 위한 것이었다. 안드로이드 M에서 예상한 배터리 소모량이라면 컴퓨텍스에서 돌아오는 4일까지 너끈히 버틸 수 있는 것으로 나와서다. 안드로이드 M이 장치의 배터리 성능을 대폭 끌어올렸다지만, 나흘 이상 버틸 수 있을지는 돌아와 확인해야만 했다.
실험은 매우 간단했다. 완충한 넥서스5의 무선 랜을 끄고, 3G만 켠 상태로 가만히 놔둔 것 뿐이다. 무선 랜보다 이통망 환경에서 배터리 소모가 더 많으므로 일부러 이런 환경으로 놔둔 것이다. 5월 31일 저녁 7시부터 실험을 시작한 이후 컴퓨텍스에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켠 넥서스 5는 여전히 팔팔했다. 물론 배터리의 상당 부분을 생존을 위해 써버렸지만, 여전히 상당한 여유를 남기고 있던 터다. 비슷한 시기에 안드로이드 5.1로 올린 넥서스 6의 배터리가 하루를 넘기지 못하는 것과 상당히 비교되는 장면이다.
때문에 지금껏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흥미로운 게 아니라 이제는 얼마나 더 버틸지가 궁금해지는 차에 재충전 대신 그대로 하루나 이틀을 더 두고 지켜봤다. 틈틈이 배터리 상태를 확인하다 결국 이틀이 지나서야 충전해달라는 메시지가 떴는데, 충전 케이블을 뺀지 거의 일주일 만의 일이었다. 앞으로 나올 프리뷰 2나 프리뷰 3에서도 안드로이드 M 프리뷰 1 수준의 배터리 성능을 유지할 지는 말할 수 없지만, 일단 의외의 부분에서 기대감을 높인 것은 사실이다.
안드로이드 M 프리뷰 1의 변화는 사실 배터리만은 아니다. 기본 런처의 변화도 눈여겨 볼만하다. 그동안 구글은 새로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낼 때마다 개선된 기본 런처를 내놨다. 지난 롤리팝은 홈 화면과 앱서랍의 구분을 최소화하는 형태로 바꿨는데, 여전히 앱을 구분하기 힘든 앱서랍은 불편한 존재였다. 안드로이드 M은 앱서랍을 또 바꿨다. 아마도 스마트폰에 한정되는 부분일 수도 있는데, 앱서랍의 스크롤 방식을 가로로 넘기는 페이지 단위가 아닌 세로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철자별로 앱의 항목을 분류한 것이다. 이는 철자별로 앱을 구분하고 있는 윈도폰과 비슷한 방법이지만, 불편했던 기본 런처의 변화는 일단 괜찮은 방향으로 바뀌었다. 앱서랍 맨 위에 가장 최근 실행한 앱 목록을 표시하는 것도 추가했다. 더불어 넥서스 5에 올린 안드로이드 M은 기본적으로 밝은 테마지만, 개발자 모드에서 어두운 테마(Dark Theme)로 바꿀 수 있다. 화면 방식에 따라 좀더 효율적인 테마를 선택할 수 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롤리팝에서 음량 버튼에 통합했던 알림 모드를 분리한 점이다. 롤리팝에서 볼륨 버튼을 조정할 때 알림을 받을지 말지 선택했던 알림 모드를 작업 표시줄로 떼어내고 대신 음량 조절은 시스템과 알림, 미디어 등 실제 소리의 크기를 조절하는 것으로 손을 봤다. 음량에 통합된 알림 모드 탓에 제때 알림을 확인하지 못하는 문제는 이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USB 관련 기능이 대폭 늘어난 것은 눈여겨볼 점이다. 배터리 충전이나 데이터 전송 모드에 USB 이더넷(랜), 오디오 소스, 미디 모드 등을 선택할 수 있어 다채로운 장치를 연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OTG 기능이 있는 USB 메모리를 꽂았을 때 발견했다. 이제 USB 메모리를 이를 내부 메모리처럼 쓸 수 있게 된 것. 이를 이용하면 내장 메모리에 설치한 앱을 내부 저장소로 포맷한 USB 메모리에 옮겨도 별 차이 없이 앱을 실행할 수 있다. 단 USB 메모리를 읽고 쓰는 데 드는 소비 전력 만큼 배터리 소모는 좀더 늘어나겠지만, 이제 내장 저장 공간이 적은 스마트폰을 쓰는 이용자들의 답답함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넥서스 5에서 확인한 안드로이드 M의 특징들이다. 아직 앱의 자동 백업 기능과 앱 실행 권한 선택은 안드로이드 M 프리뷰 1에서 확인할 수 없는 기능들이다. 지문 인식도 지금까지 나온 넥서스 제품들에 없는 기능이어서 테스트할 수 없었다. 안드로이드 페이도 마찬가지. 비록 몇몇 핵심 기능은 여전히 확인할 수 없고, 큰 변화가 없는 듯보여도 직접 겪은 느낌은 제법이다. 안드로이드 M 프리뷰 2, 프리뷰 3가 얼마나 큰 변화를 담을 지는 모르지만, 프리뷰 1만으로도 롤리팝의 실수들은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음을 보여준 듯하다.
원문 출처 : 블로그 chits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