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더 많은 램을 넣으려는 업체들의 신경전이 부쩍 늘어났다. 이 신경전에 마침표를 찍을 제품이 MWC상하이에 등장했다. 그런데 전통적인 스마트폰 제조사가 만든 스마트폰이 아니다. TV 플랫폼 사업자인 LeTV가 내놓은 플래그십 LeTV 1 Pro다.
LeTV 1 Pro는 생각보다 좋은 부품들로 채워졌다. 2.5GHz 스냅드래곤 810에 32/64GB 내장 공간, 1300만 화소 손떨림 방지 후면 카메라와 4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그리고 3000mAh의 대용량 배터리까지 어디하나 빠지는 것은 없어 보인다. 화면 크기는 5.5인치, 해상도는 2560×1440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앞서 말한 대로 램도 4GB다. 심지어 충전 단자는 USB-C다. 이용자가 바라는 부품은 몽땅 우겨 넣은 것이다.
문제는 만듦새다. 이 모든 것을 담고도 모양새까지 좋다면 이렇게 소문이 나지 않았을 리 없다. 하지만 과식을 한 모양인지 약간 두껍다. LeTV 1 Pro의 모양새가 이상한 것은 아니지만, 세련미가 넘치진 않는다. 앞쪽 화면 위아래의 하얀 테두리로 어딘가 찜찜하다. 마치 아주 얇은 필름을 입힌 듯한 듯 미세하게 어색하다. 아래쪽 하얀 테두리는 홈버튼과 돌아가기 버튼이 숨어 있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안드로이드 5.0 롤리팝을 개조한 런처를 올렸는데, 이리저리 돌려보니 어디서 본듯하다. 그렇다 iOS와 닮은 구석이 많다. 빠른 설정을 할 때, 앱을 전환할 때 iOS와 비슷한 그래픽 인터페이스가 툭 튀어 나온다. ‘아마 착각일 거다’, ‘똑같은 게 아닐거다’ 정도의 세뇌가 필요하다. 그래도 움직임은 부드럽다. 값은 500달러. 부품만 보면 그만한 가치를 느낄 것이고, 제조사를 보면 애매하다. 이곳에는 중국 TDD용으로 개발한 제품 뿐이지만, FDD 용 제품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