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두 개의 패키지가 있다. 둘다 기어 S2의 패키지다. 안에 들어 있는 것은 물어보나마나 기어 S2다. 하지만 이름만 같을 뿐인 다른 기어 S2다. 각각 블루투스 버전과 3G 버전이다.
“블루투스와 3G, 무슨 차이가 있겠어?” 이런 생각은 당연하다. 우리는 그 둘의 차이를 본 적이 없으니까. 이름만 다를 것 같은 두 제품이건만, 한 자리에 놓고 볼수록 다른 점이 튀어 나온다.
기능에 대해 할 말은 기어 S2 3G가 좀더 많다. 하지만 착용감이나 휴대성 등 상대적인 느낌은 기어 S2 블루투스 버전도 할 말이 적지 않다. 때문에 두 개의 기어 S2를 한 자리에 가져다 둔 채 같고 다른 점을 짚어 봤다.
똑같네?
‘42.3×49.8mm vs 44.0×51.8mm’. 두 기어 S2의 패키지를 열었을 때, 정말 똑같은 제품이라고 생각했다. 시계 화면의 모양만 보면 블루투스 모델과 3G 모델의 차이를 알 방법이 없다. 면적은 기어 S2 3G가 블루투스 모델보다 미세하게 넓지만, 한눈에 알아차릴 정도는 아니다. 적어도 여기까지만 보면 두 제품에 아무런 차이가 없는, 단지 통신 기능의 차이 정도로만 받아들일 수도 있다.
헉, 두께!
‘11.4mm vs13.4mm’. 블루투스와 3G 버전의 기어 S2를 상자에서 꺼내자마자 ‘생각보다 작은데?’와 ‘어라, 왜 이리 두껍지?’라는 상반된 생각이 머릿 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앞서 얇은 블루투스 모델을 구입해 적응하다가 다시 두꺼운 3G 모델을 쓰게 된 게 영향을 미친 것도 있겠지만, 어쨌든 두께는 두 제품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요소다. 제원상 두께는 2mm 밖에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두 제품을 옆에서 볼 때 전혀 다르게 보인다. 물론 약간의 착시 현상도 있다. 기어 S2 3G의 테두리가 블루투스 모델보다 좀더 얇은 데다 아래쪽으로 더 불룩한 모양새라서 더 두꺼워 보이는 것이다. 어쨌거나 다른 두께는 그냥 보이는 것 이상의 차이가 있다.
아, 스피커…
‘스피커 없음 vs 스피커 있음’. 사실 기어 S2 블루투스 모델을 먼저 사서 쓰다가 다시 3G를 산 데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블루투스 모델에 스피커가 없어서다. 스피커가 꼭 필요하냐고? 모두에게 그런 건 아니다. 단지 기어 S를 쓸 때 운전 중에 걸려온 전화를 받는 스피커폰으로 써왔던 터라 이 기능을 쓰지 못하면 왠지 서운할 것 같았다. 때문에 스피커폰을 위한 스피커는 필수였다. 문제는 기어 S2 블루투스에 스피커가 없어서 스피커폰으로 쓰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3G를 산 것이다. 기어 S2 3G의 왼쪽 바닥면에 스피커가 있다. 그런데 스피커의 유무에 따라 골프 나비 같은 일부 앱의 이용 경험도 달라진다.
착용감마저…
’47g vs 51g’. 기어 S2 블루투스와 3G의 무게다. 고작 4g 밖에 차이나지 않는데 피부에 느껴지는 무게감이 다르다. 솔직히 기어 S2 블루투스도 크기에 비하면 묵직한데, 기어 S2 3G는 통신 모듈과 좀더 큰 배터리를 넣은 터라 좀더 무겁다. 문제는 무게와 시계줄의 높이가 달라 착용감도 다르다는 점이다. 기어 S2 블루투스는 바닥면과 시계줄이 거의 같은 높이에 있어 손목에 착 달라붙어 흔들리지 않는다. 반면 기어 S2 3G는 아래 부분이 항아리 바닥처럼 좁아지는 데다 시계줄이 더 위쪽에 있어 손목에 완전히 들러붙지 않는다. 시계와 손목 사이에 넓은 틈이 벌어질 정도다보니 본체가 흔들리면 그 무게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어쨌든 땀 차는 정도는 블루투스나 3G가 비슷하긴 하다.
시작 화면도…
‘기어 S2 로고 vs 이통사 로고’. 간단히 말하면 장치를 시작할 때 블루투스는 기어 S2 로고만, 3G는 기어 S2 로고와 이통사 로고가 뜬다. 참고로 블루투스 모델은 삼성 스토어와 KT, LG U+에서 판매하고, 3G 모델은 SKT만 판매한다. SKT가 단독 판매하는 기어 S2 3G의 정식 명칭은 ‘기어 S2 밴드’다. 부가세 포함 월 1만1천 원짜리 아웃도어 요금제를 개통해야 한다. 이 요금제는 이용자의 스마트폰을 연동하지 않고 쓸 수 있다.
아이콘 개수가…
’22개 vs 19개’. 기어 S2 3G와 블루투스에 기본으로 들어 있는 앱 아이콘의 수다. 다른 앱을 설치하지 않고 순수하게 들어 있는 앱만 추려낸 것이다. 블루투스보다 3G에 더 많은 앱이 더 많은 이유는 3개의 이통사 앱이 사전 설치돼 있어서다. T쉐어링과 멜론, 티맵 대중교통 등 이통사와 그 자회사의 서비스앱이 미리 깔려 있다. 멜론은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티맵 대중 교통은 GPS와 연동해 버스 정류장 정보와 버스 노선 정보에 따른 버스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설정 화면의 아이콘 숫자도 다르다. 기어 S2 3G는 5개, 기어 S2 블루투스는 3개 뿐이다. 방해금지, 음량, 밝기 조절 아이콘은 공통으로 아이콘이고, 착신 전환과 무음 모드 아이콘은 3G 모델만 들어 있다.
전화 받으려면…
‘직접 통화 가능 vs 불가’. 스마트폰에 전화가 걸려왔을 때 기어 S2에서 전화 받기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기어 S2 블루투스는 스마트폰을 들고 통화해야 한다. 마이크만 있을 뿐 스피커가 없어서 소리를 들을 수 없어서다. 전화 걸기도 기어 S2 블루투스로 걸 수 있지만, 결국 스마트폰을 들어야만 한다. 반면 기어 S2 3G는 스마트폰을 들지 않고 통화를 할 수 있다. 마이크와 스피커를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통화 기능이 필요한 이들은 기어 S2 3G를, 필요 없다면 기어 S2 블루투스를 선택하면 된다.
어라? 배터리가…
‘300mAh vs 250mAh’. 기어 S2 3G와 블루투스의 배터리 용량은 이처럼 다르다. 50mAh면 이 작은 덩치에서 적지 않은 차이다. 그런데 배터리가 많다고 꼭 오래 간다는 법은 없다. 기어 S2 3G의 데이터를 항상 쓰도록 옵션을 켜두고 기어 S2 블루투스와 배터리 소모를 비교하면 위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딱 12시간 동안 측정한 것이다. 기어 S2 3G를 쓰는 이용자는 반드시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3G 데이터를 쓸 수 있지만, 이렇게 ‘광탈’이 일어나는 현상이 지속되는 것은 개선해야 할 문제다.
원문 | chits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