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만들어 왔던 대만의 회사다. 초창기 레퍼런스 폰을 담당할 정도로 안드로이드 폰을 매력적으로 만들었던 HTC지만, 요즘 성적표를 가끔씩 들여다보는 기자조차 안타깝게 여겨질 정도로 좋지 않다. 한때 국내에 지사를 두고 사업을 했을 때도 있지만, 지금은 사무실을 내놓고 떠난지 오래된 터라 이제는 소비자에게 낯선 브랜드가 되었다. 그런데 스마트폰만 만들 줄 알았던 HTC가 지난 해 뜬금없이 액션캠 제품을 출시했다. RE 카메라(RE Camera)라는 이름과 함께 잠망경을 닮은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이다.
출시 당시 가격은 199달러. 액션캠으로는 결코 싼 것도, 그렇다고 터무니 없이 비싼 것도 아닌 가격으로 출시했다. 단지 이 제품은 시대를 잘못 만났다. 액션캠에 관심은 있었으나 이어진 중국산 액션캠이 큰 인기를 끌면서 RE 카메라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졌다. 지난 달 하순, 공식 홈페이지에서 50불에 판매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뒤에야 다시 관심이 생겨 미국에서 주문했다.
RE카메라는 기본적으로 IP57, 하단 클립을 끼우면 IP58 등급의 방수, 방진을 지원한다. 따라서 별도의 액세서리는 구매하지 않았다. 아래에 삼각대와 연결할 수 있도록 공용 나사 부분이 있어서 액세서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흰색, 주황색, 군청색, 민트색이 있지만, 군청색인 다크 네이비(Dark Navy)를 받았다.
본체, 핸드 스트랩, USB 케이블, 고정 클립, 간단한 설명서가 HTC RE 카메라 구성품의 전부이다. RE 카메라 내부엔 8GB 마이크로SD 카드가 들어있다. 이용자가 쓰는 카메라에 연결할 수 있다. 방수를 지원하다 보니 마이크로SD 카드를 빼기 쉽지 않다. 그러나 RE 카메라는 별도의 앱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쉽게 옮길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따라서 마이크로SD 카드를 뺄 일이 생각보다 적었다.
아래엔 마이크로SD 카드를 넣는 부분 외에도 공용 삼각대 나사, 그리고 마이크로 5핀 USB 단자가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충전기로도, 보조 배터리로도 충전할 수 있어서 활용성은 높은 편이다. 다만 삼각대나 셀카봉에 연결한 상태로 충전하긴 어렵다. 이는 RE 카메라가 지원하는 타임랩스 기능을 충분히 쓰기 어렵게 한다는 단점이 있다.
렌즈 밑에 모드 선택을 위한 버튼과 렌즈 뒷부분에 셔터 버튼이 있다. 모두 2개의 버튼으로 동작하고 셔터 버튼을 한 번 누르면 사진 촬영, 길게 누르면 동영상 촬영과 같이 쉽게 작동할 수 있다. 그립 센서를 넣어 이용자가 RE 카메라를 손에 쥐면 자동으로 켜지는 구조다. 따라서 빠르게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별도의 액정이 없는 대신에 셔터 버튼 안쪽과 모드 선택 버튼 아래쪽에 작은 LED가 있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빨간색 불이 점멸하면 동영상을 찍고 있다는 표시다. 앱을 이용해 셔터 소리를 완전히 끌 수 있으며, 이럴 때는 제대로 촬영하고 있는지 LED로 확인해야 한다. 세세한 설정은 앱을 이용해서 할 수 있다.
앱을 이용하면 RE 카메라의 라이브 뷰 기능으로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다. 사진과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으로 복사할 수도 있다. iOS와 안드로이드 모두를 지원하므로 쉽게 앱을 내려받아 RE 카메라와 연결할 수 있다. RE 카메라로 촬영한 동영상을 아이패드로 불러와 간단히 편집을 끝내고 SNS에 올려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카메라는 1,600만 화소 카메라며, 동영상은 1080p 30fps로 촬영할 수 있다. 화질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어디에서든지 부담없이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봉된 핸드 스트랩과 핸드 클립은 위처럼 연결할 수 있다. 손목에 걸고 다니면서 그때그때 사진과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RE 카메라는 가볍게 한 손에 쥐기 좋은 형태다. 다른 액션캠 제품보다 단단하게 잡을 수 있어 조금만 신경 쓰면 괜찮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셔터 스피드가 빠른 편이 아니라 사진이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만 주의하면 괜찮은 제품이다. 아직 많은 결과물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여행 등 여러 환경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듯. 이 다음 글에서 쓸만하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정말 바랄 게 없을 듯하다.
원문 | Rein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