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IFA 2015에서 에이서(acer)는 차세대 게이밍 제품인 에이서 프레데터(acer Predator) 시리즈를 공개했다. 프레데터 시리즈는 게임에 특화된 제품으로 데스크톱, 노트북, 태블릿, 모니터 제품군으로 나뉜다. 그런데 프레데터(Predator)라는 이름을 보고 있자니 또 다른 프리미엄 게이밍 제품인 에얼리언웨어(Alienware)가 떠오른다. 컴퓨터 업계에서 ‘에얼리언 대 프레데터’의 대결이라… 정말 싸움을 붙여 보면 재미는 있을 듯하다. 어쨌거나 지금은 프레데터를 만날 시간이다. 지난 11월에 출시한 프레데터 15가 2준 전 기자 앞으로 날아왔다.
다른 15인치 노트북보다 훨씬 큰 몸집을 갖춘 에이서 프레데터 15. 그러나 그 안에 들어간 사양을 생각하면 이만한 몸집이 이해가 간다. 에이서 프레데터 15에는 6세대 인텔 코어 i7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16GB DDR3L 램을 탑재했다. 저장공간으로는 PCIe 512GB SSD와 7200RPM 1TB HDD를 동시에 장착해 넉넉한 공간과 더불어 빠른 처리 속도를 자랑한다. 내부에는 추가 SSD 슬롯을 지원해 추가로 SSD를 설치할 수도 있다. 15인치 디스플레이에 엔비디아 지포스 GTX 980M을 넣어 그래픽 성능을 끌어올렸고, 스피커와 서브 우퍼까지 넣어 게임 환경에서 중요한 그래픽과 사운드 모두를 잡았다.
연결 단자도 다양하게 지원한다. 기기 왼편에는 전원 단자와, 두 개의 USB 3.0 단자, 마이크와 이어폰, SD 카드와 교체 가능한 ODD를 담았다. 오른편에는 USB C타입 및 선더볼트 3 단자와 전원 충전 기능이 있는 USB와 일반 USB 3.0 단자가 있고, HDMI 단자와 외부 디스플레이 단자, 기가비트 인터넷까지 지원하는 이더넷 포트와 켄싱턴 잠금장치까지 지원한다.
특이한 점은 왼쪽의 외장 ODD이다. ODD를 쓰지 않을 때는 별도로 제공하는 냉각 모듈 팬으로 교체할 수 있다. 냉각 모듈 팬을 연결하면 프레데터 15 내부 온도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프레데터 15의 무게는 8셀 배터리를 포함해 3.4kg에 이른다. 에이서는 배터리를 8시간 정도 쓸 수 있다고 밝혔으나 고성능 게임을 돌릴 때 8시간을 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정적인 작업을 위해선 별도 어댑터를 함께 들고 다니는 게 좋다. 별도 어댑터는 부피도, 무게도 상당하다. 프레데터 15를 이동용으로 쓰는 것은 그리 권장하고 싶은 바가 아니다.
모니터를 들면 프레데터 15의 키보드와 트랙패드가 보인다. 프레데터 15는 옆에 숫자 키패드까지 풀타입으로 갖췄다. 한가운데 전원 버튼이 있고, 그 왼쪽으로는 프로그램 키가 있다. 프레데터 15에 설치된 프레데터센스(PredatorSense) 프로그램을 이용해 이 키를 조작할 수 있다. 기본 설정된 기능으로는 외장그래픽 카드 이용, 스타팅 키 조절, 외장 팬 이용, 미디어 모드, 게임 바(Game Bar) 실행 등이 있다.
트랙패드 오른쪽에 있는 작은 버튼도 눈에 띈다. 이 버튼은 터치패드와 윈도우 키를 잠글 수 있는 버튼이다. 밑에 LED가 달려있어 초록불이 들어올 때는 터치패드와 윈도우 키를 쓸 수 있으나, 빨간 불이 들어오면 터치패드와 윈도우 키가 잠긴다. 게임 플레이 중에 실수로 윈도우 키를 눌러 바탕화면으로 돌아오는 걸 방지하는 기능이다.
몇 가지 작업을 하면서, 그리고 게임을 하면서 프레데터 15의 키보드를 이용했다. 키감은 매우 만족스럽다. 적당한 깊이에 탄성이 있어 경쾌하게 키보드를 입력하는 맛이 있다. 키보드를 누르다 보면 계속 누르고 싶어지는 기분이 들 정도로 경쾌하다. 게임에 많이 쓰이는 W, A, S, D와 방향키는 다른 색으로 처리해 눈에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전원을 켜면 모든 키 밑에 백라이트가 켜진다. 기본적으로 숫자 키패드는 파란색 백라이트가, 나머지 키에는 빨간색 백라이트가 켜진다. 전체적으로 검은 톤의 프레데터 15 제품과 잘 어울린다. 이 백라이트는 프레데터센스 프로그램으로 이용자가 설정할 수 있다. 색부터 일부분만 켜고 끌 수 있다.
프레데터센스는 에이서 프레데터를 구매하면 기본적으로 설치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작업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CPU 주파수와 내부 온도, 팬 속도를 점검하는 기능 키에 앞서 말한 하드웨어 기능 설정부터 미리 저장해둔 단축키를 저장할 수도 있고 화면에 표시되는 색감을 조절할 수도 있다. 외장 팬의 활용은 물론이거니와 LED까지 조절할 수 있다.
프리미엄 게이밍 노트북이니만큼 몇 가지 게임을 설치해서 플레이해보았다. 물론 별도의 무선 마우스를 연결했다. 에이서 프레데터의 트랙패드는 나쁘지 않지만, 아직 트랙패드로만 게임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오래된 게임부터 최신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까지 에이서 프레데터는 문제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엔비디아에서 지원하는 지포스 익스피리언스(Geforce Experience)를 이용하면 에이서 프레데터로 즐길 수 있는 가장 최적의 게임 설정을 맞춰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구형 데스크톱에서 느끼지 못했던 ‘영화같은 그래픽’을 에이서 프레데터에서 느낄 수 있었다. 세밀한 표현이 게임 분위기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에이서 프레데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에이서 프레데터에서 제공하는 화면 모드도 몰입감을 더한다. 일반 모드와 게임 모드를 비교하면 그 색감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반응속도 역시 뛰어났다. 빠르게 시야를 바꾸는 도중에도 버벅거리지 않고 부드러운 화면의 흐름을 볼 수 있었다. 더 뛰어난 성능을 느끼고 싶다면 기능 키를 통해 외장 그래픽카드를 항상 사용하도록 설정하면 된다. 대신에 그만큼 발열이 심해지고 배터리 소모량도 늘어난다. 최대 성능으로 아낌없이 게임을 플레이하자 약 2시간 여 만에 배터리 경고 메시지를 받았다.
세밀한 표현까지 놓치지 않은 그래픽이 현실감을 살린다면, 서브우퍼를 이용한 사운드는 현장감을 생생히 전달한다. 배경음악과 그 사이 효과음이 기분 좋은 조화를 이룬다. 노트북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라고 생각지 못한 음향이다.
경쾌한 키보드는 여기에 양념을 더한다. 키 반응속도는 빠른 편이고, 게임 캐릭터는 이용자가 키보드를 누르는 대로 반응한다. 빠른 키 반응속도와 높은 성능이 만난 결과이다. 적당한 깊이의 키보드는 이용자가 어떤 키를 눌렀는지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해 게임의 조작감을 높인다. 그래픽, 사운드, 키보드 조작감이 맞물려 게임의 즐거움을 높인다. 완벽한 삼위일체다.
게임을 하다 보면 노트북이 점차 뜨거워지면서 팬이 활발하게 돌기 시작한다. 팬 부분에 손을 가져가면 미지근한 온풍이 느껴진다. 그만큼 빠르게 열을 배출한다는 이야기다. 강력한 팬은 에이서 프레데터의 내부 온도를 효과적으로 관리한다. 에이서 프레데터는 팬을 일정 시간마다 역방향으로 돌려 먼지가 유입되는 걸 방지하는 더스트 디펜더(Dust Defender) 기능을 탑재했다. 더스트 디펜더 기능은 먼지가 기기 내부로 들어가 컴퓨터 성능을 저하하는 것을 방지한다.
에이서 프레데터는 이처럼 공기를 이용한 냉각. 즉, 공랭(空冷)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일정 수준 이상 온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관리해 성능 저하를 방지한다. 이를 통해 에이서 프레데터는 스로틀링을 방지하고 늘 한결같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에이서 프레데터는 프리미엄 게이밍 노트북이다. 게임을 위한 강력한 성능을 갖췄다. 그리고 이는 다시 말해, 어떤 작업을 하더라도 끄떡없는 능력을 갖췄다는 이야기이다. 그래픽 작업부터 미디어 감상, 그리고 단순한 인터넷이나 문서작업까지 어떤 작업을 하더라도 에이서 프레데터는 만족스러웠다. 가격만 허락한다면, 곁에 두고 데스크톱 대용으로 쓰고 싶어질 정도로 매력적인 제품이다. 에이서 프레데터15의 기본 가격은 270만원대. 연1회 무상 클리닝 점검 서비스를 포함한 AS를 2년 동안 받을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