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지 않다고는 해도 여전히 변화를 거듭하는 PC 시장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PC 제조사들은 지금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PC 제조사들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지 속속 방향키를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PC 전략을 수정한 에이수스 역시 방향키를 돌리고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쳤다. 에이수스 코리아가 수정된 PC 전략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23일 오전 더 플라자 호텔에서 가진 신제품 발표회다. 그동안 가격 대비 성능 측면의 PC 전략과 부분적인 프리미엄 제품을 보완하는 정도에 그쳤던 에이수스가 국내에서 이 두 부문의 비중을 뒤바꾸기 위한 전략의 실행을 알린 것이다.
신제품 발표에 앞서 에이수스 코리아의 실적을 공개한 제이슨 우 신임 에이수스 코리아 지사장
에이수스는 이 제품 발표회에서 올해 상반기 국내 실적을 공개했다. 에이수스에 따르면 지난 해 상반기 대비 32%나 뛰어올랐다. 아직 하반기 실적은 알 수 없으나 지난 상반기 실적만 놓고 볼 때 눈길을 끄는 성장세다.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지역도 컨슈머 제품 부문의 판매 1위에 올랐고, 중국도 레노버에 이어 2위까지 올랐다.
에이수스는 이러한 실적 급증의 배경에 프리미엄 제품군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게이밍 PC 브랜드인 ROG와 프리미엄 PC 브랜드인 젠 PC를 투톱으로 앞세운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프리미엄 제품들은 시장조사기관 IDC가 침체된 PC 시장에서 성장의 돌파구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고성능 제품군에 속해 있다. 결과적으로 예상된 시장의 성장에 맞춰 에이수스도 이제 더 집중해야 할 타이밍을 잡을 때가 된 것이다.
지난 해 상반기와 비교해 한국에서 32%의 성장률을 기록한 에이수스
문제는 에이수스의 인지도다. 에이수스가 PC를 아는 이들에게는 알려졌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에이수스 코리아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때문에 에이수스는 그냥 제품을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젠북과 ROG에 확실한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미지를 심기 위해 움직이기로 했다.
에이수스가 추구하는 프리미엄 전략은 아주 색다른 것은 아니다. 먼저 PC를 아는 이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하이엔드 제품의 가치를 일반 이용자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만들기로 했다. 지난 주 국내에서 처음으로 용산에 에이수스 브랜드샵을 연 것도 그러한 기회를 위한 첫번째 시도다. 에이수스 코리아는 분기마다 1개의 브랜드 샵을 추가로 열 계획이고, 앞으로 서울만 아니라 부산도 브랜드샵을 열 예정이다. 더불어 에이수스 브랜드를 대중에게 좀더 친숙하게 알리기 위해 트로트 가수 겸 방송인 홍진영 씨를 에이수스 홍보 모델로 계약하고 이미 새로운 젠 시리즈와 ROG 제품의 홍보를 위한 모델 촬영을 마쳤다.
에이수스의 젠북 플립 UX360. 360도 회전하는 제품으로 동급 13인치 플립 제품군 중에서 가장 가볍다
에이수스 코리아는 이러한 프리미엄 전략을 수행할 두 개의 신제품인 젠북 플립 UX360과 젠 올인원 PC를 이날 공개했다. 젠북 플립 UX360은 화면을 360도 뒤집어 접으면 태블릿과 노트북 등 4가지 모드로 쓸 수 있는 플립형 노트북으로 메탈 바디에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이다. 젠 올인원 PC는 3D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올인원 PC로 한자 ‘사람 인’(人)자를 형상화한 스탠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인텔 리얼 센스 카메라 등 최신 PC 기술을 모두 넣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잘 어울리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수스 코리아는 이날 발표회에서 젠 브랜드의 PC 제품군을 제외하고 또 다른 프리미엄 제품군인 ROG와 관련한 제품이나 구체적인 전략은 내놓지 않았다. 이와 관련한 별도의 질문에서 에이수스 코리아는 ROG는 에이수스 프리미엄 브랜드의 또 다른 축인 만큼 독특한 ROG 제품군의 색상을 기반으로 하는 다른 유형의 브랜드샵을 준비할 뿐만 아니라, ROG만 전담하는 별도의 서비스 체계도 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가수 겸 방송인 홍진영 씨가 에이수스 광고 모델로 활동할 예정이다
에이수스 코리아가 이처럼 프리미엄 중심으로 브랜드 전략을 수정하기로 했지만, 당장 대중적인 브랜드를 접는 것은 아니다. 비보와 같은 가격 대비 성능을 강조한 제품들도 지속적으로 출시한다. 단지 해마다 대중적인 제품 브랜드를 조금씩 낮추고 프리미엄 제품 브랜드의 비율을 높이면서 조정하면서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에이수스 코리아는 “종전 가격에 비해 성능이 좋다는 말을 들었다면, 앞으로 프리미엄 성능을 가진 제품에서 가격이 좋다는 말을 듣도록 하겠다”는 것이 에이수스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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