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DIY 사이트로 잘 알려진 ‘아이픽스잇(iFixit)’이 터치바가 장착된 맥북프로를 분해했습니다. 앞서 분해된 터치바 미탑재 모델과 차이점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터치바를 장착하면서 부품들의 자리 이동도 많았습니다.
아이픽스잇의 분해 사진을 보면, 터치바를 갖춘 맥북프로는 팬이 2개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RAM에 이어 SSD까지 로직보드에 고정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다. 이는 이전처럼 사용자가 SSD를 사서 수리 또는 업그레이드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처음 제품을 구입할 때 SSD 용량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분해기에 따르면 256GB의 플래시 스토리지는 샌디스크(SanDisk), 8GB RAM은 삼성 제품입니다.
스피커 그릴에 관련된 부분도 흥미롭습니다. 터치바 탑재 맥북프로를 밖에서 보면 키보드 양옆에 스피커 그릴이 있습니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 보면 실제 스피커는 팜레스트 하단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제한된 공간 안에서 비교적 큰 스피커를 장착하면서도 내부에 빈 공간을 만들어 울림을 더욱 좋게 하려는 의도입니다.
이 같은 사실은 애플 웹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애플에 따르면 스피커가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되면서 다이내믹 레인지는 2배, 최대 볼륨은 58% 더 증가했고, 저음도 이전 세대 대비 2.5배 증가했습니다. 단, 아이픽스잇은 스피커 그릴은 ‘장식용’일 뿐이며 실제 소리는 케이스 측면에 있는 통풍구를 통해 흘러 나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스피커 설계 방식 때문에 손해를 본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배터리 용량입니다. 터치바 탑재 13인치 모델의 배터리 용량은 49.2Wh(4,312mAh)로 터치바 미탑재 모델(4,718mAh)과 비교시 10% 적고, 이전 세대(6,559mAh)보다는 무려 30%까지 차이를 보입니다. 물론 저전력 스카이레이크 칩을 사용한 덕분에 전작과 배터리 시간이 비슷하거나 더 뛰어나다는 벤치마크도 올라오고 있지만, 실제 사용자들이 체험할 배터리 성능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후기가 쌓여야 확실히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아이픽스잇은 프로세서와 램, SSD가 메인보드에 납땜처리 되어 있고, 배터리와 스피커 등 많은 부품에 강력한 접착체가 사용됐다며, 터치바를 장착한 맥북프로가 지금까지 나온 노트북 중에서 가장 수리하기 힘든 제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디스플레이 역시 베젤에 용접되어 있기 때문에 조그만 문제라도 생기면 상판 전체를 교체해야 합니다. 배터리를 분리하려면 주위 케이블이 끊어질 가능성이 큰 것도 수리의 장애물입니다.
터치바 역시 고장이 날 경우 자가 교체가 어렵고, 터치ID 센서가 내장된 전원버튼은 지문자료가 저장된 T1 칩과 짝을 이루기 때문에 전원 버튼이 깨지거나 고장 나면 오로지 애플을 통해서만 수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로직보드를 통째로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터치ID가 달린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놀랍지 않게도 수리용이성 점수는 10점 만점에 1점! 이는 터치바 미탑재 모델이 받은 2점보다도 더 낮은 것입니다. 터치 바 등 수리를 방해하는 요소들의 강도가 더 커졌고, 터치바 미탑재 모델과 달리 SSD조차 교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자가 수리가 어렵기로 정평이 난 맥북에어도 수리용이성 점수가 4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 점수가 얼마나 낮은 것인지 실감이 되실 듯합니다.
그 밖에 터치바를 장착한 맥북프로의 분해기는 아이픽스잇 사이트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참조
• iFixit – MacBook Pro 13″ Touch Bar Teardown
•Apple – MacBook 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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