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7에 위치한 필립스 부스는 각 분야별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는데 그 중 가장 눈에 가는 건 스마트폰 화면을 크게 보여둔 전동 칫솔이었다. 지금도 일반 칫솔을 사용하는 나에게 전동 칫솔은 아직도 낮선 존재이고 거기에 블루투스와 앱 지원은 ‘이게 정말 전동 칫솔에 필요한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나보고 직접 사용해보란다. 그래서 한 번 써봤다.
새로운 칫솔 헤드를 장착하고 간단한 가이드를 들은 뒤 정면의 화면을 보면서 이를 닦기 시작됐다. 왼쪽, 오른쪽, 중앙 세 군데로 나누고 위, 아래 두개로 나뉘어 총 6곳으로 나눠서 하게 되는데 각 부분마다 2분의 시간을 준다. 칫솔은 힘을 측정해서 치아에 너무 세게, 또는 약하게 놓지 않도록 알려주며 45도 각도로 위치하지 않으면 쥐는 각도를 수정하라고 알려준다. 말했다시피 전동 칫솔은 난생 처음 쓰는거라 어떤 느낌일지조차 감을 잡을 수 없었는데 키자마자 느껴지는 강한 진동에 조금 놀랐고 그걸 치아에 대고 살살 움직이면서 적당히 유지하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겉과 속을 2분 안에 닦으려니 생각보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때도 있었으나 어느정도 적응이 되고나니 남은 부분은 적당히 시간을 분배하며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 닦기가 끝나니 화면에는 제대로 닦지않은 곳을 보여주면서 다시 닦을지를 물어봤다. 패스를 하니 그 뒤엔 치실을 썼는지 등 아주 어머니가 내 뒤에 대고 이를 닦았는지 물어보듯이 확인한다. 솔직히 처음 경험하는 데도 이렇게 귀찮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하지만 이를 닦고 물로 헹구니 확실히 일반 칫솔로 썼을 때보다는 뭔가 다른 느낌적 느낌? 뭔가 더 깨끗해진 느낌이 드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 칫솔을 사용하면 치석 제거도 가능하다는데 닦으면서 느낀 강도를 생각하면 정말로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시연으로 깨달은 게 있다면 전동 칫솔은 확실히 살만한 물건이라는 것이다. 물론 더 써봐야 아는 문제겠지만 확실히 내가 일반 칫솔로 닦았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다. 이걸로 관리하면 치과에서 스케일링에 쓸 돈을 어느정도 절약할 수 있지 않을까? 충치가 생길 확률도 적어지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그와 함께 스마트폰 연동이 정말 필요한걸까?라는 생각도 같이 하게된다. 지금은 반반인데 우선 잔소리처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하라고 코칭해주는 게 좋으면서 싫다. 내가 지금까지 해온 칫솔질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과 최근 기술 덕분에 치과 의사한테 잔소리를 듣지 않고도 단순히 스마트폰으로 어떻게 이를 닦아야 하는지 배우고 트래킹 할 수 있다는 점. 좋지 않은가? 하지만 그와 함께 이를 닦을 때 계속 스마트폰을 봐야 한다는 점과 코칭(또는 잔소리)를 계속 봐야 한다는 점은 단점으로도 다가온다. 거기에 비싼 가격은 덤. 미국에서 현재 $199에 팔리고 있다. 과연 이만한 금액을 내고 스마트폰 연동이 되는 진동 칫솔을 사는 게 맞는 것일까?
언급한 기능 외에도 강도 조절, 구역별 치아 상태 설정 등 여러 잡다한 기능은 비싼만큼 많이 들어있다. 다만 치아 상태 설정은 일일히 넣어야 하는거라 조금 번거로운 면이 있을 것 같고 추가로 구입 가능한 입냄새 솔루션은 신경 쓰이는 사람이라면 관심이 갈만한 부분. 하지만 여전히 전동 칫솔에 200 달러나 줘야 하는지, 그리고 블루투스 연결로 스마트폰으로부터 잔소리를 듣는 게 좋은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