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새소식 > 티맥스의 OS 재도전…집념인가, 아집인가

티맥스의 OS 재도전…집념인가, 아집인가

tmax

 

티맥스소프트(대표 장인수)가 운영체제(OS) 개발에 다시 도전한다. 회사 측은 30일 OS 개발을 위해 별도의 신규 법인 티맥스오에스(대표 박학래)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09년 티맥스윈도로 쓰디쓴 실패를 맛본 후 6년만에 공식적으로 OS개발을 다시 추진하게 됐다. 그 동안 티맥스는 기업회생절차(워크아웃)를 경험하는 등 적지 않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사실 티맥스소프트의 OS재도전은 이미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티맥스 측은 지난 2012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내부적으로 OS 개발 조직을 꾸렸다. 다만 2010년 삼성SDS에 티맥스윈도를 개발하던 ‘티맥스코어’를 매각할 당시 일정 기간 동안 OS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계약을 맺어 외부적으로 노출을 조심해왔을 뿐이다. 하지만 지난 10월 약속한 기간이  끝남에 따라 ‘공식적으로’ OS 개발에 다시 나설 수 있게 됐다.

아마주어리즘의 상징 ‘티맥스윈도’의 추억

2009년 7월 7일. 국내 IT업계의 이목은 ‘티맥스소프트’에 집중됐다. 이날은 ‘티맥스윈도’가 대중에 처음 공개되는 날이었다. 회사 측은 이날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에서 대대적인 행사를 개최하고 티맥스윈도를 발표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베타테스트 수준에도 못 미치는 완성도의 OS다. 시연에서 동영상은 뚝뚝 끊겼고, 스타크래프트를 실행했는데 클릭한 후 2~3초 후에 반응이 나타났다.

http://play.tagstory.com/player/TS00@V000338313@S000000200

도대체 무슨 용기로 이런 수준의 소프트웨어를 대중에 공개했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였다. 티맥스윈도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와의 100% 호환성을 주창했는데, 이를 두고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하지도 않고 이제 와서 그런 OS를 만드는 것이 무슨 소용이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또 오픈소스를 도용한 것 아니냐는 강한 의혹도 일었다.

처참한 발표 행사 이후 회사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티맥스윈도가 세상에 등장한 지 1년 후 티맥스소프트는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새로운 OS는 어떤 모습일까

unnamed이런 상황에서 티맥스소프트가 OS에 재도전 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어떻게 보면 대단한 집념이고, 다른 면으로 보면 아집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OS 사업에 또다시 실패할 경우 겨우 살아난 회사의 명예가 크게 훼손될 가능성도 있다. 티맥스윈도로 인해 티맥스소프트라는 회사의 브랜드 가치는 이미 크게 떨어졌는데 한 번 더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더이상 회복 불가능한 불신에 빠질 지도 모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회사 측이 OS를 포기하지 않는 것은 회사의 대주주인 박대연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최근 이 회사를 퇴사한 한 직원은 “박 회장의 지시로 OS 개발이 다시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새 OS는 모바일과 PC, 태블릿 등 멀티 디바이스 환경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의 운영체제로 다양한 디바이스에 설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PC와 태블릿, 모바일 OS를 하나의 경험으로 제공하는 것과 유사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회사 측은 공식적으로 새로운 운영체제의 모습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고 있다. 티맥스소프트는 12월 중 기자간담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베일에 가린 새로운 회사 ‘티맥스오에스’

새롭게 설립되는 ‘티맥스오에스’라는 회사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현재까지 티맥스소프트는 이 별도 법인의 지분 관계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티맥스소프트의 자회사로 설립되는 것인지, 아니면 티맥스소프트와는 지분관계가 없는 독립 법인으로 설립될지 알려진 바가 없다.

과거를 통해 유추해보자면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오에스는 지분관계가 없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박대연 회장의 오랜 전략 중 하나가 티맥스소프트와 지분관계가 없는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티맥스소프트의 미래로 평가되는 티맥스데이타는 사실 티맥스소프트의 계열사가 아니다.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데이타는 대주주(박대연 회장)가 같은 관계사일 뿐이다. 양사간의 지분관계는 거의 없고, 티맥스소프트가 티맥스데이타의 총판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삼성SDS에 매각한 운영체제 회사 ‘티맥스코어’도 마찬가지였다. 이 회사 역시 티맥스소프트와는 지분관계 없이 박대연 회장이 별도로 설립한 회사였다. 때문에 이 회사의 매각 대금 역시 티맥스소프트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다.

이런 모습은 티맥스소프트 주주들의 큰 원망을 사왔다. 사실 티맥스데이터의 DB나 티맥스코어의 OS는 초기에 티맥스소프트에서 주도해 개발된 것들이다. 하지만 티맥스소프트의 자산으로 잡히지 않고 주주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 일각에서는 “박대현 회장의 배임 행위”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티맥스소프트 관계자는 “신설 법인의 지분관계에 대해서는 12월 기자간담회에서 공식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글/ 바이라인네트웍크 심재석 shimsky@byline.network

Shougo.KIM
글쓴이 | SHOUGO(Sang Oh Kim)

일본에 살았습니다. 일본을 좋아합니다. 오타쿠 아닙니다.
IT기자 생활을 했습니다. IT를 좋아합니다. 오타쿠 아닙니다.
shougo.kim@techg.kr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