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북스 콘텐츠를 읽을 수 있는 전용 단말기 ‘리디북스 페이퍼’의 1차 출시 후 벌써 3주라는 시간이 지났다. 기자와 마찬가지로 2차 출시를 기다리는 이들도 적지 않은 상황일 것이다. 기다림에 지쳐 좀더 앞서 제품이라도 구하기 위해 중고장터를 기웃댄 이들은 헛고생 했을 터. 그만큼 리디북스 페이퍼 제품을 구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리디북스 페이퍼는 신과 같다. 왜냐하면 있다고 믿지만, 눈에 보이진 않기 때문’이라는 농담이 떠오르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드디어 리디북스 페이퍼를 구매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구매에 실패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1.5차 판매 일정이 며칠 전 공개되었기 때문. 리디북스는 오늘부터 1차 구매 불발자에게 결제 창을 열 예정이다. 1.5차 판매일까지 있었던 리디북스 판매 오류에 대한 경과와 앞으로의 출시 일정을 정리해봤다.
1. 10월 5일
10월 5일 리디북스 구매 사태에 따라 오후 6시까지 구매 확정 여부가 안내되었다. 곧바로 리디주식회사 배기식 대표의 이름으로 리디페이퍼 구매오류에 대한 안내와 사과문이 올라왔다.
리디북스 페이퍼 구매의 오류는 사전 예약 쿠폰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할인 쿠폰을 적용하지 않은 주문 건은 정상적으로 결제가 되고, 할인 쿠폰을 적용한 주문은 결제 오류로 구매할 수 없었다. 사전에 구매 계획이 있던 고객이 오히려 리디북스 페이퍼를 구매하지 못하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일어나게 된 상황에 대해 배기식 대표는 안내문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 혜택을 주고자 준비했던 일이 이렇게 큰 사고로 이어지게 되어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한 정상적으로 결제된 주문 건은 자동적으로 출고하기 시작한 것과 별개로 먼저 결제했으나 결제 오류가 난 주문 건은 뒤늦게 출고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즉, 먼저 주문한 것과 별도로 발송 순서가 바뀐 데다 고객센터에서 제대로 안내를 하지 못한 문제도 나타났다. 이에 대한 리디북스는 리디북스 페이퍼 결제를 시도한 고객은 성공과 실패 여부에 관계없이 리디 포인트 3만 포인트를 지급하는 보상책을 내놨다. 구매 실패자에게 5만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 것까지 포함하면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사태는 정상화되는 것 같았다.
2. 10월 6일
리디북스 고객센터 ARS 연결이 일시 중단되었다. 리디북스는 공지를 통해 1:1 문의와 메일문의가 폭주해 일반 문의에 대한 답변이 지연되고 있어, 동시에 응대하는 게 어렵다 판단해 문의 경로를 일시적으로 축소한다고 한다. 일시적으로 ARS 연결을 중단하고 1:1문의와 고객센터 메일로 접수된 고객 문의에 먼저 답변할 예정임을 밝혔다.
보상안이 밝혀진 이후부터 관련 커뮤니티 등에선 역차별 논란이 확산되었다. 구매에 성공했으나, 할인 폭이 커지면서 중고 가격에 대한 우려와 기 구매자에 대한 역차별 논란 등이 있었다. 서버 폭주로 결제 페이지에 접속조차 못한 구매 예정자는 보상 대상이 될 수 없던 점도 문제가 되었다. 그리고 주문 순서를 일일이 검수 중이라 밝혔음에도 배송 순서가 꼬이는 문제점이 지적받았으며, 이에 리디북스는 후속 공지를 올렸다.
배기식 대표 명의로 올라온 이번 안내문은 리디북스 페이퍼 결제 오류에 대한 정보를 좀더 담았다. 오류로 접수된 결제 내역이 많아 이를 모두 확인한 시간이 오후 4시쯤이었다고 밝혔다. 리디북스 측은 판매개시 전 상황으로 되돌리는 방법, 모든 결제정보를 수동으로 확인해 제품 발송, 결제정보가 확실한 주문만 배송하는 세 가지 방법 중에서 마지막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안내문을 통해서 밝혔다.
이후 리디북스 페이퍼 결제 오류 관련 메일을 보내 주문에 실패한 고객을 대상으로 특별 구매 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운영할 것임을 밝혔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판매하기 위해 생산 및 물류 일정을 당기고자 노력 중이며, 특별 판매 일정은 19일에 다시 공지할 것임을 알렸다. 그리고 사전 예약 1만원 할인 쿠폰은 다시 쓸 수 있도록 하고, 특별 5만원 할인까지 함께 적용해 리디북스 페이퍼를 구매할 수 있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후 리디북스 페이퍼 제품을 받은 소비자의 후기가 올라왔으며 제품 물리키에 대한 문제, 배터리 이용 시간과 일부 제품의 불량을 바탕으로 한 QC문제 등이 잠시 문제로 제기되기도 했다.
3. 10월 19일
리디북스 1.5차 판매 일정이 공지되었다. 상품 구매는 10월 26일 월요일 오후 5시부터 오후11시 59분까지 적용되며, 구매 후 상품 출고일은 11월 4일로 공지했다. 제품 물량이 한정된 관계로 이번 1.5차 판매는 아이디당 1대만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앞서 제공한 쿠폰의 이용 기한은 올해 12월 31일까지로 정해 이번 1.5차 판매에 구매하지 않더라도 리디북스 페이퍼를 할인받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리디북스 페이퍼 홈페이지에서 아이디를 눌러 쿠폰 적용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공지는 이용자의 이메일과 1:1 문의 내역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디북스는 공지를 통해 1.5차 이후 정식 2차 판매는 11월 16일 오후부터 예약판매 형태로 진행한다. 예약일로부터 최소 2주~4주 후 순차 출고 및 배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4. 이후의 전망
사전 수요 점검을 위한 쿠폰 발급이 오히려 구매 실패로 이어진 문제는 리디북스에게 뼈아픈 실수일 것이다. 사전 수요를 충분히 파악했음에도 예약 판매가 아닌 일반 판매를 곧바로 진행한 것도 부적절한 처사라는 지적도 있다. 문제에 대한 대처는 빨랐고, 보상정책도 파격적이었으나 이 보상안이 구매자 사이의 논란을 불러온 것은 리디북스에서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빠른 안내로 충성 고객을 붙잡으려 했으나 이번 1.5차 판매 일정과 2차 판매 일정을 밝히면서 사태가 진정세로 돌아설 지는 미지수다. 10월 5일 출시한 기기를 11월이나 12월을 넘겨서 받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지금 실제로 풀린 리디북스 페이퍼는 극히 소량의 제품 뿐인데다 한 달을 기다려도 대량으로 풀린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 12월 31일까지 쿠폰을 쓸 수는 있으나 12월에 리디북스 페이퍼가 정상적으로 유통될지도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
결국 한 달을 넘게 기다려야 하는 구매 실패자와 두 달을 넘게 기다려야 하는 구매 대상자를 어떻게 달랠 수 있느냐가 리디북스에게 남겨진 숙제지만, 지금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