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최필식 기자] 21일 끝난 LG G5 데이, 한국에서도 잘 지켜봤겠지? 솔직히 어떤 기분인지 묻고 싶기도 해. 하지만 대부분은 왠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잖아?”라고 말할 것 같아. 맞아. LG G5에 관심있는 이라면 이미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그 사진을 보았을 테니까. 바르셀로나의 LG G5 데이가 끝나고 내 손에 쥐었던 G5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여. 하지만 사진으로만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게 있잖아? 지금부터 그것들을 하나씩 풀어 볼께
사진과 실물, 많이 달라?
사람도 그렇지만 물건도 역시 ‘사진빨’이란 게 참 중요한 것 같아. 대충 찍은 사진은 결코 실물보다 낫진 않은 것은 분명해. 물론 한 눈에 반할 만큼 섹시함이 철철 넘치지는 않지만. 그저 사진으로 전할 수 없는 세밀함이 있는 것은 분명해. 데법 단조로운 모양새인데다 재질마저 빛을 삼켜버리니 지나치게 눈에 안 띄는 것은 안타까워. 단지 전혀 신경 쓰지 않은 만듦새는 아니라는 거야. 메탈을 통째로 다듬은 유니 바디만 봐도 많이 노력했지. 예술적인 모습까지 기대하긴 어려워도 최고의 무난함을 추구했다면 이상하달까?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은?
G5의 5.3인치 화면도 결코 작은 건 아니야. 다만 더 큰 화면을 가진 스마트폰이 워낙 많다 보니 이 크기가 작아 보일 뿐이지. 중요한 것은 5.3인치 화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느냐 아닐까? 그러려면 손에 잡는 안정감이 중요할 텐데, 그 부분은 제법 균형을 잡은 것처럼 보여. 모든 모서리를 둥글게 깎은 덕분이기도 하고, 메탈 재질의 부드러움도 제법 기분을 괜찮게 하거든.
음량 버튼 위치를 바꿨던데?
전원 버튼은 여전히 뒤에 있지만, 음량 버튼은 왼쪽 테두리로 옮겼지. 이것은 분명 옳은 결정이라 말할 순 있어. 만약 이번에도 뒤에 넣어야 한다는 고집을 부린 이들이 있다면 이 칭찬은 좀 아깝겠지만 말야. 다만 음량 버튼을 누르는 위치와 느낌이 약간 답답할 수도 있어. 자연스럽게 엄지를 대는 위치는 맞는데, 누르는 느낌이 조금 얕고 헷갈려. 그래도 항상 스마트폰을 들어야만 음량을 조절할 수 있던 것보다는 낫지 뭐.
카메라에 대해 이야기해 보면?
G5를 뒤에 듀얼 카메라가 있는 것은 맞아. 하지만 3D 촬영을 위한 게 아니야. V10의 전면 듀얼 카메라처럼 넓은 화각(135도)과 좁은 줌 렌즈를 골라서 사진을 찍을 수 있지. 가까이 보니 렌즈 구성은 확실히 다르게 보이더라고. 다행히 카메라는 많이 튀어 나오지 않았어. 그 아래 둥근 전원 버튼도 카메라와 거의 같은 높이로 만들어 덜 어색하더군. 다만 듀얼 카메라가 서로 다른 화각의 사진을 찍는 기능 이외에 더 달라진 건 없어. 참고로 일반 모드용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는 1천600만 화소, 광각은 800만 화소야.
항상 켜져 있는 화면, 필요해?
LG가 G5 데이를 열기 전에 올웨이즈온이라는 기능을 먼저 공개했지. 화면의 가운데 부분이 꺼지지 않고 계속 정보를 표시하는 기능이야. 물론 어두운 곳, 또는 화면 위에 있는 근접 센서를 가리면 꺼지긴 해. 어쨌거나 항상 시간을 표시하고 알림도 알려주도록 했어. 하지만 항상 켜져 있다는 것은 배터리 효율성을 걱정해야 하는 문제라서 대책이 필요했는데, IPS 디스플레이를 쓴 만큼 번아웃(화면 일부가 지속적인 잔상이 남는 현상)은 없으나 항상 켜져 있는 것에 대한 배터리 문제는 미지수로 남을 거 같아. 시간당 배터리 소모량은 0.8% 정도지만, 조금이라도 배터리를 아껴야 하는 상황에서는 부담일 수도 있을 거야.
발열, 성능 논란 없을까?
솔직히 말하면 LG G5는 퀄컴의 명예 회복을 위한 제품이기도 해. 이유는 대부분이 잘 알고 있을 거야. 발열로 인한 성능 저하 논란이 있었던 스냅드래곤 810을 쓴 G4가 큰 낭패를 봤었으니까. 그러니 LG와 퀄컴 모두 스냅드래곤 820을 쓴 G5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을 거야. 물론 성능은 뒤질 게 없긴 해. 안투투 점수가 무려 13만점을 훌쩍 넘을 정도니까. 하지만 고성능 상황에서 발열과 성능 저하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일이겠지? 참고로 램은 4GB, 저장 공간은 32GB 이상이야.
G5 추가 모듈 교체는 쉬워?
일단 더 나은 기능을 위해 LG가 G5 도입한 모듈화 기능은 의미는 있다고 봐. 덮개를 배터리를 손쉽게 교체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뱅앤올룹슨의 고품질 오디오 모듈과 컴팩트 디카처럼 사진 촬영을 손쉽게 도와주는 카메라 모듈을 추가하는 것은 제법 괜찮은 발상이거든. 물론 이 모듈의 쓰임새가 얼마나 될지는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아, 모듈 교체가 쉽냐고 물었지? 그리 어려운 건 아냐. 분리 버튼을 누르고 빼면 되니까. 물론 배터리는 분리해서 새 모듈에 붙여야 하지. 다만 분리 버튼을 눌렀을 때 그 부분이 확실하게 분리되지 않아. 아마도 버튼을 잘못 누르는 것을 대비해 그렇게 처리한 듯해. 모듈 부분을 힘주어 잡아 빼야만 하더라고. 스프링처럼 가볍게 튀어 나오길 기대하지 않는 게 좋아.
마이크로SD 슬롯도 있어?
물론 있고 말고. 덮개를 여는 방식이 아니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확장 슬롯을 버리진 않았더군. 지난 해 중국에서 쓰려고 만든 듀얼 심카드 스마트폰에서 보면 대부분은 두 개의 심카드, 또는 하나의 심카드와 하나의 마이크로SD 카드 확장 슬롯을 갖고 있었던 것과 같아. 우리나라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제발 따라해 주길 바랐던 것을 이제야 LG가 G5에 적용했더군. 어쨌든 덮개를 열지 않고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도록 만든 것과 더불어 저장 공간 확장 같은 종전의 장점을 버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환영할 부분이야.
런처, 좀 바뀌었을까?
그래, 조금은 바뀌었어. LG의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나올 때마다 대체 이 런처 인터페이스는 언제 바뀌나 싶었는데, 이제야 G5에서 바꿨더라. 이번 런처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앱서랍을 버린 것, 알림 막대에 있는 바로 가기 아이콘을 전부 고친 것 정도일 뿐이지만… 앱서랍을 없앤 건 차기 안드로이드 N의 영향이 커. 중국 업체들도 앱서랍을 버리고 있으니까. 그래도 아직도 바꾸라고 노래를 불러야 할 것들은 더 있긴 해. 그래도 이전 세대보다 좀더 세련된 느낌이랄까? 아직 메인 아이콘은 고쳐야 할 것 투성이지만, 이것만 해도 다행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