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 정말 예상하지 못한 구글의 안드로이드 업데이트가 진행되었다. 예상하지 못했다는 의미는 이것이 예고된 바 없던 데다 더구나 정식 버전이 아닌 개발자 버전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구글이 공개한 것이 바로 안드로이드 6.0 ‘마쉬멜로’를 잇는 ‘안드로이드 N’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정확한 버전과 후식 애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차기 안드로이드 N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5월에 열릴 구글 IO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다.
간단해진 테스트 방법
개발자 버전은 언제나 그랬듯이 구글이 최근 출시한 넥서스 기기(넥서스 5X, 넥서스 6P, 넥서스 9, 넥서스 플레이어, 픽셀 C, 안드로이드 원)만 지원한다. 넥서스 5는 이번 테스트 장치 목록에 없지만, 구글은 이 제품까지도 곧 테스트할 계획이다. 그런데 개발자 버전의 배포 방법이 달라졌다. 앞서 개발자들이 개발자 버전 롬을 받아 넥서스 기기에 설치해야 했는데 안드로이드 N은 구글의 개발자 프로그램 웹사이트에 접속해 본인의 구글 계정과 연결된 넥서스 기기를 테스트 기기로 추가하면 바로 무선(Over The Air)으로 설치할 수 있다. 해지 또한 같은 웹사이트에서 진행할 수 있는데 안드로이드 N에서 마쉬멜로로 돌아갈 땐 안의 데이터가 모두 지워지므로 백업은 필수다.
자잘한 인터페이스 변화
우선 설치하자마자 달라진 알림 화면이 눈에 들어 온다. 잠금 화면은 종전 카드 인터페이스를 버리고 화면에 꽉 차고 글씨가 조금 작아진 알림으로 바뀌었다.
기존 안드로이드에서도 알림을 펼칠 수 있었는데 안드로이드 N에서는 여러 알림은 하나로 확인하고 펼칠 수 있다. 그 외 알림창을 깨끗하게 날려주는 버튼이 아이콘에서 글로 바뀌었다.
알림창에서 바로 답장하는 기능도 추가되었다. 기존엔 알림을 선택해 앱으로 들어가서야 답장할 수 있었는데 이 기능이 다양한 메신저 앱에 업데이트 되면 훨씬 간편해지고 빠른 답장이 가능해질 것이다.
빠른 설정 인터페이스도 훨씬 편하게 바뀌었다. 기존엔 알림창에서 한 번 더 내려야 빠른 설정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이젠 알림창에서도 상위 5개의 버튼을 볼 수 있다. 여기서 한 번 탭하고 키거나 끌 수 있고 누르고 있으면 설정으로 들어간다. 빠른 설정 메뉴를 열면 익숙한 화면이 보이는데 다른 제조사들처럼 버튼을 추가하거나 원하는 순서로 정렬할 수 있다.
설정 앱도 자잘한 변화에 눈에 띈다 무엇보다 처음 시작하는 사용자를 위한 추천 설정이 상단에 자리잡았고 각 탭은 추가적인 정보를 볼 수 있게 바뀌었다. 다른 머티리얼 디자인 앱처럼 사이드바 메뉴도 들어가 쉽게 다른 설정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드디어 공개된 멀티 윈도 기능
안드로이드 N은 수많은 안드로이드 태블릿 이용자가 바라던 멀티 윈도 기능이 추가되었다. 앱 전환 버튼을 꾸욱 누르고 있거나 앱 전환 화면에서 앱을 끌어서 상단에 올리면 그 앱은 상단에 고정되고 하단에 실행할 앱을 고를 수 있다. 개발자 버젼임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부드럽게 움직이지만 기본 탑재된 앱 외에는 아직 대부분은 지원하지 않는다. 테스트한 넥서스6P는 화면이 작아 큰 효율을 느끼지 못했는데 픽셀 C같은 타블렛에서는 아마 새로운 기기를 사용하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첫 번째 개발자 버전이다보니 이와 같은 새로운 변화와 같이 불편함을 주는 버그도 존재한다. 새로운 기능 설명보단 테스트에 집중한 문서처럼 이는 개발자들이 테스트하는 용도로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기엔 일상 생활에서 많은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N이 어떤 모습으로 여름에 출시될지 조금의 힌트를 얻은 것만으로도 잠깐의 테스트는 꽤 재미있었다. 지금은 다시 안드로이드 6.0 마쉬멜로로 돌아가지만 다음에 다시 올릴 안드로이드 N은 뭔가 새로운 게 더 들어있지 않을까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