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한다. 소니 신제품보다는 제품 모델인 아이유가 먼저 눈에 들어왔음을. 지난 5일 있었던 소니 h.ear 신제품 발표회 이야기이다. 하지만 오해는 마시라. 그저 제품 사진을 미리 담기 위해 조금 일찍 도착했을 뿐이다. 정말 아이유를 보려고 갔던 것은 아니다. 단지 행사 취재 사진 절반에 아이유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는 게 신기할 뿐이다.
아이유가 또 다시 제품 모델로 나선 소니 h.ear 시리즈는 다섯 가지의 색상으로 출시한다. 보르도 핑크 색상의 h.ear 인 와이어리스 제품을 착용한 가수 아이유는 “여러 색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게 h.ear 시리즈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자, 이제 소니의 새 제품 이야기를 하자. h.ear 시리즈는 작년, 그리고 그 이전에 소개했던 소니의 오디오 관련 제품과 확실히 다른 디자인을 갖췄다. 특히 다섯 가지의 독특한 색상이 눈에 들어오는데, 제품을 발표하는 행사장도 그 특징을 살리기 위해 다채로운 색으로 장식했다.
간담회에서 소개된 내용이야 아주 특이한 것은 없다. 고품질 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무선 기술이 발달하면서 국내 블루투스 오디오 시장 트렌드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라는 내용이나 이러한 이용자의 요구를 위해 스타일리시 아웃도어 제품군인 h.ear의 출시는 소니에게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HRA(Hi-Res Audio)의 개념이나 이를 지원하기 위한 오디오 코덱인 LDAC, 일반 CD, MP3 음원을 HRA 수준으로 업 샘플링하는 DSEE HX 기술 등은 이미 과거 소니가 자사 제품을 출시할 때 언급했던 기능으로 놀라울 것은 없었다. 오히려 흥미로운 부분은 h.ear 제품군에 적용된 디자인 정체성을 스기야마 나오키 디자이너가 소개한 부분이었다.
h.ear 시리즈 디자인의 출발은 ‘자신의 개성과 스타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에게 어떤 제품을 제안해야 하는가?’이다. 소니는 이에 대한 대답으로 ‘“나는 오디오다”는 사실에 집중하지 않고 어떤 패션에도 어울릴 수 있는 클래식한 디자인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사람에 따라 기호가 나뉘는 부분을 모두 덜어내고 음악 재생을 위한 본질적인 요소만 남겨, 이 요소를 단순한 형태로 통일하고 단색의 톤을 부여해 만들었다.
대표적으로 h.ear go를 통해 달라진 디자인 컨셉을 살펴볼 수 있었다. h.ear go 제품에는 세 가지 컨셉을 부여했다. 첫째는 Definitive Outline으로 소니 무선 스피커의 근간인 SRS-X 시리즈처럼 XYZ축을 균등하게 잘라내, 같은 컨셉을 계승하면서 h.ear 만의 디자인 컨셉을 더해 진화를 모색했다. 둘째는 Single Shape로 제품의 구성 요소를 응축해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고자 했고, 마지막으로 Single Color Finish로 제품을 단색으로 마감했다.
hear.go의 모든 테두리는 둥글게 처리됐는데, 이는 하나의 덩어리로 압축하면서 이음새 없이 모든 요소가 일체감을 갖도록 의도한 부분이라고 한다. 이음새가 없는 견고한 덩어리로써의 질감을 강조하고 프레임과 패널을 모두 같은 톤으로 선택했다. 그러면서도 패널은 솔리드 톤으로, 프레임은 메탈 톤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상단 버튼도 자주 쓰는 버튼의 다섯 개로 압축했으며, 전원버튼에만 메탈 톤을 넣어 디테일한 요소를 살렸다.
소니 로고도 제품 전체 색상과 같은 색상을 채택해 전체적인 디자인의 일체감을 살리는 등 단순하면서도 일체감 있는 디자인을 추구했다.
비리디언 블루, 시나바 레드, 챠콜 블랙, 라임 옐로우, 보르도 핑크의 다섯 개 색상은 지금까지 쓰지 않은 새로운 색상이다. 이는 모두 중간 채도와 중간 색상을 선택한 것으로 패션 트렌드의 흐름 동향을 분석하고 다양한 이용자의 스타일을 떠올리면서 고른 색상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기술적 특징 만큼이나 제품 디자인은 제품 선택의 중요한 요인이다. 여지껏 볼 수 없던 다섯 가지의 다채로운 색상을 들고 나온 소니 h.ear 제품군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인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