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게 비지떡’이라는 옛말이 있다. 두부 집에서 거저 주던 비지로 만들어 봐야 별맛도 없는 것처럼 값싼 물건은 그 품질도 나쁘다는 의미로 쓰인다. 이런 인식이 머리 속에 새겨져 있기 때문일까. 샤오미가 새로운 제품들을 출시할 때 마다 ‘대륙의 실수’ 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곤 했다. 때문에 테크G에서 이미 체중계와 침대등을 살펴보며 더 이상 실수로만 취급해서는 안될 ‘샤오미의 실력’으로 다룬바 있는데, 이는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또 한번 증명되었다. 99위안, 한화로 2만원이 채 되지 않는 샤오미 블루투스 스피커가 전하는 경험은 그만큼 신선하고 놀라웠다.
처음 샤오미 블루투스 스피커를 접했을 때 소문으로 듣던 것보다 허술한 느낌이라 실망감이 적진 않았다. 제품 파손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보호 수단 없이 두꺼운 종이로만 감싸 작은 상자에 넣은 데다 스피커 충전을 위한 케이블조차 담겨있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샤오미 블루투스 스피커 본체를 보는 순간 이런 감정은 눈 녹듯 사라졌다. 반듯하게 빠진 모양새도 그렇고 재질이나 조립 상태를 감안한 만듦새를 보면 2만원이 되지 않는 제품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수준이라서다. 테두리를 두르고 있는 일체형 메탈 소재의 까칠함도 잘 살린데다 은은한 색상이 촌스럽지 않아 보는 맛도 나쁘지 않다.
이 스피커는 블루투스 4.0으로 스마트폰과 연동한다. 페어링 방법도 어렵지 않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을 정도다. 옆쪽에 있는 전원 버튼을 길게 누르면 불빛이 깜빡이며 페어링 모드에 들어가고 이때 스마트폰을 켜서 이 장치를 찾으면 연결된다. 비록 한글이나 영어로 된 설명서는 없어도 블루투스의 짧은 상식만 있으면 이 스피커를 이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괜찮은 만듦새에 비해 음질은 10만원대 제품과 비슷한 음질이라는 샤오미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할 정도는 아니다. 직접 소리를 들어보니 값을 생각하면 기대 이상의 음질을 들려주는건 확실한 정도다. 소리에 왜곡을 줘 저음을 강조하는 저가형 제품들과 달리 샤오미 블루투스 스피커는 그런 억지스러움은 없다. 저음부를 강조하기보다 명확하고 깔끔한 소리를 뽑아낸다. 게다가 적당한 울림도 있다. 스피커의 음량을 높여도 파찰음이 들리지도 않는다.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이유다.
200g 남짓한 무게와 한 손에 쏙 들어가는 크기는 휴대용 스피커를 찾는 이들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을 듯하다. 값 대비 성능도 마찬가지. 비록 비싼 스피커와 비교하면 당연히 그 성능이 뒤질 수밖에 없지만, 비슷한 값을 가진 제품끼리 비교하면 이런 소리를 들려주는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거기에 생긴 것까지 나쁘지 않다. 2만원도 안되는 값에 이런 품질을 가진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면 샤오미 블루투스 스피커가 그 칭찬을 독식한다고 트집 잡을 필요는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