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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실력 6탄] 비터치2, 모양 똑같다고 아이폰이 되진 않아~

물만 먹어도 살찐다고 말하는 사람들처럼 가끔 사진 찍는 것 외에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16GB 아이폰 6+는 용량이 꽉 찼다는 메시지를 자주 보게 된다. 그렇다고 더 많은 저장 공간을 가진 아이폰을 사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운 데다 아이폰 6s 신제품들도 발표된 터라 지금 쓰는 아이폰을 바꾸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다. 사실 매달 3.99달러를 내면서 200GB의 iCloud를 쓰고 있다보니 실제 저장 공간의 부족함은 크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대신 안드로이드 폰을 하나 사기로 했다. 그래도 부족한 저장 공간을 대신할 수 있는 보조 단말기가 하나 더 필요해서다.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외장 메모리로 저장공간을 확장할 수 있고, 구글 포토 같은 클라우드도 무료로 쓸 수 있는 점도 매력이었다. 물론 내가 깜빡한 게 하나 있기는 하다.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노트북이며 태블릿 같은 집에 있는 모든 것이 애플 제품인 것을 까마득하게 잊고 안드로이드폰을 선택하려고 했던 것이다.

어쨌거나 보조용으로 쓸 안드로이드 폰을 사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요소는 가격이었다. 그러나보니 제원이 너무 좋은 데다 비싼 우리나라 스마트폰은 당연히 제외. 그 돈이면 차라리 아이폰을 새로 사는 게 나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우연하게도 자주 가는 중국의 쇼핑 사이트에서 ‘이것은 아이폰 6 플러스가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띄우고 파는 스마트폰 비터치2(Be Touch2)가 눈에 들어왔다. 이 스마트폰의 가격도 참 착했다. 제법 괜찮은 제원에 가격은 고작 229달러. 지금은 환율이 올랐지만, 당시 원화로 25만 원 정도였다. 더구나 초기 구입자 1만 명에게 179.99달러에 할인 판매를 하는 바람에 곧바로 예약을 걸었고 한달 만에 도착했다.

정사각형 모양의 검은색 박스를 열면 맨 먼저 비터치2 스마트폰 본체부터 보인다. ‘뽁뽁이’라 부르는 에어캡으로 감싸 놓은 게 이채롭다. 비터치2 본체 아래 충전기, 이어폰, 마이크로 USB 케이블, 액정 보이 필름과 얇은 매뉴얼이 전부다. 다른 스마트폰도 다 이런 구성이니 별다른 차이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다만 USB 케이블이 일명 ‘칼국수’라는 별핑으로 불리는 납작한 형태라서 엉키지 않고 좀더 편하게 다를 수 있다.

에어캡을 떼고 그 위에 있는 보호 필름까지 벗겨내고 보니 모양새는 정말 아이폰과 비슷하다. 심지어 아이폰의 지문 인식 센서인 터치 ID를 베낀 유터지(uTouch)와 그 둘레의 둥근 링까지 이렇게 대놓고 베껴도 되나 싶을 정도다. 겉으로 볼 땐 조금 무거워 보이지만, 실제로 160g 밖에 나가지 않아 가볍다. 다른 스마트폰처럼 전면 카메라, 후면 카메라, 본체 테두리에 전원과 볼륨 조절 버튼이 있고, 아래 마이크와 스피커, 위에는 충전 단자와 이어폰 단자가 있다.

특이한 점은 시중에서 파는 화면 보호 필름이 먼저 붙어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들은 생산 단계에서 화면에 흠집이 나지 않도록 보호하는 필름만 붙이는데 비터치2는 비록 성능은 좋지 않긴 해도 몇천원 주고 사야하는 필름을 붙여뒀다. 그 위에 얆은 화면 필름을 보호하는 다른 필름을 하나 더 붙였다. 때문에 이 제품을 살 때는 따로 보호 필름을 붙일 필요가 없다. 화면 아래는 다른 안드로이드 폰처럼 메뉴와 백버튼 역할을 하는 하드웨어 터치 버튼이 있다. uTouch는 홈 버튼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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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 덮개를 열 수 있는데 쉽게 열리지 않는다. 정말 힘을 많이 줘야만 열린다. 일단 덮개를 열면 2개의 슬롯만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3개다. 1개는 마이크로 SD카드용 슬롯이고, 다른 쪽에 마이크로 유심, 일반 USIM을 꽂을 수 있는 슬롯이 각각 있다. 중국은 각 성마다 통신망이 조금씩 달라서 듀얼 유심을 많이 쓰기 때문에 비터치2 폰도 듀얼 유심을 넣어 이러한 문제에 대비하고 있다. 물론 출장을 많이 가거나 중국 여행을 자주 떠나는 이들도 한국 유심과 현지 유심을 함께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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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버튼을 누르고 부팅해 안드로이드 5.1 순정 런처가 뜨는 비터치2를 써보니 일단 홈페이지에 공지를 보며 느꼈던 기대감보다 덜 채워진 모습이다. 이는 아이폰을 쓰다가 안드로이드를 다루는 느낌의 차이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이것저것 테스트를 했다. uTouch 지문인식이 아이폰 만큼 잘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썩 잘 되진 않았다. 가끔 아이폰도 지문인식이 안될 때가 있긴 하지만, uTouch는 그보다 좀더 오류가 많았던 느낌이다. 하지만 다른 이용자들은 uTouch 지문인식이 잘된다고 하니 모든 기기의 문제가 아닐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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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품질은 아이폰 6와 비교하면 나쁘지 않고, 전반적으로 하드웨어는 좋은 편이지만, 안드로이드를 하드웨어에 최적화를 아직 덜한 듯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 이 부분은 다른 제조사들도 많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지만, 비터치2도 그런 점이 많이 보인다.

비터치 2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의 가장 큰 장점은 그냥 시스템에서 언어만 한국어로 설정하면 바로 모든 메뉴가 한국어로 싹 바뀌는 부분이다. 더구나 많은 중국 스마트폰들이 종전에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앱이 없었던 데 반해, 요즘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앱을 싣고 나와 추가적으로 다른 작업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언어 설정 외 딱 하나 해줘야 할 일은 한국어 키보드만 하나받는 일일 만큼 비터치2도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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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플레이에서 내려받은 은행 앱은 물론 게임을 비롯한 대부분의 앱들이 별 문제없이 잘 돌아간다. 단, 시럽앱은 등록되지 않는 장치라고 하면서 실행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고객센터에 연락해 기기 등록을 마치면 문제 없이 실행된다.

단통법 이후에 저렴한 안드로이드 폰을 찾GB 힘들다. 최근에 SKT에서는 비터치2와 비슷한 성능의 루나(LUNA)라는 스마트폰을 40만원대에 내놓았다. 하지만 2년간 약정을 걸면 할부원금이 싸지긴 해도 또다시 약정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살짝 눈을 돌리면 20만원 안팎의 괜찮은 중국산 안드로이드 폰이 정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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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쓴다면 비싼 제품의 국산 제품을 살 이유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비터치2뿐만 아니라 성능도 괜찮고 가격도 싼 5인치 대 패블릿 스마트폰이 중국에서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공장에서 만드는지 몰라도 디자인도 비슷하고 제원도 거의 동일하다. 그러다보니 가격도 200 달러 안팎으로 비슷하다. 값싸고 성능 괜찮은 안드로이드 폰을 원하면 중국 또는 대만 제품을 한 번 찾아보시라. 정말 생각보다 꽤 괜찮다.

원문 : 블로그 krazyeom’s epilogue

krazyeom
IT 제품을 지르기 좋아하는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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