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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한 걸음 더 들어가보기

애플은  아이폰 6s를 공개한 9월 9일 이벤트에서 아이폰의 새로운 판매 방식인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발표했어. 애플의 새로운 판매 제도는 이통사 요금제와 약정 기간에 얽매이지 않고 매달 일정 금액만 내면 12개월 뒤에 새 아이폰으로 바꿔 주는 파격적인 정책이라고 다들 칭찬이 많아. 그래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봤어.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뭐야?

애플이 내놓은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요약하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어. 아이폰 6s를 구매할 때 24개월 할부 납부를 선택하면 이용자는 16GB 아이폰 6s 기준으로 매달 32.41달러만 내고 12개월 뒤 쓰던 아이폰을 반납하면서 새 아이폰으로 갈아탈지, 아니면 아이폰을 바꾸지 않고 나머지 잔여 할부를 낼지 결정할 수 있어. 12개월 뒤 새 아이폰으로 바꾸면 그 시점으로 바꾼 새로운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하게 되고, 또 1년 뒤 같은 방법으로 바꿀지 말지 또 결정할 수 있고.

↑애플의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소개 화면(이미지 출처 | 애플 웹사이트)

단순한 할부 판매 아니야?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이용자가 24개월 할부로 제품을 사는 셈이긴 해. 이때 이용자는 할부금융을 이용해야 하므로 할부약정을 금융회사와 체결하는 데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은 미국 시티즌스뱅크의 대출 프로그램(시티즌스 원)을 이용하지. 때문에 모든 이들이 이 할부 금융으로 제품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두 가지 본인 증명 서류를 제출하고 신용 정도를 확인하는 절차도 있어. 더불어 이 제도를 쓰려면 그 지역의 할부금융사와 연계되어야 하는 데 실제 일본이나 홍콩 애플 웹사이트에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없는 것을 보면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시행할 지 여부를 지금 예단하긴 어려워. 아마도 달러를 통화로 쓰지 않는 나라는 시시각각 변하는 환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니까 .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은 시티즌스 원이라는 대출 프로그램을 이용한다(이미지 출처 | 애플 웹사이트)

할부로 사더라도 가격은 똑같잖아?

이같은 할부금융은 이자가 붙을 수밖에 없는 데도, 애플은 이자에 대한 이야기 대신 각 단말별 월 할부요금만 기재하는 것으로 퉁쳤어. 16GB 아이폰 6s는 월 32.41달러만 내라는 식이지. 그런데 이 할부금을 24개월 동안 다 내면 777.84달러에 이르거든. 아이폰 6s를 단품으로 사는 값이 629달러니까 128.84달러를 더 내는 셈이야. 하지만 이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은 아이폰 6s용 애플 케어 프로그램을 더한 만큼 아이폰 6s 단품에 애플 케어 서비스 요금 129달러를 더하면 778달러로 비슷해져. 애플 케어까지 감안하면 비싼 것은 아닌 것처럼 보이지.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은 129달러의 아이폰 6s 애플케어+가 들어 있다(이미지 출처 | 애플 웹사이트)

그럼 손해는 아닌 거네?

흥미로운 점은 1년만 할부금를 부을 때야. 단순 계산으로 16GB 아이폰 6s를 할부구매하고 12개월 뒤 새 아이폰으로 바꾸면 388달러가 들어. 애플 케어 없이 단순 할부였다면 649달러를 절반으로 나눈 324.5달러 밖에 하지 않지만 이보다 65달러 가까이 비싸. 물론 애플 케어가 있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는데 사실 90일 전화 상담 서비스를 제외한 애플의 기본 보증기간은 1년이므로 2년으로 보증 기간 연장을 하는 애플 케어는 사실상 무의미해지니 그 효과를 누리기는 사실상 힘들 수도 있어.

↑애플케어+는 보증 기간을 2년으로 늘려주지만 1년마다 아이폰을 바꾸면 그 효과는 조금 줄어든다(이미지 출처 | 애플 웹사이트)

그럼 손해라는 거야?

그럼에도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은 1년마다 아이폰을 사야하는 구매자들에게 오히려 유리하게 보일 수도 있어. 결과적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에게만 새 아이폰 가격을 388달러에 고정하는 효과가 있는 데다 새 아이폰을 누구보다 빠르게 부담 없이 손에 쥘 수 있으니까. 해마다 아이폰을 바꾸는 이들은 지금 쓰는 아이폰을 처분하는 가격에 더해 새 아이폰을 사고 있는데, 팔아야 하는 그 수고를 애플이 덜어주는 셈이기도 하니 말이지. 더구나 일시불로 내지 않고 다시 할부를 시작하는 만큼 부담도 그만큼 적고. 미국에서 테크G에 기고하고 있는 필진 김경범씨는 “아무리 계산기를 두들겨봐도 해마다 아이폰을 바꾸는 한 손해는 아니다”라고 말하더군.

애플은 어떤 이득이 있어?

애플도 손해보는 일은 없어. 무엇보다 1년마다 바꾸는 이용자가 많으면 이자를 제외한 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높고, 이용자가 프로그램을 끝내려면 2년의 할부금을 모두 내야만 하는 만큼 손해 날 일도 없으니까. 특히 시중에 떠도는 중고 재고를 빨리 흡수함으로써 아이폰 판매가를 고정할 수 있는데다 수집된 중고 아이폰들을 재판매하거나 리퍼로 활용해 나머지 수익을 보충할 수도 있을 거고. 무엇보다 이통사의 보조금에 영향에 상관 없이 아이폰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이용자를 잡아두는 효과도 있어.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 본인 증명에 필요한 기본 서류(이미지 출처 | 애플 웹사이트)

애플은 이런 제도를 왜 내놨어?

미국 이통사들도 우리나라처럼 단말기를 사면 보조금을 줬는데, 그 상황이 변할 것으로 보여서 그래. 보조금 지급을 줄이거나 없애는 상황이거든. 애플도 이통사의 보조금을 감안해 항상 일정한 아이폰 가격을 발표해왔는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애플도 더 이상 보조금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되지. 그렇다고 아이폰을 제값주고 사라고 하기는 너무 부담을 주는 일이고. 하지만 이러한 할부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이통사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고객을 확보하면서 그 고객들에 혜택을 줄 수 있게 되는 만큼 역시 애플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괜찮은 조치인 듯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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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이통사에도 비슷한 게 있지 않아?

통신 요금과 결합해 18개월 뒤에 단말기를 한번 바꿔주는 요금제는 있었지만, 대부분 비판을 받다가 지금은 가입을 받지 않고 있어. 어차피 그 요금제 대로 요금을 다 내더라도 통신 요금과 단말기 요금을 다 내는 것과 다를 게 없었거든. 변칙 보조금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기도 했고. 대신 지금은 18개월 뒤 남은 잔여금과 위약금을 없애는 통신 상품이 최근에 나오긴 했는데, 그런다고 애플처럼 싸게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을 주는 요금제는 아니야. 제조사처럼 제품을 직접 보증하는 것도 아니고. 특히 요금제와 단말을 묶는 구조는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약하는게 많아 불합리한 점이 더 많지. 이러한 제도는 제조사에서 운영하는 게 맞다고 봐. 국내 제조사들도 면밀히 검토하길 바라지만, 먼저 그럴만한 제품부터 만드는 게 순서겠지.

원문 : 블로그 chits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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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칫솔(PHILSIK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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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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