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
애플 발표에서 드디어 오랫동안 기다리던 아이폰 7/+가 발표되었다. 작년에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이용해 아이폰 6S 플러스를 구입한 나는 올해 당연히 업그레이드를 생각하고 있었다. 발표한 제품을 보아하니 나는 아이폰 7 플러스 256GB ‘젯 블랙’이 딱이다 싶다.
9월 8일
하루가 지나니 미국 태평양 시간 금요일 자정에 있을 아이폰 예약에 관한 정보가 많이 나왔다. 여기서 기존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고객에 대해 알아보니 온라인에서 주문 후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물건 점검을 위해 무조건 스토어에서 물건을 픽업해야 한다고 나온다. 나야 당일 택배 아저씨가 올 때까지 문 지박령이 되는 것보다 아침 일찍 애플스토어에 가서 구입하는 걸 선호하니 나야 좋지. 다시 한 번 점검하자. 나는 아이폰 7 플러스 256GB 티모바일 ‘젯 블랙’을 원한다.
9월 8일 11시 50분
졸린 눈을 비빈다. 예전 기록들을 생각하면 iOS 앱스토어 앱을 통한 예약 구매가 훨씬 더 빨랐으니 모니터엔 애플스토어 웹사이트를 띄워놓고 책상에는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폰을 놓은 뒤 애플스토어 앱을 수시로 재시작 할 수 있도록 세팅한다. 시간이 너무 안 간다.
9월 9일 12시 02분
뭔가 잘못됐다.
예상대로 웹보다 애플스토어 앱이 조금 더 빨리 열렸다. 트위터를 확인하니 접속했다는 글도 없다. 내가 확실히 빨리 접속했다. 재빠르게 아이폰 7 플러스 256GB 티모바일을 선택한다. 구입 방법에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선택한다. 기존 고객을 위한 링크가 있다. 곧바로 그곳에 들어간다. 지금 내가 사용하는 아이폰의 시리얼 번호와 IMEI 끝 네 자리를 물어본다. 미리 준비해뒀으니 후딱 복사+붙여넣기 신공을 펼친다. 예약 & 픽업 페이지로 넘어간다.
그런데 여기에서부터 뭔가 이상하다. 지금은 예약을 받지 않는단다. 이게 무슨 개소리일까. 다시 처음부터 다시 시도한다. 이번엔 아예 스토어 픽업이 안 된다고 뜬다. 이번 아이폰은 스토어 예약 물건이 아예 없는건가? 혼란스럽다.
9월 9일 12시 20분
계속 시도했지만 허탕. 나중에 아이폰으로 시도하니 다른 페이지가 뜬다. 익숙한 오프라인 스토어 선택과 아이폰 모델 선택 페이지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아이폰 7 플러스 256GB 티모바일 젯 블랙’은 당연하다는듯이 품절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256/128GB 모델까지 다 나가버렸다. 열이 가라앉질 않는다. 이게 도대체 뭘까. 내가 뭔 잘못을 했다고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가.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고객이라는 점 하나 때문에 이런건가. 혼란스럽다. 정말 열받고 당장이라도 애플을 폭파시키고 싶지만 일단 참고 잠을 청한다.
BGM: Ellie Goulding – Burn
9월 10일 ~ 11일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에 아이폰을 들고 주위 애플스토어 아이폰 7 플러스 예약 재고를 확인하지만 나에겐 꿈도 희망도 없다. 하루동안 틈틈히 확인해보지만 마찬가지.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
9월 12일
나 같은 고객이 한 두 명이 아니었던 것 같다. 이에 대해 애플이 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글을 읽었다. 이 글을 보자마자 바로 전화를 건다. 첫 번째 상담원이랑 통화하기까지 약 1시간 대기가 걸렸다. 그 후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스페셜리스트로 넘겨주겠단다. 다시 30분 대기하는 도중 통화가 끊겼다.
이런 일을 한 두 번 정도 겪고 결국엔 아이폰 스페셜리스트와 대화를 나눴다. 당연하게도 내가 원하는 물건은 지금 스토어에 전혀 없단다. 그럼 일반 고객에게 판매 시작할 물량을 파악해서 내걸 찜해달라 압박을 넣었다. 그랬더니 조사 후 48시간 안에 연락을 준다며 나에게 이메일 주소와 연락처를 보내줬다.
9월 13일
아이폰 7 리뷰가 쏟아진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젯 블랙이 치명적으로 스크래치에 약하다는 점이었다. 케이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지금 쓰는 아이폰도 이리저리 잔 스크래치와 찍힘 등이 존재하지만 손이 닿자마자 스크래치가 생긴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래! 매트 블랙으로 가자.
어제 받은 연락처로 전화를 건다. 연락이 되질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애플스토어쪽으로 전화를 건다. 어제와는 다르게 첫 상담원은 몇 분 안에 바로 받는다. 내가 원하는 걸 바로 말하고 상담원은 필요한 정보를 나에게서 받은 후 다시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쪽으로 넘어간다. 여기선 다시 40분 넘게 기다려야 했다. 결국엔 루크라는 직원이 전화를 받았고 이미 받은 정보를 토대로 어제 들었던 말과 비슷하게 조사 후 72시간 안에 연락주겠다는 말을 들었다.
아직까지 금요일 출시 당일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았다. 기다려보자. 지금 상황을 보아하니 당일 새벽부터 줄을 선다고 내가 원하는 물건을 손에 넣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당일에 구입하는 전통이 깨질지도 모르지만 일단 애플 직원이 확인해주고 있으니 최대한 빨리 구할 수 있겠지….라고 희망(고문)을 꿈꾼다.
과연 금요일에 기쁜 마음으로 글을 쓸 수 있을까? 조금만 기다리면 알 수 있다. 왜냐고? 나는 19일에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게 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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