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오류로 이런저런 고생길을 열었던 아이폰 7 구매는 예약 물건이 추가로 풀린 시간대에 재고를 확인한, 끝내주는 운 덕분에 원하는 통신사(T-Mobile)는 아니었지만, 아이폰 7 플러스 블랙 256GB 버라이즌 모델로 예약할 수 있었다. 예약에 성공한 뒤에도 이게 정말 된건가 싶을 정도로 믿을 수 없었지만 예약 번호와 패스까지 주는 모습을 보고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었다.
금요일 당일 아침에 도착한 애플스토어는 생각보다 무척 조용했다. 7시 30분쯤 도착해서 사람들이 많을거라 예상했는데 앞은 너무나도 한가하기에 물어보니 스토어 앞 줄은 예약한 고객들을 위한 줄이고 그 외 고객은 블럭 뒤편에 따로 줄을 서있다고 알려줬다.
건물 모퉁이를 돌아가니 약 5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 중 대부분은 새로운 아이폰을 사기 위한 고객이 많았는데 워낙 물량이 적어 애플스토어 직원이 재고를 확인한 뒤 아이폰을 구입하려고 줄 선 사람들 중 가능한 인원만 남기고 남은 사람들은 집으로 돌려보내고 있었다. 그 외 새로운 애플워치를 구입하기 위해 줄은 선 사람들은 물량이 여유로웠는지 나중엔 예약자 줄로 옮겨 기다렸다.
드디어 8시가 된 후 예약자 중에서 첫 번째였던 내가 스토어에 가장 먼저 들어갔다. 직원이 내가 예약한 모델을 가지고 나왔는데 내가 스토어에서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통해 업그레이드하는 첫 고객이란다. 새 아이폰으로 업그레이드 하려면 우선 기존에 사용하던 기기에서 환경설정을 띄운 후 시리얼 번호를 애플스토어 직원 기기로 찍어야 한다(박스에 적힌 시리얼번호는 받지 않는단다). 그 후 IMEI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고 나에게 Find My iPhone을 끄고 iCloud 계정을 로그아웃 한 뒤 아이폰 안의 모든 내용과 설정을 지우도록 시킨다. 그게 끝난 후 새로운 아이폰 구입 절차만 남았는데 여기에서 문제가 터졌다. 버라이즌에 새로 가입해야 하는데 얘네들이 내 정보를 받질 않는다.
이 문제 때문에 중간에 집에 다녀와야 했고 질질 끌다 결국 1시가 넘어서야 해결할 수 있었다. 세 시간이 넘게 아이폰을 사는데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버라이즌 계정 생성을 포기하고 그냥 단말기만 구입할 수 있었으나 그렇게 하면 기기값을 한 번에 다 내야하고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다(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사용하려면 무조건 정해진 통신사를 통해 개통이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는 매년 아이폰을 업그레이드 하는 게 좋았기 때문에 귀찮았지만 마지막까지 버티고 1시가 넘어서야 아이폰 7 플러스 블랙 256GB 모델을 구입할 수 있었다.
애플스토어에서 기본적인 복원 절차만 마치고 나머지는 집에 와서 천천히 살펴보기로 했다(애플스토어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쓴 터라 진이 다 빠지긴 했다). 일단 가볍게 본체만 둘러보기로 하고 상자를 열었다. 참고로 박스는 흰색에 아이폰의 뒷면을 보여준다. 다른 모델도 다 이 디자인인데 젯 블랙만 박스 색이 검정색이다.
개봉하면 간단한 설명서, 스티커, 라이트닝 포트가 달린 이어팟, 동글, 충전기, 그리고 라이트닝 케이블이 있다. 여기에서 가장 필요한 건 라이트닝 이어팟. 다른 건 그자리 그대로 두자. 동글은 다시 보고싶지 않다.
아이폰 7 플러스 블랙은 젯 블랙의 무광 버젼같다. 예전 아이폰 5의 스페이스 그레이와 비슷한 느낌도 있다. 진한 검정색에 빛이 닿으면 은은한 느낌도 준다. 절면띠 부분만 색이 살짝 달라 예전 모델과는 달리 디테일에 집중한 느낌이다.
아이폰을 개봉 후 기본적인 시작 단계를 거치다 보면 새로운 단계를 보게된다. 바로 홈 버튼의 강도인데 홈 버튼은 더이상 버튼이 아니라 맥북의 포스 터치 트랙패드처럼 탭틱 엔진이 탑재되 진동으로 버튼의 눌림을 흉내낸다. 그에 대한 강도를 정할 수 있는데 세 번째 단계가 기존 버튼의 느낌과 가장 흡사하고 눌리는 느낌이 확실해서 선택했다.
같이 사용해보기 위해 구입한 비츠 솔로 와이어레스 3와 실리콘 케이스 미드나잇 블루를 장착했다. 이 헤드폰은 애플의 W1칩이 탑재돼 에어팟과 같이 전원은 키는 것만으로도 아이폰에 손쉽게 연결할 수 있다. 그 외 이야기는 조금 더 사용해보고 따로 글을 쓰도록 하겠다.
아이폰 7 플러스는 익숙하지만 뭔가 미세하게 달라진 기분이다. 아직까진 사용해볼 시간이 없어 헤드폰 단자의 부재가 나에게 어떻게 다가올지도 잘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블랙 컬러는 확실히 예쁘다. 그 외 다른 상세한 이야기는 조금 더 사용하고 올리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