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S7과 S7 엣지가 공식 출시된 11일, 삼성은 이용자에게 종전과 또 다른 ‘갤럭시 클럽’(Galaxy Club)이라는 회원제 서비스를 내놓았다. 갤럭시 클럽은 앞서 애플이 아이폰 6S를 출시하면서 선보였던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진 제도지만, 1년 뒤 출시되는 단말로 업그레이드하는 맥락만 비슷할 뿐 세부 내용은 상당 부분 다르다. 특히 갤럭시 S7/S7 엣지의 출시에 앞서 국내에 알려진 내용을 실제 현장에서 물어보니 일부 다르게 전달된 것도 확인되었다. 갤럭시 클럽에 대해 좀더 정보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해당 제도의 특징을 자세히 들여다 봤다.
갤럭시 클럽은 월 가입 제도가 아니다
종전 갤럭시 클럽을 소개할 당시 월 7천700원의 이용 요금으로 이 제도에 가입해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제도는 매달 이용료를 내는 것이 아니다. 갤럭시 클럽은 처음부터 18만4천800원의 가입비가 책정된 회원제 서비스다. 월 7천700원이라는 말은 18만4천800원의 갤럭시 클럽 가입비를 24개월로 나눠서 내는 할부금일 뿐이다. 물론 이 금액을 할부로 내면 그에 따른 할부 이자가 붙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까 한번 가입하면 2년 동안 자격을 유지하는 회원제인 셈이다.
갤럭시 클럽에 이 같은 가입비를 붙인 것은 단순히 1년 뒤 잔여 할부금을 없애려는 제도의 운영 때문만은 아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클럽 제도를 운영하면서 새로운 프리미엄 패키지 추가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갤럭시 클럽 가입자는 갤럭시 S7이나 S7 엣지의 화면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2회에 걸쳐 교체 비용의 50%를 감면 받을 수 있고, 서비스 센터의 패스트 트랙을 이용해 좀더 빨리 접수할 수 있다. 또한 단말기 클리닝이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관리 서비스도 받는다. 그러니까 몇 가지 서비스를 더 받을 수 있는 유료 옵션을 가진 AS 패키지를 갤럭시 클럽이라는 유료 서비스에 가입하면서 받는 셈이다.
단말기 가격은 출고가 기준, 할부 이자 내야…
갤럭시 클럽에 가입해 24개월 할부로 갤럭시 S7이나 엣지를 구입할 때 쟁점 중 하나는 단말기의 할부 원가가 얼마냐다. 이에 대해 삼성 플라자의 갤럭시 클럽 담당자는 “단말기 가격은 출고가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밝혔다. 보통 공기계로 판매할 경우 출고가의 10%에 해당하는 부가세를 붙이지만, 갤럭시 클럽에 가입하면 따로 부가세를 붙이지 않는 출고가에서 24개월 할부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갤럭시 S7의 출고가는 83만6천 원, 갤럭시 S7 엣지는 92만4천 원이다.
물론 할부 이자는 붙는다. 할부 이율은 5.9%다. 이는 이동통신사를 통한 할부 이율과 동일하다. 그러니까 매달 단말기 할부금과 갤럭시 클럽 가입 할부금, 여기에 할부 이자를 붙여서 내야 할 월 할부금은 32GB 기준으로 갤럭시 S7 4만5천042원, 갤럭시 S7 엣지 4만8천960원이다. 더 비싼 용량의 갤럭시 S7 시리즈를 구입한다면 월 할부금은 늘어난다. 어쨌든 1년 뒤 업그레이드를 계산한다면 갤럭시 S7은 54만509원, 갤럭시 S7 엣지는 58만7천520원을 내는 셈이다. 2년 동안 할부를 모두 채우면 갤럭시 S7은 108만1천18원, 갤럭시 S7 엣지는 117만5천40원을 납부하는 셈이다.
1년 뒤에 결정해야 할 것
갤럭시 클럽이 기본적으로 새 단말기의 업그레이드와 단말기를 관리할 수 있는 패키지를 포함한 가입제 프로그램이지만, 어쨌든 1년 뒤 새로운 단말기로 업그레이드할 때 따라 오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은 있다. 물론 무조건 업그레이드는 아니다. 1년 뒤 화면에 이상 없고, 움푹 패인 흔적 하나 없는 멀쩡한 제품을 반납해야 잔여 할부금을 내지 않고 다음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다. 이게 싫다면 나머지 잔여 할부금을 내고 그냥 계속 쓰면 그만이다. 어차피 24개월 할부로 구매한 것이므로 할부를 모두 끝내면 갤럭시 S7이나 S7 엣지는 온전히 이용자의 물건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단말기를 구매하는 부분이다. 잔여 할부를 면제하더라도 새 단말기를 구매할 때 갤럭시 클럽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쓰던 갤럭시 S7이나 S7 엣지를 반납한 뒤 갤럭시 S8 시리즈나 갤럭시 노트6 시리즈의 새로운 할부 계약을 맺는 것이다. 갤럭시 클럽 가입비의 변동이 없는 조건이면 아마도 갤럭시 S8 시리즈의 가격이 더 낮아질 수 있는 만큼 새로운 계약을 하는 게 더 유리해질 수도 있다. 다만 갤럭시 클럽이 기본 2년을 유지하는 프로그램이므로 다시 2년 동안 할부 계약을 시작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아무나 가입할 수 없다
갤럭시 클럽은 처음 단말을 사는 데 드는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더구나 따로 공기계를 구입한 뒤 이통사의 요금제에 가입해 20%의 할인을 받으면 통신 요금을 절감할 수 있는 것도 분명한 장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갤럭시 클럽에 아무나 가입할 수 없다. 가장 큰 장애는 특정 카드만 가입을 받는 점이다. 갤럭시 클럽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삼성 카드를 보유하고 있어야만 한다. 삼성 카드 이외의 다른 카드는 가입을 받지 않는다. 카드를 현장에서 만들지 않기 때문에 미리 카드를 만들어가야만 한다. 삼성 카드를 주 카드를 쓰고 있었으면 별 문제는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새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 이 카드를 유지하는 연회비는 최소 1만8천 원 정도. 2년이면 적어도 3만6천 원의 연회비가 더 나간다. 추가 부담이 생긴다.
물론 삼성 카드를 주 카드로 쓰고 있다면 오히려 일부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통신 이용료 자동 이체와 카드 일정액 이상의 카드를 이용하면 갤럭시 클럽 할부금을 일부 또는 전체 면제 받을 수 있다. 어디까지나 삼성 카드를 주로 쓰는 이들에게 유리하다. 그 이외의 카드 이용자는 무용 지물이다.
갤럭시 클럽 가입비는 환불되지 않는다
갤럭시 클럽에 가입해 갤럭시 S7이나 S7 엣지를 쓰다가 단말기에 문제가 생겨 환불을 받거나 분실 등의 이유로 단말기를 지속적으로 쓰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 일단 단말 할부는 중지할 수 있고, 단말의 문제로 인해 환불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이미 낸 단말 할부금은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갤럭시 클럽 가입비는 환불되지 않고 할부도 중단되지 않는다. 남은 가입비는 모두 내야 한다는 이유다.
삼성은 갤럭시 클럽이 단순히 단말 할부를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고 말한다. 2년 동안 이용하는 프리미엄 서비스이기 때문에 이용자가 단말기를 반납하고 환불받거나 분실로 이용 중단을 하더라도 해당 서비스를 함께 중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처음 가입 때 전체 비용을 결제하고 할부로 내는 것이어서 이미 이용자는 모든 비용을 낸 것으로 처리한다. 이미 패키지를 구매한 만큼 삼성은 돌려줄 의무가 없다는 것. 다만 이용자가 환불 대신 단말을 교체 받으면 해당 서비스는 계속 이용할 수 있지만, 납부해야 할 잔여 기간이 많을수록 이용자의 불만이 커질 가능성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