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5의 알파와 오메가, 처음과 나중, 시작과 끝은 ‘모듈’이다. 다른 모듈을 장착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가장 큰 무기로 갖춘 LG G5는 현재 캠 플러스와 하이파이 플러스라는 두 가지의 모듈을 출시한 상태다. 그런데 두 모듈을 G5에서 쓰는 것은 문제가 아닌데, 모듈을 끼웠을 때 조화가 문제다. G5는 여러 색상으로 나오는 데 반해 모듈 색은 선택할 수 없어서다.
그렇다면 조금 질문을 바꿔보자. 모듈에 가장 어울리는 G5는 무엇일까로…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 본체에 어울리는 액세서리를 찾는 게 정석이지만, G5 모듈 만큼은 그 정석이란 게 통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모든 색상의 LG G5와 두 가지 모듈을 모두 준비했다. 그리고 각 모듈을 바꿔 꽂으며 모듈에 알맞는 본체를 찾아봤다. 여기에 보너스 한 가지. 두 대 이상의 LG G5가 있을 때 시도할 수 있다는 하단 부분의 믹스 매치도 포함이다. 혹시 커플폰으로 서로 다른 색상의 LG G5를 구매한 이들끼리 즐길 수 있는 장난이다. 어쨌거나 모든 조합의 G5를 이 글에서 볼 수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조합에 대한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
1. 캠 플러스 모듈
LG G5의 실버 색상은 마치 캠 플러스 모듈을 위해 태어난 색상 같다. 빛을 받으면 아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캠 플러스 모듈은 실버 색상과 한 몸처럼 꼭 맞는다.
핑크색 LG G5도 캠 플러스 모듈과 그리 나쁘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실버 색상이 무난하니까. 다른 색상과 비교해도 캠 플러스는 무던하게 어울린다. 뒷면이 툭 튀어나와 휴대성은 조금 떨어지나, 특유의 기능성과 400mAh 배터리가 들어있어 LG G5의 이용 시간을 조금이나마 늘릴 수 있다는 점에 캠 플러스는 인기 있는 모듈이다. 물론, 구매 후 이벤트를 통해 무료로 얻은 이용자가 많다는 것도 한 몫하겠지만 말이다.
골드 색상과도 무던하다. 핑크와 골드의 차이는 취향에 따라 갈릴 듯하다. 모듈을 연결하면 외관의 형태가 달라지므로 케이스 같은 제품 보호 수단을 쓴다면 역시 다른 형태를 골라야 한다. 그래서 더더욱 한 모듈을 쓰면 그 모듈을 계속 쓰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러므로 이와 같은 색 조합에 더 민감한 것이리라.
티탄색은 이후에 나올 모든 조합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다른 색과 다르게 유달리 튀는 색상으로 호색 자체도 호불호가 꽤 갈리는 편이다. 이러한 호불호는 다른 모듈과의 조화에서 두드러지는데, 자기 색이 워낙 강해 다른 색과 잘 섞이지 않는 듯하다.
2.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
LG G5의 사운드를 강화하는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도 LG G5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적인 모듈이다. B&O의 기술이 들어가 LG G5의 소리를 확연히 다르게 해줄뿐더러 USB로 연결해 다른 기기에서 DAC 역할을 맡기도 한다. 역시 일반 모듈과 크기가 조금 달라지므로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을 연결하면 별도의 케이스를 써야 한다. 그래도 크기가 크게 달라지지 않다는 점에서 쉽게 고를 수 있는 음향 특화 모듈이기도 하다.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은 “LG전자가 아니라고! LG전자와 다른 DNA야”라고 외치는 듯하다. 모양은 어느 정도 비슷하지만, LG G5보다 제조사의 색채를 더 강조하고 있다. LG전자 로고도 지운 채 B&O마크를 넣은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은 색상도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B&O 플레이는 짙은 검정인데, 생각보다 실버 색상과 잘 어울리는 편이다. 무난한 실버 색상은 어떤 색이든 잘 포용한다. 다른 조합을 고려한다면 실버 색상이 가장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티탄은 그래도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과 가장 비슷한 색상이라 어울리리란 막연한 기대를 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티탄은 그 기대를 배신했다. 정말 뜻밖에도 안 어울리는 조합이다. 티탄은 티탄대로,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은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대로 성격이 분명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골드와의 조합도 선호도가 좀 갈렸다. 어울린다는 쪽이 반, 어울리지 않는다는 쪽이 반이었다. 이 선택은 보는 사람에게 맡겨야겠다.
골드와 비슷한 톤의 핑크색의 선호도도 확실히 갈렸다. 전체적으로 핑크와 골드는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
번외. 다른 색과 연결하기
두 대 이상의 LG G5가 있으면 재미있는 장난을 할 수 있다. 마치 예전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쓸 때 장난처럼 다른 색상의 펜을 꽂아놨듯이 LG G5의 모듈을 바꿔 끼우는 재미를 할 수 있다. 그래서 모든 색상의 LG G5를 공수하면서 이들의 조합도 살펴봤다.
유채색인 두 색상, 핑크색과 골드색을 섞으면 느낌이 꽤 오묘하다. 전체적인 톤이 비슷한데다 유채색이라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핑크와 실버 조합도 나쁘지 않은데, 이는 실버 색상이 전체적으로 무난하기 때문이다.
티탄색은 모듈과의 조화에 이어 다른 색상과도 잘 어울리지 않는다. 유독 다른 색과 어울리지 않는 건 티탄이 다른 색과 다르게 자기 색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는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골드 색상도 실버 색상도 대체로 무난하기에 잘 어울린다. 만약 단 두 제품만 골라서 믹스매치를 한다면 골드와 실버 색상이 가장 두루 어울리는 선택으로 보인다.
티탄 색에 관한 이야기는 더 붙이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가장 무난한 색인 실버와 연결해도 사정은 비슷하다.
G5와 배터리 부분의 모든 색을 섞어 볼 수 있던 것은 꽤 흥미로운 시도였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대로 각 모듈에 어떤 색이 어울릴지, 어떤 믹스 매치가 어울릴지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독자에게 몫으로 남겨둔다.
원문 : Rein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