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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서 레보 빌드, ‘반찬통처럼 쌓아 올리면 됩니다’

에이서가 레고처럼 쌓아올리는 모듈형 PC ‘레보빌드’를 출시했다. 신기하지? 근데 이거 처음이 아니다. 2003년에 삼보컴퓨터가 모듈형PC ‘루온’을 선보인 바 있다. 13년 전 일이다. 물론 최근에는 레이저 등 여러 기업에서 모듈형식 PC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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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건, 당시 루온은 메인보드는 물론, 파워서플라이까지 모듈로 만들어져 PC를 이루는 모든 부품을 블럭형태로 교체할 수 있는 독특한 제품이었다. 당시 새로운 도전에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일반 PC에 견줘 턱없이 비싼 가격 탓에 큰 빛을 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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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서가 선보인 ‘레보빌드’다. 레보빌드와 과거 루온의 가장 큰 차이점은 모든 부품의 베이스가 되는 본체 하나만으로도 PC로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루온의 모듈이 부품을 모듈화 시킨 것이라, 부품을 모두 모으지 않으면 힘을 쓰지 못하는 녀석이라면, 레보빌드는 그 자체로 완성된 PC고 모듈들은 성능을 조금씩 끌어올리는 아이템, 말하자면 온라인 게임의 강화파츠 같은 물건이다.

딱히 높은 성능이 필요하지 않다면 손바닥만한 작은 본체 하나만으로 쓰는 것도 가능하단 소리다. 물론, USB 메모리와 닮은 컴퓨터 스틱 정도로 작은 물건도 있지만 약간의 성능을 기대한다면 레보빌드와 같은 NUC 제품이 유리하다.

그래픽, 사운드, 하드디스크, 파워뱅크 모듈이 준비되어 있다. 각 유닛을 본체 위아래로 쌓아올리는 것만으로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아직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차차 늘어날 예정이라니, 용도에 맞게 계획을 짜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선 오늘 소개할 물건은 파워뱅크를 제외한 3가지 모듈이다. 그래픽 모듈을 제외한 다른 녀석들은 자석을 이용해 간편하게 모듈을 연결할 수 있다. 각 유닛에 달려있는 단자를 잘 맞추는 것으로 ‘철커덕’ 붙어버린다. 신기한 것은 단순한 자석으로 보이지만 윈도우에서 USB 연결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하드디스크와 사운드카드는 이런 방식으로 연결되며, 별도 선 연결을 필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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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하드디스크와 사운드 모듈은 레보 빌드에 연결하지 않고, 일반 PC에 케이블로 연결하여 쓰는 것도 가능하다. 평소에는 외장 하드디스크로 이용하다가 집에와서 레보 빌드에 붙이면 그대로 내장 하드디스크로 변화하는 것이다. 사운드모듈도 마찬가지. 레보 빌드를 포함한 모든 PC에서 외장형 스피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래픽카드의 연결방식은 살짝 다르다. 유일하게 본체 아래쪽에 연결하는데, 자석이 이 아닌 걸림쇠로 단단히 고정하는 방식이다. 또한, 다른 부분에 견줘 전력이 많이 필요한 부품인 만큼 별도의 전원 케이블 연결도 필요하다.

레보빌드는 ‘모듈을 꾸준히 교체하며 언제나 새 것처럼’ 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에게는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와이파이 모듈을 포함해 다양한 유닛을 출시할 계획이라지만,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를 일이고, 부품 교체를 위해 레보빌드를 선택하기에는 가격 경쟁력도 그다지 좋다곤 할 수 없으니 말이다.

오히려, 휴대용 노트북은 아니지만, 직장에 다니는 직장인에게 알맞는 제품으로 보인다. 직장과 집을 오가며 간편하게 하드디스크를 연결할 수 있는 점은 물론, 레보빌드는 물론, 다른 PC에서도 스피커로 활용할 수 있으니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때도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집에 작은 서브PC가 필요한 경우에도 좋은 선택이다. 작은 PC가 필요하지만 그래픽 수준 등 어느정도 성능이 필요해 컴퓨터스틱이나 단순한 초소형PC가 꺼려지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그래픽이나 사운드카드 하나 끼자고 데스크탑을 사자니 부담스럽다. 거실에 미디어 감상용 PC를 만들려는 경우 가장 먼저하는 고민일테다. 그런면에서 레보빌드는 공간 절약이나, 성능 확장 등 앞서 설명한 대부분의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한다. 거실이나 침대 옆에 놓을 PC가 필요하다면, 레보 빌드를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Shougo.KIM
글쓴이 | SHOUGO(Sang Oh Kim)

일본에 살았습니다. 일본을 좋아합니다. 오타쿠 아닙니다.
IT기자 생활을 했습니다. IT를 좋아합니다. 오타쿠 아닙니다.
shougo.kim@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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