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직접 밝힌 것은 아니지만, 14일 새벽 WWDC 2016 발표와 함께 공개된 ‘iOS 10’ 베타에서 기본 앱을 삭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충분한 소식이었다. 실제로 아이폰 6s 플러스에 iOS 10 베타를 올린 뒤 기본 앱을 삭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던 터라, 오는 가을쯤 배포될 정식 iOS 10 버전을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기본 앱 삭제 기능이 이용자들이 기대한 것을 고스란히 담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아쉬움을 안기고 있다.
애플 전문 블로거 존 그루버가 애플 소프트웨어 부사장 크렉 페더리기와 나눈 인터뷰에 따르면 iOS 10의 기본 앱 삭제 기능은 단순히 홈 화면에서 아이콘만 제거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엔가젯을 비롯은 테크 매체들은 기본 앱을 지우더라도 바이너리 파일은 그대로 시스템에 남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 iOS를 담고 있는 기기에서 활용 빈도가 낮은 기본 앱을 완전히 지우고자 했던 이들에게 다소 실망스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부족한 저장공간 조금이나마 확보를 위해 이를 염두해두고 있던 이라면 조금은 그 아쉬움을 덜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애플이 밝힌 바에 따르면 기본 앱을 모두 삭제하면 적어도 150MB 남짓 저장공간은 절약되기 때문. 실제는 애플 측에서 말한 대로 아이콘만 삭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기본 앱을 지우는 게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충분한 용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기본 앱 삭제 기능을 쓰는 것보다 덩치 큰 앱을 지우고 대신할 서비스를 찾는 것이 더 도움이 될 듯하다. 예를 들면, 100MB 남짓한 페이스북 앱 대신 사파리에서 직접 접속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어쨌거나 비록 얼마되지 않은 용량이라 하더라도 실질적인 저장공간 확보가 절실했던 이에게 분명 아쉬운 소식인 것만은 틀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