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에 3.5파이 단자를 뺄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 뒤 흥미로운 현상이 생겼다. 조금씩 블루투스 헤드셋에 관한 관심이 늘고 있는 점이다. 선을 연결하기 쉽지 않으니 미리 그 대안을 찾아 놓으려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가만히 두고 볼 헤드폰 업체는 없다. 보스도 미리 텃밭을 다지기 위한 후속 제품을 내놨다. 모두 무선이다. 특히 보스 QC35의 출시 소식을 들었을 때 ‘이제 나올 게 나왔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보스의 노이즈 캔슬링 기술과 무선이 만났으니 아웃도어 블루투스 헤드폰으로서 기자가 원한 모든 게 다 들어간 때문이다. 거기에 배터리도 20시간이라니, 완벽하지 않은가? 이것은 안 써볼 수가 없었다.
제품 구성
제품을 개봉하면 캐링 케이스가 가장 먼저 보인다. 그 위로는 블루투스 연결법은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고 안을 개봉하면 예쁘게 놓여진 QC35와 관련 악세사리를 볼 수 있다.
캐링 케이스는 안과 밖에 추가 주머니가 있어서 관련 악세사리를 보관할 수 있다. 안에는 유선으로 들을 때 필요한 AUX 케이블과 Micro USB 케이블, 비행기용 이어폰 변환 잭이 있다. 케이스는 제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줄만큼 튼튼하다. 다만 충전기를 케이스 안에 넣을 수 없는 것은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리고 케이스 안에는 헤드폰을 어떻게 접어서 보관하는지 보여주는 리본이 달려있다. 이런 디테일 너무 소중하고 좋다.
기자는 너무 튀지 않고 은은한 빛을 보여주는 실버 색상의 모델을 선택했다. 실버 모델은 무척 깔끔하고 은근히 고급스럽다. 플라스틱 감촉도 꽤 좋고 마감도 만족스러울 정도로 깨끗하다. 하지만 플라스틱 재질 때문에 운동처럼 야외에서 함부로 다루기는 어려워 보인다. 방수도 안 되는 탓에 비가 올 땐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하단엔 충전을 위한 Micro USB 단자와 유선 연결을 위한 AUX 단자가 있고 오른쪽에는 전원 버튼과 블루투스 컨트롤 버튼이 있다. 이 버튼은 음량과 노래 재생 등을 컨트롤 할 때 쓴다.
QC35를 연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째는 NFC를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기기를 왼쪽 NFC 로고가 위치한 곳에 놓고 페어링을 진행하는 방법, 그리고 이 방식을 지원하지 않는 안드로이드나 iOS 기기를 위해 장치 설정의 블루투스 페어링을 진행하면 된다. 보스 QC35 전원을 켠 후 페어링을 진행하고 싶다면 버튼을 오른쪽으로 밀어 페어링 모드로 바뀔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보스 커넥트 앱
블루투스 연결 후 ‘보스 커넥트’앱을 받으면 기기와 관련된 추가 설정을 할 수 있다. 설치 후 기기를 연결하면 기기 이름을 바꿀 수 있고 현재 재생 중인 컨텐트 정보, 볼륨을 첫 화면에서 볼 수 있다.
블루투스 버튼을 누르면 페어링된 기기를 볼 수 있다. QC35는 최대 두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데 이 앱을 통해서 연결 관리를 훨씬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환경설정에거는 헤드폰 이름 설정과 대기 상태일 때 자동 꺼짐, 음성 안내 언어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앱 안의 기능은 다양하진 않지만 없으면 아쉬운 것들이 들어있어 기기를 사용하면서 이 앱은 없어선 안 될 것 같다.
노이즈 캔슬링 & 음질
연결 후 헤드폰을 착용해봤다. 음악을 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주변이 훨씬 조용해졌다. 자잘한 소리는 여전히 들리지만 소음보다 작은 속삭임처럼 들릴 만큼 외부 소리들이 작게 들린다. 이 상태에서 음악을 들으니 그 소리는 완전히 사라지고 음악만 들린다. 음질은 생각보다 과하지 않다. 저음은 강하지 않고 밸런스가 꽤 좋다. 클래식부터 일렉트로닉까지 꽤 다양한 장르를 무난하게 소화한다. 음질을 까다롭게 따진다면 해상력은 조금 아쉬울 수 있을 것 같지만 아웃도어용으론 나쁘지 않은 편. 이렇게 감상만 30분을 넘게 하니 소음이나 음질에 이어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의 갖고 있는 압박감도 사라지면서 편안한 느낌이다. 배터리를 내장했지만 상대적으로 가벼운 무게에 오래 써도 머리나 귀가 아프지 않다.
배터리
보스 QC35는 무선으로 20시간, 유선으로 40시간의 배터리를 갖고 있다. 내장 배터리 탑재와 Micro USB 단자를 통해 충전한다. 한 번 완충한 후 소음이 있는 카페에서 몇 시간 동안 사용해봤는데 신기하게도 배터리 잔량이 100%로 계속 유지되었다. 장치 이상이 아닐까 싶으면서도 며칠 동안 충전을 안 하고 사용해도 문제없을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보스 QC35는 기자가 무선 헤드폰으로부터 원하던 것들이 들어있다. 긴 배터리, 충실한 음질, 편안한 착용감, 그리고 노이즈 캔슬링까지. 시끄러운 공간 뿐만 아니라 이동할 때도 유용하다. 배터리도 오래가기 때문에 장시간 비행에도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 유일한 단점은 방수 처리를 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가끔씩 특유의 노이즈가 들리는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무척 사소하게 느껴지는 단점일 뿐, 전체적인 만족도는 매우 높다. 한국 가격은 55만원. 부담스럽지만 값어치는 충분히 하는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