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카드보드로 가상 현실을 조금 맛본 것이 전부인 기자에게 제대로 된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HTC가 개발 중인 바이브(Vive)를 체험하게 된 것이다. 물론 1세대가 아닌 월요일에 공개된 따끈따끈한 2세대 제품이다. 2세대 HTC 바이브는 윈Wynn) 호텔 내 페어웨이 빌라에 마련된 엔비디아 체험존. 한정된 인원만 들어갈 수 있는 그 장소에 들러 가볍게 브리핑을 들은 뒤 바이브를 직접 체험해 봤다.
HTC 바이브의 가장 큰 장점은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일정한 공간 안에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것은 특별하다. 움직임을 인식하기 위해선 우선 비어있는 정닥한 크기의 공간과 음직임을 감지할 센서를 설치해야 한다. HTC 바이브와 컨트롤러를 손에 쥐고 가장 먼저 한 것은 특정 위치로 움직여 가상현실에 익숙해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공간을 움직일 수 있다보니 기자가 평상시에 절대 하지않을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바이브용 데모 프로그램은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체험형 컨텐츠. 얼음산 위에서 임시로 만든 다리 난간을 붙잡고 깊은 구덩이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건너기도 하고, 높은 절벽에 설치된 사다리를 잡고 더 높은 절벽으로 오르는 등 기자 일생에서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체험을 했던 것들이었다. 더 놀라웠던 것은 그 모든 것이 진짜처럼 느껴졌다는 점이다. 다리를 건널 때 바닥이 보이지 않는 깊은 구덩이에 빠질 것 같은 무서움에 다리가 후들거렸고, 높을 절벽을 오르면서 뒤돌아 보거나 아래를 내려다 봤을 때의 아찔한 풍경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데모를 체험하는 동안 오금이 저렸고 그게 진짜처럼 느껴질 만큼 정말 신선했다.
체험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약 10분정도 진행되었는데 무척 짧게 느껴졌지만 진정한 가상현실이 어떤 느낌인지는 제대로 겪을 수 있었다. 다만 이리저리 움직이는 동안 뒤에 연결된 선이 조금 귀찮게 느껴졌다. 특히 바이브의 경우 움직일 수도 있기 때문에 무선 연결이 더욱 필요하게 느껴졌다. 그 외에도 컨트롤러는 가벼웠지만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고 컨트롤러 대신 내 실제 손을 쓸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하게 되었다. HTC 바이브는 2160 x 1200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스팀VR 컨트롤러를 사용하며 HDMI, USB 3.0과 2.0으로 연결된다. 2016년 4월 출시 예정이고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라스베이거스=테크G 김경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