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년 동안 CES는 자동차 업체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전시회로 변모해 왓다. 인공 지능과 자율주행 등 전통적인 동력계 자동차 기술 대신 IT 기술을 접목해 고정된 경계가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CES에 참여한 다양한 자동차 업체들도 개발 중이거나 탑재 예정 중인 새로운 기술들을 발표하거나 각사 부스에서 선보이는 중이다. BMW도 예외가 아니다. 자동차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로 주차장을 통째로 빌려 BMW의 멋진 차들을 시험 주행할 수 있게 세팅해놨다. 특히 지금 출시된 자동차 가운데 최신 기술이 가장 많이 들어간 차인 i8을 이곳에 가져다 놨다. 이곳에서 모두 세 종류의 i8을 만나봤고,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체험한 모델은 지금 판매 중인 평범한(?) i8이다. 하지만 디자인은 전혀 평범해 보이지 않는다. 처음 보는 차도 아니지만 볼 때마다 감탄을 지어내게 하는 이 만듦새란… 이 차를 직접 운전한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들썩거리게 만드는 디자인이다. 다만 교통 체증이 심한 라스 베가스에서 i8의 진면목을 느끼기란 쉽지 않았다. 잠시나마 가속력을 바로 체감할 수 있었지만, 안 그래도 짧은 체험 코스에 잦은 정지로 제대로 밟을 수는 없는 상황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운전석에서 보는 i8의 계기판은 무척 재미있다. 컴포트 모드에 있을 땐 파란색과 오른쪽에 배터리를 얼마나 사용 중인지 보여줬는데 스포츠 모드로 바뀌니 좀 더 강렬한 빨간색과 기어를 보여줘 다른 상황에 맞는 느낌과 정보를 제공하는 게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 다음 i8 모델은 독특하게도 앞문 양 옆에 사이드 미러가 없다. 대신 그 자리에 카메라를 달았다. 차에 타보니 룸 미러 자리에 대신 화면이 달려있다. 이는 BMW가 작업 중인 i8 미러리스 컨셉차다. 거울 대신 양쪽과 후면에 카메라를 추가한 이유는 양 옆의 거울이나 차 뒤 쪽에 거울로 볼 수 없는 사각지대를 볼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라서다. 운전할 때 양 옆 거울을 봐도 사각지대는 항상 존재하는데 이 방법은 그 사각지대를 카메라로 커버하고 화면을 후면 거울 위치에 장착해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양옆이나 뒤의 상황을 빠르고 정확하게 볼 수 있게 해준다. 과연 날씨가 안 좋거나 어두운 밤에도 제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조금 우려스럽지만 확실히 재미있고 어쩌면 더 안정할 수도 있는 방법인 것 같다.
마지막은 i8 스파이더다. i8의 컨버터블 컨셉으로 선보였는데 단순히 디자인 뿐만 아니라 인포테이먼트도 확 달라졌다. ‘에어 터치’ 제스처 기능을 추가해 공중에서 손가락 움직임까지 감지하는 제스처를 할 수 있고 운전자와 동승자의 제스처를 따로 인식한다. 거기에 자율주행 기능도 들어가 BMW도 트렌드를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두 기능 모두 체험할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기존 i8의 오래된 느낌의 UI을 벗어난 것만으로도 환영하고 싶어진다.
(라스베이거스=테크G 김경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