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6에서는 유럽 시장에 도전하는 우리나라의 유망 중소중견기업들을 만나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여러 번 해외 전시회에 참가했던 기업들이 많이 보인다는 점이다. 전에는 처음 해외 전시회에 나와서 방향을 잡지 못하는 업체들이 많았었던 반면에, 이번에는 여러 해 동안 꾸준히 참여하면서 현지 기업들과 교류를 해 온 업체들이 많아졌다. 또한, 처음 참가하는 업체들도 현지 약속을 미리 잡아서, 전시회 방문객에만 의존하지 않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다. 중소중견기업들의 해외 시장에 대한 경쟁력이 자생적으로 커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다른 전시회도 비슷하기는 하지만 IFA2016의 국제관은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 많은 참가업체들이 떨어지는 접근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현지 업체들과 꾸준히 교류하고 미리 약속을 잡고 참가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업체들의 주요 전시 제품들도 ‘생활 속의 웰빙’을 추구하는 IFA의 흐름과 잘 맞아 있다. 쥬서기, 가습기, 침구 청소기, 안마기, 프로젝터, 화장용 조명, 블랙박스 등 실생활과 관련된 기기들이 많이 전시되었다.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전시가 아니라, 실제 시장에서 판매가 가능한 제품들 위주의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홈일렉코리아의 무선안마기
홈일렉코리아의 무선안마기는 2014 BEST 중소형가전 콘테스트 베스트 상품선정, 2015년 세계일류상품 산업통상부장관상 수상 등으로 기술력을 인정 받은 제품이다. 여러 해 동안 꾸준히 해외 시장 진출에 노력해 왔던 홈일렉코리아는 최근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미국 아마존에서 안마기 분야 2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인지도를 높였으며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독일 유통 업체와의 협의를 통해서 독일 시장 확장을 꾀하고 있다.
다이아소닉의 화장용 조명
다이아소닉의 화장용 조명 거울은 거울 주위에 LED 조명을 배치하여 화장할 때에 그림자가 생기는 것을 방지해 주는 아이디어 제품이다. 다이아소닉은 여러 번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여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을 점검하고 제품 기능을 향상 시켜 왔다. 이 과정에서 얻어진 기술적 노하우가 업체의 강점이다. 독일에서도 현지의 홈쇼핑에도 출연하는 등 꾸준히 현지 시장을 개척해 왔다. 업체 측은 현재 독일 현지의 대형 유통 업체를 통해서 제품을 공급 중이라고 밝혔다.
에버트리의 광고용 투명디스플레이 기기
에버트리의 광고용 투명디스플레이 기기는 고급 상품을 멋있게 보여 줄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사용했다. 역시 오랫동안 시장을 개척해 온 에버트리는 독일의 광고전문업체에 수 억원 규모의 제품 판매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팅크웨어의 블랙박스
코스닥 상장사인 팅크웨어는 올해 처음으로 IFA에 참여 했다. 팅크웨어는 올해 CES에서 신제품을 선보이고 북미 시장에서 판매량을 확대하고 있다. IFA2016에서 별도의 전시장을 마련한 팅크웨어는 아직 블랙박스 시장 초기인 서유럽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체 관계자는 영국을 중심으로 프랑스, 베네룩스3국 등에서 시장을 성장시켜 가고 있으며, 앞으로 자동차의 주요 시장인 독일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팅크웨어는 이와 별도로 지난 2015년 9월에 벤츠와의 블랙박스 공동개발 및 공급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오쿠의 중탕기
국내에서 중탕기로 유명한 오쿠는 올해 처음으로 IFA에 참가했다. 그동안 오쿠는 문화가 다른 유럽 시장에서 수요에 고민해 왔다고 한다. 업체 관계자는 독일의 주방 가전 업체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도 일정한 온도 유지가 필요한 요리 등에서 현지 수요가 많다는 의견이다.
빈스콥의 올인원 커피메이커
빈스콥의 올인원 커피메이커 ‘카플라노’에는 그라인더, 드리퍼, 텀블러가 하나의 제품에 담겨 있는 커피메이커이다. 카플라노는 이미 해외에서 5개의 상을 수상할 만큼 해외에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업체 측은 현재 독일 커피로스팅 업체에 제품을 공급 중이라고 밝혔다.
셀루온의 소형 프로젝터
셀루온은 이미 해외에서도 많이 알려진 업체이다. 셀루온은 지난 CES 201에서 소형 프로젝터 피코비트로 ‘포터블미디어와 악세서리’ 분야의 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제품은 2015년에 출시한 에어피코를 업그레이드시킨 제품으로 휴대가 용이한 초소형 프로젝터이다.
페인트팸의 프로젝터용 특수 도료
페인트팸의 S-페인트는 유리에 칠해서 프로젝터용 반투명 유리로 만들어 주는 특수 도료이다. 이도료를 유리 뒷면에 칠하면 프로젝터에서 비추어 볼 수 있다. 2012년 창업한 페인트팸은 본격적인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머커의 세척이 용이한 가습기
머커의 노박은 세척이 쉬운 가습기이다. 자칫 오염될 수 있는 가습기를 손쉽게 깨끗하게 유지시킬 수 있다. 업체 측은 독일 현지에서 자문을 받으며 현지 진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살균, 세척이 용이한 점이 장점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한다.
NB레즈의 공기질 측정기와 음이온 발생기
NB레즈의 에어큐브는 손 바닥에 쏙 들어가는 작은 크기로 공기질을 측정해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사물 인터넷 제품이다. 이 제품은 SK 텔레콤을 통해 국내에 출시됐고, 이번 IFA에는 에어큐브 뿐만 아니라 이와 연동해 쓸 수 있는 음이온 발생기를 비롯해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전시하고 있다.
현지 시장에 맞춰 가는 중소중견 기업 전략의 진화
이번 IFA 2016에서는 지난 몇 년 사이에 IFA를 대하는 중소중견기업들의 전략이 많이 변화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전시회를 찾아오는 관람객들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현지 업체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바탕으로 전시회에서는 대면 미팅을 통해서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또한 많은 업체들이 해외 전시회에 계속 참가하면서 자생적으로 경쟁력이 향상되어 가고 있었다. 전시를 이끌고 있는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와 한국무역협회(KITA)의 노력도 돋보인다. 업체 정보를 꿰뚫고 짧은 시간에 전시 내용을 명쾌하게 요약해 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짧은 글에서 많은 업체들의 제품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IFA 2016에서는 해외 시장 경쟁력을 갖춰 가는 우리나라의 많은 중소중견기업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앞으로 우리나라 중소중견기업들의 해외 시장 활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