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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2016] 프린터는 종이에, ‘프린커’는 살갗에!

t_prinker_2바늘로 살갗을 찌르는 고통을 견디는 이유, 염료가 살갗에 스며들기를 기다리는 이유는 모두 다를 게다. 다만 바늘로 수백번 찔러 문신(Tatoo)을 한들, 헤나로 염색을 한들 똑같은 한 가지가 있다. 바늘이 닿은 곳, 염료를 묻힌 살갗에 뭔가를 남긴다는 것이다. 물론 문신은 영구적, 헤나는 시간이 흐른 뒤 사라지는 차이는 있다. 어쨌거나 개성을 위해 자주 다른 그림이나 글자를 살갗에 남기고 싶은 이들에게 두 방법 중 하나의 선택지만 있다는 게 왠지 탐탁치 않다.

그런데 문신과 헤나의 두 가지 선택지에 하나를 더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다른 이의 손을 빌리지 않고 자기가 직접 살갗에 표현할 수 있다. 그 뿐아니다. 일부러 지우지 않는 동안 남아 있는데다 원하면 언제든지 지우고 다른 그림이나 글자를 그려 넣을 수 있다. 문신, 헤나 전문가가 아니어도 된다. 스마트폰 앱과 이것을 가능하게 만든 프린커(Prinker)만 알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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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그린 그림이나 글자 또는 이미 만들어진 문양을 선택해 인쇄할 수 있다.

프린커. 종이에 글자나 그림을 찍는 프린터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면 틀리지 않았다. 프린커는 한마디로 살갗에 직접 인쇄하는 휴대용 프린터니까. 하지만 프린커라는 이름은 인쇄를 하는 ‘프린트’와 붙이는 ‘스티커’를 합쳐서 만든 것은 아니다. 실제는 몸을 치장하는 ‘프린크'(Prink=Primp)에 접미사를 붙여 ‘몸을 치장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란다. 프린커로 몸 어딘가에 그림이나 글자를 쉽게 남겨 패션처럼 치장할 수 있으니 기막히게 잘 지은 이름이다.

살갗에 어떻게 인쇄하는지 궁금했다. 팔에 침착 스프레이를 뿌려 말리는 동안 스마트폰에서 인쇄를 원하는 도안을 고르고 인쇄 버튼을 눌렀다. 손에 들고 있던 벽돌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프린커를 살갗에 대고 불빛이 켜진 버튼을 눌러 오른쪽으로 움직이니 내가 선택한 그림이 팔에 그대로 그려진다. 고르는 시간 빼고 이를 인쇄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초. 순식간에 문신이나 헤나를 한 것 같은 그림이 그려졌다. 쉽게 인쇄한 만큼 더 쉽게 지워질까 싶어 손으로 문질러본다. 하지만 그냥 지워지지 않는다. 물을 묻혀 문질러야 지워진다. 지우지 않고 그대로 두면 2일 정도는 그대로 남아 있단다.

그런데 프린커는 어떻게 내 살갗에 그림을 그렸을까? 원리는 잉크젯 프린터와 같다. 잉크를 분사하는 헤드가 양옆으로 빠르게 움직이며 종이에 인쇄하는 잉크젯 프린터와 거의 같다. 작은 차이라면 프린커는 사람이 직접 헤드를 한 방향으로 이동해야 하는 점 정도다. 하지만 확실히 다른 것도 하나 있다. 잉크다. 프린터는 인쇄용 잉크를 쓰지만, 프린커는 화장품 용액을 쓴다. 몸에 직접 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에 안전한 화합물이 필요했고 화장품 용액으로 CMYK 색상을 가진 천연 잉크를 만들었다.

t_prinker_4프린커는 아직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 지금 공개한 제품은 프로토타입일 뿐, 판매용 제품을 내놓기 위해선 잉크 헤드와 화장품 용액을 만드는 복잡한 문제부터 털어내야 한다. 비록 이 제품을 내놓는 데 걸림돌이 좀 있지만, 프린커의 활용 가능성은 매우 높다. 문신, 헤나처럼 개성을 표현하는 데 쓰는 것뿐만 아니라, 인쇄 시간이 워낙 빨라 입장권을 인쇄할 수도 있다.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연락처를 인쇄할 수도 있고, 휴대성이 좋아 살갗이 있는 부위면 어디든 인쇄를 할 수 있어 마케팅을 위한 쓰임새도 넓다. 프린터 기술을 살갗에 인쇄하는 것으로 바꿨을 뿐인데, 생각보다 더 큰 시장의 기회를 연 프린커를 만든 곳은 국내 스타트업 ‘스케치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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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칫솔(PHILSIK CHOI)

직접 보고 듣고 써보고 즐겼던 경험을 이야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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