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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2018] 레노버 요가북 C930, 터치 세대 위해 멈추지 않은 진화

노트북인데 태블릿처럼 보이지 않고 태블릿인데 노트북처럼 쓸 수 있는 희한한 폼팩터였던 요가북을 처음 접한 때는 2년 전 IFA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레노버 미디어 브리핑이었다. 화면부를 여는 접이식 제품이면서도 아주 얇은 두께와 너무나 휴대하기 쉬운 무게를 갖고 있었지만, 이를 위해 물리 키보드를 없애고 터치 펜으로 그림이나 글을 쓸 수 있는 터치식 키보드 입력 패드를 채택한 과감한 선택이 불가피했더랬다. 때문에 첫 요가북은 혁신의 찬사와 지나친 자기 과시의 부작용이라는 두 가지 평가를 동시에 들을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치 세대에 익숙한 세대들을 위해 PC가 진화해야 할 한 갈래의 방향성을 제시한 점에서 요가북은 충분한 이야기할 만했고 그 후속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아무리 화면 터치에 익숙한 세대라도 키의 눌림을 시각/청각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입력판은 불편했던 터라 개선된 후속 제품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10인치 태블릿과 거의 같은 크기다.

하지만 1년이 지난 뒤 1세대 요가북을 이을 2세대에 대한 레노버의 응답은 없었다. 1세대 이용자들의 수많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내놓는 데 1년이란 시간은 부족했던 모양이다. 1세대의 문제를 반복하기 않기 위해 좀더 오랜 시간을 달리기로 한 것이다. 결국 2년의 시간을 보낸 뒤 레노버는 첫 요가북을 공개했던 같은 자리에서 2세대 요가북 C930을 자신있게 꺼내 놓았다.(물론 지난 컴퓨텍스 2018 인텔 키노트에서 살짝 등장하기는 했고 많은 이들은 이 제품을 요가북 2로 소개했다.)

2세대 요가북의 폼팩터는 1세대와 거의 똑같다. 덮개를 여는 구조에 역시 얇고 가볍다. 4mm로 된 상판과 하판을 합쳐 8mm 두께, 790g 이하의 무게다. 하지만 생김새만 거의 같을 뿐이다. 문제의 반복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가진 요가북 C930은 2년이라는 시간을 레노버는 헛되이 보내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듯했다.

영문 자판에서 손쉽게 한글 자판으로 바꿀 수 있는 요가북의 키보드.

요가북 C930에서 1세대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입력판 문제의 해결을 위해 선택한 답은 입력판 자체를 바꾸는 것이었다. 1세대에서 키보드와 펜 입력을 동시에 할 수 있던 평평했던 입력판을 거대한 e잉크 디스플레이로 대체해 버린 것이다. 즉, 요가북 C930은 10.1인치 컬러 화면과 e잉크 디스플레이를 가진 첫 듀얼 디스플레이 제품인 셈이다.

레노버가 요가북의 입력판을 e잉크 디스플레이로 대체하면서 윈도에서 실행한 프로그램의 작업 환경에 따라 키보드나 그림판의 형태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전작에서 키보드나 펜 입력을 위해 버튼을 눌러 스위칭을 할 때 단순히 키보드 백라이트를 켜고 끄는 것에 불과했지만, 요가북 C930은 키보드와 그림판 자체를 e잉크 디스플레이로 바꾸면서 입력 환경에 따라 인터페이스를 확실하게 바꿀 수 있게 됐다. 또한 국가마다 물리적으로 자판 각인을 바꿨던 이전 세대와 달리 30개 언어에 맞는 자판을 e잉크 화면에서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자판 각인 변경에 따른 출시 지연 문제도 거의 없을 듯하다.

덮개를 열 때 억지로 벌릴 필요 없이 상판을 두 번 두드리면 자석이 떨어지면서 살짝 틈이 벌어진다.

하지만 진짜 눈에 띄는 변화는 인터페이스 형태를 바꿔주는 것에만 있는게 아니다. 레노버는 키보드 작업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시각적 청각적 문제를 요가북 C930에서 해결했다. 키보드를 눌렀을 때 해당 키를 제대로 눌렸는지 확인하기 어렵던 전 세대와 다르게 2세대는 키보드를 누를 때 음영이 사라지는 애니메이션을 추가했다. 마치 실제 키를 누를 때처럼 해당 키가 들고나는 것을 시각적으로 처리해 올바른 키를 누르는지 확인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물론 여전히 딱딱한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정확하게 입력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차이는 의외로 크다.

여기에 키를 빠르게 입력할 때 행여 터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입력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인공 지능에 기반한 키보드 입력 개선 기술도 도입했다. 인공 지능 기반 입력 개선 기술은 앞으로 이러한 터치 입력식 PC에서 볼 수 있는데, 요가북 C930이 이를 적용한 거의 첫 제품일 것이다. 여기에 물리 키보드를 두드릴 때 들을 수 있는 키보드 소리도 적용했다. 딱딱한 판을 두드리는 소리보다는 낫지만, 물리 키보드마다 다른 소리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e잉크 그림 판에서 쓴 그림이나 글자는 그대로 복사해 컬러 화면에서 실행 중인 응용 프로그램에 바로 복사해 넣을 수 있다.

요가북 C930은 컬러 및 e잉크 디스플레이에 하나의 펜으로 입력할 수 있다. 화면을 반으로 접은 상태에서 컬러 화면에 실행한 응용 프로그램에 펜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고, 화면을 펼친 채 e잉크 디스플레이 화면에서 펜을 쓸 수도 있다. 사실 1세대 요가북은 입력판에는 일반 펜을, 컬러 화면에는 터치 펜을 입력했기 때문에 일반 펜에 의한 컬러 화면의 손상이 종종 발생했다. 펜은 4096 단계 필압을 감지한다.

레노버는 요가북 C930의 성능도 대폭 높였다. 종전 아톰 프로세서를 썼던 1세대와 달리 2세대는 인텔 Y시리즈 코어 i5까지 고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운영체제를 윈도 10 하나만 탑재한다는 점이다. 1세대에서는 안드로이드와 윈도를 모두 고를 수 있었지만, 2세대는 윈도 10만 탑재한다. 이러한 제원의 변화는 요가북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친 듯하다. 요가북 C930을 소개한 레노버 메트 베레다 글로벌 컨슈머 마케팅 부사장은 “1세대는 태블릿의 대체 제품이었던 반면 요가북 C930은 새로운 PC 유형의 제품”이라고 좀더 명확하게 성격을 정의한 것이다.

e잉크 화면에서 PDF를 읽을 수도 있다.

머지 않아 듀얼 스크린을 탑재한 PC 제품을 여럿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 컴퓨텍스에서 그러한 시장을 겨냥한 제품들을 봤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모든 제품들의 비교 대상은 요가북 C930이 될 것이라는 점과 이러한 변화들은 터치 세대에 익숙한 이용자들의 변화에 맞춰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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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칫솔(PHILSIK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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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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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ingback : 레노버, PC의 진화에 한 발 앞서다 – tec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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