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놀 생각 그만하고 일하라는 계시인걸까? 테크지G 기자들은 30일 밤 1시(한국 시각)부터 구글 IO 다음으로 주목받는 새 넥서스를 발표하는 행사를 인터넷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구글은 업그레이드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얹은 새 넥서스를 해마다 발표하는데, 오늘이 바로 올해의 그날이었던 것. 추석 연휴를 느긋하게 마무리할 수 없게 만든 오늘의 구글 이벤트를 지켜본 테크G 기자들은 반응은 어땠을까?
1. 구글이 1년 만에 두 개의 새 넥서스 단말을 비롯한 여러 서비스 정책을 발표하는 넥서스 이벤트를 열었다. 인상적인 발표가 있었다면?
최필식 기자 : 지루한 발표에 끝맺음까지 이상했던 괴상한 발표. 별점 매기는 시간도 아깝다. 막판 크롬북 픽셀C의 심폐소생술로 겨우 살아난 듯하다.
박병호 기자 : 진정한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것일까? 픽셀C 태블릿이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다소 느슨한 이번 행사에서 긴장감을 바짝 조여줄 만한 태블릿 제품이었다. 디자인이면 디자인, 그리고 넥서스 시리즈의 실망스러운 가격을 뒤집는 파격적인 값까지. 넥서스 이벤트가 아니라 픽셀 이벤트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인상 깊었다.
김상오 기자 : 넥서스 스마트폰과 픽셀C 정도일까? 다른 발표들은 멋지지만, 한국에서 쓸 수 있을 지 먼저 걱정이라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안드로이드 M에 대한 관심도 ‘구글 나우’라는 부분에서 걱정부터 든다. 한국말을 얼마나 잘 알아들을까?
김남욱 기자 : 이미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던 내용들이라 크게 인상적인 부분은 없었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새로운 안드로이드 태블릿 ‘픽셀 C’ 의 등장이 눈길을 끌었다.
2. 넥서스 6P는 이번 이벤트 전에 독특한 모양새에 의문을 던지는 이들이 많았다. 지금까지 공개한 넥서스 제품군 중 첫 풀메탈 바디를 적용한 실제 제품을 지켜본 느낌은 어떤가?
김남욱 기자 : 직접 봐야 정확히 말할 수 있겠지만 알루미늄 바디와 다이아몬드 커팅 처리된 넥서스6P의 모양새는 그리 나빠 보이지 않는다. 그 동안 카메라 부분이 유독 튀어나온 것처럼 보여서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에 공식적으로 공개된 모습에서는 이 또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처럼 보여 마음이 놓였다.
김상오 기자 : 스냅드래곤 810과 풀메탈 바디 조합은 ‘뜨겁다’로 이어질지 걱정이다. 리비전 AP를 쓴다는 데 얼마나 안 뜨거울 지 관건이다. 메탈 재질은 멋지지만, 케이스로 감춰야 하는 게 현실 아닐까?
최필식 기자 : 생각보다 중계 영상속 넥서스 6P가 훨씬 나은 듯하다. 뒤쪽을 찍은 이미지만 봤을 때 호감이 가지 않았으나 영상으로 본 실물은 이미지보다 만듦새가 생각보다 좋아 보인다. 물론 실물을 접했을 때 똑 같은 기분이 들지는 모를 일이다.
박병호 기자 : 개인적으로는 픽사 애니메이션 <월-E>에 등장하는 이브(EVE)가 묘하게 떠오른다. 깔끔하고, 딱히 흠잡을 곳이 없다. 5X보다 깔끔하고, 예쁘다.
3. 넥서스 6P에 비하면 넥서스 5X는 상대적으로 특징이 눈에 띄는 것 같지 않은데…
최필식 기자 : 보통 하나의 넥서스 스마트폰만 소개하던 종전의 관례를 따르지 않은 것도 그렇지만, 넥서스 6P에 비하면 플래그십에 먼 느낌이 강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덜 돋보이기는 했다. 그래도 좋게 보면 지난 해 너무 비쌌던 넥서스6에 비하면 값을 낮춘 모델을 내놓았다는 점에 의미는 있다.
김남욱 기자 : 넥서스5X를 보급형으로 자리잡게 하려는 의도가 고스란히 담긴 결과물이라 생각된다. 그래도 2GB 램은…
김상오 기자 : 당연하다. LG G4에 구글 마크 달고 구글이 대신 발표해주는 느낌이니까. 6P가 대단했다기 보다 5X가 새로울 것이 없었다. 다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구글 레퍼런스라는 프리미엄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박병호 기자 : 많은 인기를 누렸던 넥서스 5를 추억할 때인 듯하다.
4. 구글이 넥서스 5X와 6P의 카메라에 상당히 공을 들인 듯 보인는데…
박병호 기자 : 센서 크기가 많이 커졌다. 환산하면 1/2.3인치로 보이는데, 이는 웬만한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 센서 크기다. 제조사가 제공하는 샘플 사진인걸 고려하고 보아도 저조도에서 다른 샘플과 뚜렷한 차이를 보여줬다. 비교대상으로 꼽혔던 아이폰은 이제 카메라가 뚜렷한 특징이라고 보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전작에도 있었던 OIS 기능이 빠진 것은 실망스럽다. 그리고 하드웨어 제원과 별개로 소프트웨어의 이미지 처리 능력이 어떨지는 미지수다.
최필식 기자 : 다른 스마트폰과 정면 대결을 벌일 만하지만, 결과는 역시 찍어봐야 알 것 같다. 그래도 더 커진 1250만 화소 이미지 센서, 적외선 AF, 강력해진 HDR처럼 저조도에 강해진 점은 반갑다.
김상오 기자 : 삼성이나 LG의 제품 발표처럼 성능에 상당히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레퍼런스 폰의 영역을 조만간 넘어설 것 같은 느낌이다. 애플의 아이폰을 애플 레퍼런스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김남욱 기자 : 발표된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처럼 어두운 상태(저조도)에서 더 많은 빛을 흡수할 수 있다는 건 이 제품들을 눈 여겨 보고 있었던 이들에게 분명 어필이 될만한 요소라 생각된다. 하지만 OIS 기능의 부재가 심히 아쉽다.
5. 넥서스 5X와 6P는 마시멜로를 가장 처음 얹은 레퍼런스 폰이다. 마시멜로에서 가장 기대하는 기능이나 능력이 있다면?
김남욱 기자 :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의 스마트 배터리 기능과 더 강력해진 동기화 기능이 기대된다.
박병호 기자 : 앱 서랍 기능이 기대된다. 기존의 방식과 다르게 위아래 스크롤 방식으로 획기적으로 달라졌다. 그리고 시간 대에 따라 자주 쓰는 앱을 표시해주는 기능, 그리고 앱 검색 기능이 정말 반갑다. 원하는 앱을 실행하기 위해 앱 서랍을 열고 이리저리 뒤적거리는 귀찮음을 덜게 되었다는 점이 반갑다.
최필식 기자 : 센서 허브와 결합해 움직임을 제대로 측정하는 능력을 길렀고, 필요한 상황에서만 작동하면서 배터리를 늘린 점이 기대된다. 나우온탭은 꽤 의미 있지만,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른다. 구글 나우도 편하다고 하지만 나는 귀찮다.
김상오 기자 : 구글 나우의 한국어 실력이 얼마나 좋아졌을까?
6. 구글이 애플 케어와 비슷한 넥서스 프로텍트를 내놨다. 일단 미국에서만 적용한다고 하는데, 국내에도 도입할 필요가 있을까?
김남욱 기자 :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을 교체하는 주기라 할 수 있는 2년을 보증기간으로 기계 결함이나 손상에 대해 보상하는 만큼 국내에도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파손에 대한 수리비가 어느 정도까지 공제되는지 등 더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박병호 기자 : 좀 더 자세한 내용이 등장해봐야 알겠으나, 도입된다면 환영할 만하다. 악의적인 이용이 걱정되기는 하나,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보험 상품보다 훨씬 매력적인 제도다.
최필식 기자 : AS기간을 2년으로 늘리고 파손된 제품도 교환해주는 점은 좋지만, 추가로 돈을 내야 하는 점을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안드로이드는 아이폰이 아니니까.
김상오 기자 : 있어서 나쁠 게 있을까 싶다.
7. 넥서스 태블릿 대신 픽셀C가 깜짝 발표됐다.
박병호 기자 : 깔끔한 디자인, 준수한 성능, 비교적 저렴한 가격까지 여러모로 매력적인 안드로이드 태블릿. 기기에서 전원을 충전하는 블루투스 키보드를 추가하여 생산성을 더했다. 다만 태블릿으로 생산성을 높여보려고 애써 본 경험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OS가 업무 생산성에 그리 도움이 되는 OS는 아니라는 점. 그리고 세로로 길쭉한 엔터, 줄어든 시프트키, 윈도우 혹은 커맨드 키가 사라진 흉악한 키 배열은 걱정스럽다. 펜 액세서리를 지원했으면 더 매력적이었을 것 같다.
최필식 기자 : 크롬북 픽셀을 만든 팀이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만들었다는 게 흥미롭다. 구글이 생산성을 염두에 둔 안드로이드 투인원 태블릿 시장에 뛰어 들었다는 점은 눈여겨볼만하다. 종전에는 크롬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이 부분이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다. 다만 윈도에 맞서는 구글의 비밀 병기라고 말할 만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김상오 기자 : 흥미롭다. 넥서스를 쓰지 않은 태블릿이다. 구글도 애플처럼 독자 생태계를 구축할 것 같다. MS 오피스가 안드로이드로 완벽 이식된 상황이니,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다만, 64GB 수준으론 다소 갑갑한 느낌도 없지 않다.
김남욱 기자 : 모양새에서 그닥 멋진 부분을 찾기 힘들지만 기능이나 제원은 제법 많은 부분에서 흥미를 끈다. 엔비디아 테그라 X1, 3GB RAM,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 등을 담고 있는데 블루투스 키보드와 조합이 실생활에서 어떤 퍼포먼스와 쓰임새를 보일지 궁금해진다.
8. 넥서스 5X는 보급형의 기운이, 넥서스 6P는 플래그십의 느낌이 들 만큼 다른 가격 정책을 쓰고 있다. 둘 중 하나를 산다면 어떤 제품을 살 것인가?
최필식 기자 : 좀더 비싸도 넥서스 6P를 선택할 것 같다. 구글이 할부로 판매한다면.
김상오 기자 : 5X다. 아직까지 넥서스는 가성비로 싸워야 할 것 같은 느낌이라 굳이 플래그십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소니나 삼성처럼 특별한 기능을 얹어 나오는 상황도 아니고, 제원만 자랑하는 폰은 매력적이지 않다.
박병호 기자 : 물어볼 것도 없이 넥서스 6P다. 최저가를 비교하면 70달러의 차이지만, 성능 차이는 70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재질, AP, 스테레오 스피커, 전면 고릴라글래스, QHD해상도 등 모든 면에서 넥서스 6P가 낫다.
김남욱 기자 : 고민 없이 넥서스6P를 구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