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도우셨다. LG까지 MWC에서 신제품을 발표한다는 소식에 월요일 다크서클 걱정을 태산처럼 했었는데, 저녁 10시라니 너무 행복하다. (보고 있나 삼성?) 오늘은 LG 이벤트다. LG 최초로 MWC 기간을 통해 신제품을 발표하고, 모듈러 스마트폰의 시작을 알리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기자 4명에게 질문지를 전달했다. 시간이 이른 편이라 부담도 덜하다. LG 이벤트를 지켜본 테크G 기자 4인의 소감이다.
1. LG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가 열리는 바르셀로나에서 처음으로 신제품 공개행사를 열었다. 첫 발표 행사에 대한 진행이나 분위기, 내용은 만족스러웠는가?
김상오 기자 | 아주 순수한 발표회를 본 느낌이다. 아니 순진했다고 할까? 던지는 메시지는 알기 쉽게 전달되었다. 다만, 영상 속의 병맛 B급 감성은 가슴을 요동치게 하였는데, 발표회는 그걸 따라오지 못했다.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 영상 속의 메시지는 정확했고, 재미있었다. 누가 그런 생각을 하는 걸까. LG의 B급 감성은 사랑이다.
박병호 기자 | 전체적인 주제가 강렬하고 일관되었다. 그리고 협력사 CEO들이 총출동한, 막강한 영입력이 놀라운 행사였다. 그러나 다양한 액세서리를 함께 소개하다 보니 제품에 관한 이야기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고, 산만했다. 액세서리를 소개하고 싶은 건지 G5를 소개하고 싶은 건지 분명하지 않은 느낌이다.
이세민 기자 | 좋게 말해서 아쉽고, 솔직하게 말해서 무슨 내용인지 애매하다. G5와 친구들? G5라도 집중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너무 많은 제품을 선보였고 집중에 대한 완급이 부족해서 산만하다. 유출이 많았기 때문인지 ‘머릿속에 이건 꼭 사고 싶어!’라는 제품은 없었다. 그리고 LG 행사인지 LG 프렌즈 행사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퀄컴(QUALCOMM)과 패럿(PARROT)은 시너지가 아니라 자기 자랑하러 나온 것 같았다.
김남욱 기자 | 전반적으로 의문을 해소하기보다 물음표만 잔뜩 던진 발표 행사가 아니었나 싶다. 핵심이 되는 내용을 지루함 없이 전한 부분은 긍정적이지만 주객전도랄까, 엄연히 스마트폰 발표 행사인데 너무 모듈에 집중한 것이 아닌가 싶다. 또 모듈 관련 시연이 전혀 없는 것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2. 먼저 G5에 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G5와 관련된 정보가 미리 알려진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정식 발표한 것을 보는 것은 느낌이 다를 듯하다. G5가 기존 G시리즈, 또는 다른 상대 제품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는가?
이세민 기자 |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중국산 보급형 폰들같은 가격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아니면 G3 때처럼 국내에서라도 출시 며칠 내로 ‘대란’이라도 터져야할 것 같다. LG 프렌즈(모듈)가 별도구매라는 점을 감안하면 뭔가 장황하게 설명한 장점들은 오히려 반감한다. 거기다 호불호에 의해 갈리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디자인에서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LG의 준비는 많았지만 특이한 시도와 특이한 폰으로만 보인다.
김상오 기자 | 모듈 방식만으로도 신기함과 편리함을 기대하기는 충분하다. 실제 사용 편의성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영상 속에서 보이는 빠릿빠릿함을 현실로 소환할 수 있다면, LG의 승리다. 지갑이 걱정이긴 하다. LG 풀셋을 착용하려면 적지않은 노동이 필요할 것 같다. 그 밖에 USB-C 채택, 마이크로 SD 카드 등 꼭 필요한 기능은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아쉬움을 있을지 몰라도, 불편함을 없을 것이다.
박병호 기자 | 쉽게 판단이 되지 않는다. 미리 공개된 정보가 많다는 걸 고려하더라도 콕 짚어 눈에 들어올 만한 특징이 없다. 가장 큰 특징은 이제 막 선을 보인 모듈러 방식인데, 이거 하나만 믿고 가기엔 LG전자 앞에 놓인 길이 너무 험난하다.
김남욱 기자 | 사실 외형 디자인은 물론이고 모듈 등에 대한 것까지 이미 다 유출되었던지라 새로운 느낌이라 할 것은 없었다. 전작인 G4보다는 분명 나아진 인상인데 앞서 말했듯 궁금증만 키워 지금은 어떻다 판단하기가 너무 어렵다.
3. G5 모듈러 방식을 채택했다.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고, 카메라, B&O 사운드 모듈 등을 교체할 수 있는데, 이런 모듈의 쓰임새에 대한 평가를 해본다면? 또는 제안하고픈 모듈이 있는가?
박병호 기자 | 마음속으로 모듈을 바꾸는 나를 상상해본다. 케이스를 벗기고 스마트폰을 끄고, 모듈을 뽑고, 배터리를 뽑고, 다른 모듈에 배터리를 꽂고, 모듈을 스마트폰에 꽂은 다음에 스마트폰을 켜고 부팅을 기다리며 벗긴 케이스를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이 과정을 기다릴 끈기가 있다면 모듈은 매우 괜찮은 친구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김남욱 기자 | 모듈러 방식과 그 확장성은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것 같다. 다만 별매인 만큼 그 가격이 관건이 아닐까. 덧붙여 모듈을 교체할 때 전원이 유지되지 않는 점은 그 활용성에 큰 제약이 될 듯하다.
이세민 기자 | 모듈러 방식은 환영이다. 하지만 모듈방식은 통일성과 지속성이 관건이다. 과연 사이즈가 다른 LG폰에서 G5의 모듈을 사용할 수 있을까? 앞으로 행보에 스스로를 옳아 메는 모습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조준호 사장은 발표에서 LG PLAYGROUND라는 플랫폼으로 소개했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해야 하는 거다. LG는 클라우드 서비스나 몇몇 자체 서비스를 이미 문 닫았다. G5와 친구들을 구매해야 하나? 라는 부분에서 망설이게 되는 부분이다. 당연히 준비하고 있겠지만(설마? 안 하진 않겠지?) 대용량 배터리나 무선충전 모듈이라면 쓸모가 있을 듯하다.
김상오 기자 | 우선 신기하다. 지금까지 없던 방식이니 당연하다. 한 두달 쓰다보면 특정 모듈만 고정적으로 쓰게되는 날이 올 것 같다는 귀찮니스트 특유의 예감이 전두엽을 자극한다. 모듈러라 부르는 방식도 맞을지 조금 의문이다. 뭔가, 옵션만 늘어난 느낌이 강하다. 스마트폰 업계에 DLC 문화를 가져온 느낌이랄까? LG는 시즌 패스를 함께 내놓으라!
4. G5와 함께 LG 방식의 가상 현실도 발표됐다. 스마트폰을 꽂는 기어 VR과 달리 스마트폰에 유선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 방식은 색다른 방법인데 이런 접근법은 어떻게 보는가?
박병호 기자 | 목에 부담스러운 스마트폰의 무게를 좀 덜 수 있어서 일단 환영한다. 그러나 경쟁사의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제품은 부담스러운 가격을 대중화하기 위해 디스플레이에 직접 스마트폰을 넣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이제 다시 스마트폰을 분리한 방식으로 되돌아온 셈인데, 별도의 디스플레이를 넣으면서 가격대가 어떻게 형성될지 걱정이 된다.
이세민 기자 | 이번 발표회에서 그나마 칭찬하고 싶은 제품이다. 현재 VR의 무게와 사이즈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칭찬한다. 하지만 폰을 삽입해서 사용하는 버전의 장점과는 대치한다. 디스플레이를 굳이 따로 장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단가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은 간과했다. 역시나 가격이 중요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삽입하지 않고 연결하는 방식의 경우 삽입형의 단점인 조작의 한계를 어느 정도 넘어설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설명은 아쉽다. 확인해봐야겠지만 실제로 좀 더 많은 콘트롤이 가능하다면 장점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다.
김상오 기자 | 실제 무게가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귀에 거는 안경 거치대 방식이 안정적일 지가 관건인데 영상만으로 판단하기는 조금 어렵다. 물론 비교적 세련되고 멋지고, 덜 창피할 것 같다는 마음은 강하게 든다. 제발 저렴하게만 나와다오..
김남욱 기자 | 그 방식 자체와 드러난 제원은 꽤 인상적이다. 하지만 종전 해당 제품군이 왜 스마트폰을 직접 장착하는 방식을 선택했는지 생각해 본다면… 역시나 관건은 가격이 아닐까 싶다.
5. LG가 LG 프렌즈라는 이름으로 액세서리를 통합한 이름을 지칭하고 새로운 제품을 선보였는데, 각각의 성격이 G와 조화를 이룬다고 보는가?
김남욱 기자 | 실생활 곳곳에 쓰이는 제품들이 점차 스마트폰과 연동을 빠짐없이 기능에 넣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드러난 LG 프렌즈 제품들은 색다르지만 분명 그 쓰임새가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관련 디바이스를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과정이 번거로운데 반해 G5는 3단계만으로 연동할 수 있어 조화 또한 일정 수준 이상 이뤘다고 여겨진다.
이세민 기자 | 질문을 조금 바꿔서 굳이 LG 프렌즈 제품을 사야할 이유는 무엇인가? 프렌즈들의 다른 제품들로도 충분히 유사한 악세사리들이 존재한다. 다양한 악세사리의 시도와 브랜드 통일에 대한 노력은 칭찬하고 싶지만 실질적인 G와의 조화에서는 개연성을 찾기 힘들다. 좀 더 독창적이거나 LG프렌즈만의 베네핏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김상오 기자 | LG로 ‘대동단결!’과 같은 충격을 주기는 조금 약했지만, 무난한 조합이라 보인다. 별도 관리 앱을 만들어 3스탭으로 모든 것을 관리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LG 나름의 고민의 흔적도 엿보인다.
박병호 기자 | 여러모로 매우 독특한 시도다. LG 프렌즈를 보다보면 유행의 흐름을 짚는 펫캠, 드론, VR, 360도 카메라를 한눈에 느낄 수 있다. 시대(Generation)의 유행과 조화를 이룰지 모르겠으나 LG의 G와 조화를 이루는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