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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캐스트 2.0, 거창함은 잊고 소박하게 즐기다

t_chromecast2_r_1며칠 전 넷플릭스를 거실에 있는 커다란 TV에서 볼 수 없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 때 그에게 해줄 대답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저 크롬캐스트를 쓰라는 게 전부였다. 넷플릭스를 대형 TV에서 즐기려는 그 목적 하나에 크롬캐스트만큼 값싸고 부담 없는 장치는 없었으까. 아마도 이 것이 지난 2년 동안 1천 만대 넘는 크롬캐스트를 구매했던 이용자들의 이유일 것이다.

크롬캐스트는 작은 미디어 플레이어다. 단지 모든 컨텐츠에 대응하는 장치는 아니다. 이 장치는 약점이 매우 많다. 제한된 미디어만 재생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컨텐츠를 보여준다. 바로 인터넷에 있는 영상과 음악, 사진이다. 그것을 PC나 모바일 장치를 통하지 않고 인터넷에서 직접 끌어와 보여주기 때문에 더 빠르고 좋은 화질로 보여준다.

t_chromecast2_r_2구글이 크롬캐스트 가문의 둘째를 소개한 것이 지난 해 9월 29일 구글 이벤트에서다. 그리고 곧바로 몇몇 국가에서 크롬캐스트 2.0의 판매를 시작했고, 우리나라도 아마 오늘부터 공식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5만4천900원. 아무래도 새 모델인데다, 기능과 성능을 더 강화한 때문인지 크롬캐스트보다 가격은 좀더 오른 느낌이 강하다.

오늘 정식 소개되는 크롬캐스트 2.0을 한국에 가져온 것은 몇 달 전 이야기다. 작은 상자를 열어 꺼낸 크롬캐스트 2.0은 종전 USB 메모리 장치처럼 생겼던 크롬캐스트와 달리 본체가 둥글다. 본체 끝에 달았던 HDMI 플러그를 버리고, 케이블 형태로 바꾼 것은 제법 인상적이다. 종전 모델은 HDMI 단자에 따라 딱딱한 본체의 방해를 받아 꽂기 힘들었던 반면 유연한 케이블로 바꾼 때문에 어느 TV의 HDMI 단자나 꽂기 쉬워졌다. 본체의 무게 때문에 아래로 축 늘어지는 게 보기에 안 좋은 것만 빼면 별 문제는 없다.

t_chromecast2_r_4크롬캐스트를 꽂고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한 뒤 무선 랜과 이름 등 간단한 설정부터 마쳤다. 설정 방법이야 이전 모델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크롬캐스트 2.0은 5GHz 무선 랜을 쓸 수 있고 무선 랜 설정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물론 5GHz로 연결되는 게 무조건 빠르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단지 신호 간섭이 적어지는 만큼 끊어짐 없는 스트리밍을 즐길 수는 있다.

t_chromecast2_r_3어쨌거나 전반적으로 이전 세대보다 몇 가지 좋아진 점은 있다. 일단 부팅 시간이 짧아졌다. 1세대에서 30초쯤 걸리던 부팅 시간은 20초 정도로 앞당겼다. 하지만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넷플릭스처럼 패스트 스트림이 적용된 컨텐츠를 볼 때다. 같은 넷플릭스를 1세대에서 보면 15초의 버퍼링 시간이 필요한 반면 크롬캐스트 2.0은 10초 이내에 버퍼링이 끝난다. 버퍼링 초기는 비슷하나 크롬캐스트 2.0은 한순간에 버퍼링 작업이 끝난다. 확실히 넷플릭스와 궁합은 잘 맞는 느낌이다.

t_chromecast2_r_6또한 크롬캐스트 2.0의 정식 출시가 가까워지면서 크롬캐스트 앱도 본래 기능을 되찾은 듯하다. 초기 현재 상영작에서 각 앱의 컨텐츠 정보가 뜨지 않았지만, 지금은 정상 작동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프로그램 정보도 크롬캐스트 앱에서 곧바로 확인되고 유투브의 채널 정보와 구글 무비의 영화 정보도 제대로 뜬다. 때문에 가끔은 해당 앱을 열지 않고 않고 크롬캐스트 앱에서 별 생각 없이 이런 컨텐츠를 알아 보는 일도 있다. 다만 해당 컨텐츠를 보려고 눌렀을 때 해당 앱이 실행되기는 하지만, 크롬캐스트 옵션이 곧바로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앱 실행 이후 크롬캐스트 버튼을 눌러줘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티빙이나 푹 등 국내 크롬캐스트 관련 앱은 크롬캐스트 앱의 채널 관리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인상이다.

t_chromecast2_r_5이처럼 많은 부분은 아니어도 모양을 바꾸고 부분적으로 성능을 올린 때문에 크롬캐스트 2.0에서 달라진 부분을 찾을 수 있지만, 변하지 않는 점도 있다. 만능 미디어 플레이어로 소개할 수 없을 만큼 디코더의 능력을 제한한 것도 여전하고, 생각만큼 크롬캐스트를 활용하는 앱의 다양성도 역시 부족하다. ‘저스트 댄스 나우’(Just Dance Now)처럼 신나게 놀 수 있는 앱이 하나라도 있는 게 왠지 기적인 것만 같다. 하긴, 크롬캐스트를 이용하는 이유는 원래부터 게임 같은 거창한 것은 아니었다. ‘이용자가 즐기던 인터넷 컨텐츠를 커다란 TV로 옮길 수 있는 가상 쉬운 수단!’. 이는 크롬캐스트 2.0에서 바뀌지 않는 제품의 이유지만, 그 방향성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아야 할 것 중 하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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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칫솔(PHILSIK CHOI)

직접 보고 듣고 써보고 즐겼던 경험을 이야기하겠습니다.
chitsol@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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