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갤럭시 노트 시리즈 발표까지 한달 보름쯤 남았을까? 지금 현역으로 뛰고 있는 갤럭시 노트5가 당장 은퇴할 만큼 노쇠한 제품이 아닌, 여전히 팔팔함에도 다음 세대를 위해 이제 은퇴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은 서글픈 현실이다. 물론 그 서글픈 감정을 없앨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둘러 후속 기종으로 갈아타는 방법이 있을 테고, 갤럭시 노트5의 생명력이 다할 때까지 함께 버텨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만약 갤럭시 노트5의 생명력이 다할 때까지 버티겠다는 이들이 있다면 앞으로 갤럭시 노트5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보여 줄 지금의 이야기를 주목하시라. 갤럭시 노트5는 6월 8일부터 갤럭시 노트7에 들어갈 새로운 이용자 인터페이스의 실험을 시작했다. 삼성 멤버스를 통해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에 가입한 이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이용자 인터페이스를 가진 펌웨어가 배포됐고, 정식 버전은 아니지만 앞으로 갤럭시 노트5의 달라질 미래를 보는 데는 충분한 변화를 담고 있다. 갤럭시 노트5의 달라진 인터페이스를 정리한다.
비슷해 보이는 기본 홈
갤럭시 노트5에 새로운 이용자 인터페이스를 담은 베타 버전의 펌웨어를 올려도 기본 홈의 차이는 아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차기 터치위즈 UI에서 앱 서랍을 없앨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미지에서 보다시피 여전히 앱 서랍은 존재한다.
흰색 배경의 빠른 설정과 S파인더 통합
홈 화면이 비슷할 뿐 달라진 점을 찾는 것은 매우 쉽다. 먼저 위쪽 알림 막대의 빠른 설정은 종전과 완전히 다르다. 갤럭시 노트5만 아니라 갤럭시 S7의 빠른 설정과 비교해도 그 차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종전 빠른 설정과 비교할 때 비교할 때 아래쪽에 있던 S파인더와 퀵커넥트 버튼을 맨 위에 하나의 검색 버튼으로 통합해 편집 버튼 자리에 넣었다. S파인더 버튼을 누르면 별도의 페이지가 열리고, 장치 내부의 데이터 검색과 주변 장치를 쉽게 찾아 연결하는 퀵커넥트 기능을 함께 쓸 수 있다. 또한 갤럭시 노트5에서 자주 쓰는 추천 앱도 표시된다. 갤럭시 기어 같은 블루투스 주변 장치와 연결한 상태라면 그 장치의 배터리 상태도 확인할 수 있다.
확 바뀐 빠른 설정
새로운 런처의 빠른 설정의 차이는 단순히 테마의 색깔이 아니라 세부 메뉴에 들어가지 않고 필요한 설정을 하는 것이다. 무선 랜을 예로 들면 종전에는 무선 랜을 단순히 켜고 끄거나 해당 아이콘을 눌러 세부 메뉴로 들어갔지만, 새로운 런처의 빠른 설정은 Wi-Fi라는 글자 부분을 누르면 세부 메뉴로 옮기지 않고 관련 메뉴가 곧바로 뜨게끔 설정해 필요한 설정을 빠르게 끝낼 수 있다.
또한 기본 5개의 빠른 설정에서 한번 더 아래로 내렸을 때 모든 설정을 한꺼번에 보여주지 않고, 이제는 추가로 5개의 빠른 설정만 표시한다. 앞서 빠른 설정을 편집할 때 누르던 편집 버튼 자리에 S파인더 아이콘이 들어갔기 때문에 빠른 설정의 편집 방법이 바뀌었다. 새 터치 위즈에서 빠른 설정을 길게 누르면 더 이상 세부 설정으로 들어가지 않고 각 빠른 설정의 위치를 편집할 수 있는 메뉴를 띄우도록 조정했다.
검색 창 커진 앱 서랍
기본 홈 화면은 큰 변화가 없는 듯 보이지만, 앱 서랍은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 종전에는 알림 막대 아래 쪽에 앱서랍의 순서를 바꾸는 메뉴가 있던 반면, 새로운 터치 위즈는 앱 검색 창을 넣어 좀더 쉽게 앱을 찾을 수 있게 변형했다. 앱 순서를 편집하거나 이름 순서로 정렬하는 메뉴는 오른쪽에 있는 확장 버튼 안으로 숨겼다.
머티리얼 디자인을 적용한 기본 앱 아이콘
전화, 문자, 메시지, 인터넷, 이메일, 갤러리, DMB 등 종전에 있던 기본 앱 아이콘이 모두 머티리얼 디자인을 적용한 아이콘으로 교체됐다. 기본 앱의 세부 기능도 부분적으로 달라졌다.
확실하게 정리된 설정 화면
설정은 새로운 터치 위즈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앞서 터치 위즈의 설정 화면은 모든 세부 메뉴를 첫 단계에 표시하고 위 아래로 스크롤하면서 필요한 설정을 곧바로 찾아 들어갔지만, 새로운 설정은 첫 단계를 항목으로 묶어 스크롤을 최소화하고 각 항목마다 세부 메뉴가 무엇인지 간단히 표시했다. 이는 안드로이드 N의 설정 화면과 비슷한 컨셉이다. 앞서 설정에 적용했던 둥근 아이콘은 모두 제거했고, 아이콘의 모양만 표시해 더 깔끔하다.
특히 세부 설정으로 들어갔을 때 지금 이용자가 건드린 설정과 관련성 있는 다른 설정으로 곧바로 이동할 수 있는 항목도 아래쪽에 링크 형태로 표시해 좀더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앱 아이콘의 퀵 옵션 적용
홈 화면과 앱 서랍 아이콘에 모두 적용되는 새로운 기능이다. 앱 아이콘을 터치하면서 아래로 살짝 끌어 내리면 앱의 동작을 제어할 수 있는 퀵 옵션이 뜬다. 퀵 옵션을 통해 해당 앱을 제거하거나 강제로 중지시킬 수 있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표시된 배지 숫자를 강제로 지울 수도 있다. 다만 퀵 옵션에 뜨는 각 아이콘 색깔이 같아서 직관적이지 않고 혼란스럽다.
폴더를 열 때 흐린 배경 적용
폴더를 열거나 앱의 퀵 옵션을 실행할 때 배경 화면을 완전히 흐리게 만들어 폴더 아이콘과 퀵 옵션 항목을 좀더 또렷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폴더는 흐린 배경을 채택한 뒤 폴더를 열었을 때 사각 테두리를 완전히 없애고 전체가 한 화면이 되는 것처럼 만들었다. 다만 배경 화면에 따라 글자를 보색으로 표현하는 기능이 없어 이전보다 폴더 제목이 잘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설정에 안드로이드 페이 등장
어쩌면 이것은 오류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페이가 새 터치 위즈 펌웨어에 정식으로 반영된 부분은 아직 확정은 아니다. 종전까지 안드로이드 페이는 삼성 스마트폰에서 빠진 상태로 나왔지만, 설정 -> 구글의 서비스 항목에 버젓이 안드로이드 페이 항목이 자리 잡고 있다. 안드로이드 페이는 아직 국내에서는 제대로 쓰기 어렵지만, 미국은 서비스를 시작한 구글의 지불 시스템인데, 국내 확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지금 베타 펌웨어에 안드로이드 페이가 적용된 상태지만 아직 정식 서비스를 하는 것은 아니어서 실제로 카드 등록을 시도하면 카드의 정상 결제 이후 오류가 뜬다.
정식으로 이름 받은 삼성 클라우드
삼성은 자체 클라우드인 S클라우드를 추진했지만, 이를 백지화하고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해왔다. 그런데 갤럭시 노트5 베타 버전에 삼성 클라우드라는 정식 이름이 부여됐다. 갤럭시 노트5의 삼성 클라우드는 그동안 삼성 계정을 통해 입력되는 각종 데이터, 이를 테면 연락처, S헬스, S노트, 키보드 데이터, 데이터 백업 등을 한 공간으로 모은 것으로 최대 용량은 5GB로 제한되어 있다. 설정의 삼성 클라우드는 이용자가 현재 이용 중인 클라우드 공간의 용량을 표시하고 있는데, 이 공간을 늘릴 수 있는 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Apk나 음악 같은 컨텐츠 백업도 삼성 클라우드로 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아직 정식 가동된 게 아닌지 이 두 항목에 대해선 정상적으로 백업하지 못했다.
새로운 노트 앱의 추가
갤럭시 노트는 원래 펜을 이용하는 두 개의 앱이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두 개 앱을 S노트로 통합했다. 그런데 새로운 펌웨어는 S노트 외에 노트라는 또 다른 앱을 추가했다. 탬플릿과 페이지 단위의 작업을 중심으로 하는 S노트와 달리 펜 글씨를 통한 메모와 음성, 사진 같은 컨텐츠를 하나의 노트에 복합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다. 이 앱은 사전 탑재 앱 중 하나로 등록돼 삭제할 수 없다.
액션 메모 묶음 해체한 S 노트
앞서 이번 베타 버전을 깔기 전까지 S노트를 열지 않고 남긴 액션 메모는 S 노트의 한 공간에 깔끔하게 모여 있었다. 그런데 새로운 터치 위즈에 포함된 S노트는 종전에 작동된 액션 메모를 묶어 두지 못하고 모두 개별 메모로 풀어 버려 S 노트 자체가 매우 지저분해진다. 대신 액션 메모를 항목으로 따로 빼 그 안에서 관리하도록 했는데, 항목을 잘 관리하는 이들이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 매우 불편할 수도 있다.
원스토어로 바뀐 이통사 스토어(티 스토어)
국내 이통3사가 운영하던 앱 장터들이 원스토어라는 이름으로 통합됨에 따라 종전 갤럭시 노트5의 티스토어와 티 북 등 이통사 장터 관련 앱이 모두 새 런처에서 원스토어 관련 앱으로 변했다. 티스토어는 원스토어로, 티 북은 원 북으로 바뀌었고, 새로운 스토어 이용에 따른 약관 동의도 다시 해야 한다.
갤럭시 노트7의 양면 엣지를 예고한 비디오 앱
새로운 터치 위즈는 단순히 그래픽 인터페이스만 바꾼 게 아니라 몇 개의 앱을 보완했다. 그 중에서 동영상을 재생하는 비디오 앱은 차세대 갤럭시 노트에 대한 힌트를 담고 있다.
먼저 갤럭시 노트5의 비디오 앱을 처음 실행하면 왼쪽과 오른쪽을 위 아래로 문지를 때 음량 또는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영역의 두께가 마치 엣지 디자인과 비슷하게 보인다. 더불어 비디오 앱은 보던 동영상 중 일부 장면을 gif로 변환하는 기능이 새로 추가됐다. 동영상을 보다가 메뉴의 gif 버튼을 누르면 최대 6초까지 움직이는 gif 이미지로 만들 수 있는데, 이는 촬영한 동영상을 움직이는 사진으로 만들기 좋은 기능이다.
이 밖에도 베타 프로그램을 통해 실험 중인 새로운 갤럭시 노트의 터치 위즈는 전화와 연락처, 문자의 세부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손봤고 기본 인터넷 브라우저의 기능도 보강하는 등 자잘한 부분의 변화를 많이 담았다. 여기에 갤럭시 S7까지도 부분적으로 적용하지 못했던 머티리얼 디자인을 기본 앱에 입혀 마무리하고, 안드로이드 N의 일부 특징 반영하면서 설정에 대한 좀더 쉽고 빠른 접근성 등을 담아냈다. 다만 삼성 클라우드나 안드로이드 페이 같은 새로운 서비스들은 지금 시험하는 런처를 쓰게 될 갤럭시 노트7의 출시에 맞춰서 서비스가 시작될 듯한데, 이 역시 이번 베타 프로그램으로 풀린 런처를 통해 추정할 뿐 확신할 수 없다. 더불어 갤럭시 노트7을 위해 실험하고 있는 런처라는 점에서 노트 앱과 비디오 앱에 등장한 양면 엣지 이미지는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는 힘들 듯하다. 어쨌거나 이번 갤럭시 노트5의 베타 프로그램으로 배포한 새로운 터치 위즈는 상당히 많은 변화를 담고 있고 이는 갤럭시 노트5의 생명 연장을 기대하는 이용자들에게 좋은 소식이 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