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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노트북 판 넓힐 인텔 ‘아폴로 레이크’

인텔은 프로세서를 내놓을 때 명확한 시장이 없으면 새로운 폼팩터를 만들어 낸다. 게이밍이나 업무용, 모바일 같은 상투적인 시장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 시장의 변화에 따라 요구되는 형태, 이를 테면 더 얇고 가벼운 울트라씬이나 태블릿과 노트북의 이용 경험을 모두 담은 투인원(2-In-1)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저가 시장에서 전설적인 폼팩터였던 ‘넷북’(Netbook)만큼 기억에 남는 제품도 많지 않다. 넷북에 대해선 여전히 긍정과 부정적 평가가 서로 엇갈려 싸우고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후로 저가 PC 시장은 확실하게 열렸고, 인텔은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끊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만 인텔의 한 가지 실수는 넷북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고 했던 것이었고 실제로 그렇게 됐는데, 이 시기에 요구된 저가 PC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지 못하면서 그 시장의 주도권을 다른 스마트 미디어 장치에 한동안 내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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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anandtech

인텔이 그 시장을 회복하게 된 것은 저가 시장에 필요한 요구 성능을 갖춘 베이트레일 기반 아톰 SoC(System On Chip)를 내놓고 난 이후다. 프로세서와 그래픽을 비롯해 컨트롤러까지 하나의 칩에 담아 성능과 전력 효율성을 높인 이후로 2014년 저가 태블릿 시장에서 목표로 삼았던 4천 만대 출하를 이뤄냈다. 이후 인텔은 8세대 마이크로아키텍처인 에어몬드(Airmont) 기반의 브라스웰(Braswell)과 체리트레일(Cherry Trail)로 영역을 저가 태블릿에서 투인원, 미니PC까지 확장했다. 여전히 싼 값의 PC가 필요한 시장에 맞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기반 제품은 꾸준히 내놓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제품들은 대부분 심천에서 열리는 인텔 개발자 포럼(IDF)에서 이뤄지는데, 올해도 저가 컴퓨팅 시장의 확대를 위한 새로운 SoC가 공개됐다. 이름은 ‘아폴로 레이크’(Apolo Lake). 미국 캘리포니아 시에라 국유림에 있는 정말 작은 호수의 이름을 딴 이 SoC는 14nm 공정으로 만드는 저전력 제품군이다. 사실 14nm 공정은 이전 세대인 브라스웰과 체리 트레일에서 이미 적용된 터라 아폴로 레이크의 특징은 아니다. 하지만 이전 세대에 비해 마이크로아키텍처와 그래픽 칩셋의 세대 진화로 좀더 능력을 끌어 올렸을 것으로 예상하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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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anandtech

아폴로 레이크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마이크로아키텍서는 골드몬트(Goldmont)지만, 스카이 레이크에서 쓰는 9세대 그래픽 코어를 넣었다. 종전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재생했던 HEVC와 VP9도 이제 온전히 하드웨어로만 디코딩을 할 수 있어 4K 같은 고화질 영상도 가속할 수 있다. 듀얼 채널 DDR4와 DDR3L, LPDDR3 / 4 램을 쓸 수 있고, PCIe X4와 eMMC 5.0 등 저장 인터페이스를 옵션으로 고를 수 있다.

이전 세대에 비해 처리 성능의 향상이나 코어의 수에 대한 언급은 없다. 아마도 골드몬트 코어와 그래픽, 컨트롤러의 조합에 따라 아톰, 셀러론, 펜티엄으로 나뉘는 프로세서 브랜드의 차이를 감안하면 이상한 일은 아니다. 다만 인텔 아폴로 레이크의 방향에 대한 설명까지 생략한 것은 아니다. 인텔은 아폴로 레이크가 더 얇고 가벼운 제품을 만들어내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선 더 적은 배터리로 오랫동안 작동할 수 있어야 하고 각 부품을 하나의 보드로 통합하는 데 효율적이어야 한다. 인텔은 무선 랜(인텔 802.11ac 와이파이 솔루션 )과 저장 장치(eMMC)까지 아폴로 레이크를 얹은 작은 보드에 납땜 처리해 보드 두께와 전력을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어차피 조립식의 의미를 없앤 제품은 이미 많이 나와 있는데다 저가 제품의 옵션이 많은 것은 무의미한 점과 전력 소모를 줄여야 하는 측면에서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물론 여기에 더 많은 옵션을 더하고 빼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므로 태블릿이나 소형 노트북 외에도 올인원이나 투인원 같은 제품의 제조 비용을 낮추는 데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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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anandtech

흥미로운 점은 인텔이 아폴로 레이크의 주요 시장으로 ‘클라우드북’(CloudBook)을 지목한 점이다. 클라우드북은 엄밀히 따지면 크롬 OS를 쓰는 크롬북과 다를 바 없다. 단지 교육이나 기초 작업에 쓰는 입문용 노트북을 가리키는 인텔의 용어일 뿐이긴 하지만, 크롬북을 포함해 지난 연말 이 시장의 성장세를 본 인텔은 클라우드북 카테고리를 따로 분류하기로 한듯하다. 169~269달러 사이의 저가 노트북 시장은 2014년 연말 미국에서 500만 대 이상 판매된 터라 이 시장이 더 성장할 것으로 인텔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11.6인치 뿐만 아니라 투인원 제품군의 유연한 이활용성을 기반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생산성과 휴대성을 동반한 13~14인치 노트북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네트워크 기능을 강화하고, 클라우드 서비스와 결합해 저장과 편집 성능을 갖춘 클라우드북은 강력한 성능보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를 연결한 상태에서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 배터리 성능이 중요하다. 앞서 2GB 램에 32/64GB 저장 공간을 담아서 내놓은 제품들이 8시간 이상 작동하는 제품이라는 점을 볼 때 아폴로 레이크도 그보다 더 나은 성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능력에 대해선 이번 IDF 2016에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 부분에 대한 좀더 확실한 특징은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어차피 아폴로 레이크를 2분기에 낼 계획이라 빠르면 이번 컴퓨텍스에서도 관련 소식을 듣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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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칫솔(PHILSIK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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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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