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킥스타터에서 펀딩 1000%를 달성한 미친 제품들을 소개한 바 있다. 쌈박한 아이디어 하나로 천문학적인 펀딩을 유치, 성공적인 스타트업의 CEO가 되는 꿈을 누구나 한 번쯤 꿀 것이다. 보통 킥스타터라면 톡톡튀는 아이디어와 성공적인 벤처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살펴보면 그렇지 못한 실패도 무척 많다.
펀딩률이 높은, 그리고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먼저 표시해주는 탓에 아래쪽은 잘 살피지 않기 마련인데, 오늘은 제법 신기하지만, 10% 펀딩을 넘기지 못한..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그렇게 끝날 지 모르는 쓸쓸한 펀딩 몇 가지를 살펴보자.
‘어떤 컴퓨터건 빠르게’ 휴대용 SSD
안 되는 프로젝트는 이름부터 모호한 모양이다. 적당히 이름을 지어줘도 좋았으련만, 재미없는 이름을 지닌 휴대용 SSD다. 제품 자체는 ‘썬더 드라이브’라 부르는 모양인데, 64GB부터 최대 1TB수준의 용량을 지니고 있다. 모양은 황금색 골드바와 비슷해 제법 그럴싸하다.
그 밖에는 그냥 평이한 편. 습기에 강하고, 빠르고, 용량도 넉넉하단다. 그 밖에 눈에 띄는 부분이 없다. 본인들도 얼마나 할 이야기가 없었으면, ‘물리 디스크가 들어간 하드드라이브보다 안전하다’는 퀘퀘한 멘트를 적었을까.
심지어, 이 제품의 출고는 2017년 2월이다. 꼭 필요하다면 차라리 쇼핑몰을 찾아보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다행스럽게도 용량이 적은 모델은 제법 신청이 들어오는 모양이다. 다만, 조금 가격이 나가는 제품들에 관심이 저조해 펀딩은 저조한 편.
진정한 파리피플을 위해 ‘루멘타이’
딱히 설명이 필요 없는 제품인데, LED가 달려 반짝이는 넥타이다. 클럽에서 주로 쓰는 제품 가운데 LED를 이용한 선글라스, 티셔츠 등이 이미 많이 있으니, 생소한 제품은 아닐 것이다. 한 가지 특정이라면,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컬러 등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파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개 쯤 있으면 좋겠다 싶기는 한데, 킥스타터에서 펀딩을 하면서까지 살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가격도 99달러로 싸지는 않고, 출고일이 올해 11월이다. 좋은 시즌 다 보내고 출시라니, 마케팅 포인트가 좋지 않다.
이 넥타이를 이용하면 얼마나 멋쟁이가 될 수 있는지 침이 튀게 설명해도 모자를 판국에, 코딩하고 땜질하는 모습이나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다소 안타까운 프로젝트다. 맙소사, 이런 넥타이에 들어간 프로세서가 얼마나 고성능인지 알고 싶어하는 구매자가 몇이나 될까.
멋진데 새롭지 않은 LCD 터치 키보드
LCD를 이용해 각 키의 기능을 바꾸거나 레이아웃을 변경하는 컨셉의 키보드는 이미 자주 만날 수 있고, 대부분 실패했다. 처음 보기에 신기한 것은 맞는데, 자신이 어떤 키를 누르고 있는지 확인도 어렵고, 쫄깃한 키감도 포기해야하니 선뜻 손이 가질 않는 것이다.
이 제품은 미리 설정해놓은 키 설정을 단축키 형태로 저장하여 쉽게 호출할 수있는 컨셉으로 만들어졌다. 물론 키보드 전체를 넣을 수도 있고, 복잡한 키 조합을 미리 넣어놓을 수도 있다. 크기도 작은 편이라 책상 위에 올려놓기도 좋은 편이다.
이 제품의 창조주는 무려 블루투스로 작동하며 한 번 배터리를 교체하면(충전지 아니다..) 4시간을 쓸 수 있다고 혁신(?)이라 부르짖기는 하지만, 결과는 상당히 씁쓸한 수준. 펀딩을 약 6일을 남겼는데, 구매자는 단 3명이다.